오바마 이어 바이든도 “나 베트남 갈래”…중국 견제하고 ‘이것’도 구하고 [신짜오 베트남]
오바마 대통령 시절 부통령으로 오바마를 보좌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에 갑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뉴멕시코주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베트남 정상으로부터 초청을 받았다. 그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나를 만나길 바라고 있다. 베트남이 미국과의 관계 변화를 원하고, 미국의 파트너가 되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그(베트남 정상)는 러시아, 중국과 함께 우리를 주요 파트너로 격상하기를 원한다. 농담하는 게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방문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은 다분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행보라고 봐야할 것입니다. 시점 자체가 너무 맞아떨어집니다. 얼마전 바이든 대통령은 첨단 기술 분야 중국 투자 경로 자체를 봉쇄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플라자합의로 떠오르는 일본의 국력을 떨어뜨린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중국에 대한 견제는 사실 2010년 전후로 나왔어야 할 시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때 미국은 2008년 미국 내부 문제로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를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중국에 대해서는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할 시점이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중국 경제는 훌쩍 커져있었고 어느새 미국을 상대로 패권 경쟁을 선포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죠.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 본격화된 중국과의 ‘총칼없는 전쟁’은 바이든 정부에 들어서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건 정파를 초월한 다툼이기 때문에 다음 미국 대통령이 누가되더라도 큰 틀에서 정책변화는 없을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베트남이란 나라가 참 묘한 위치에 있습니다. 베트남은 중국과 함께 사회주의 국가로 분류됩니다. 중국 공산당과 베트남 공산당은 당연히 긴밀한 관계로 묶여있습니다.
하지만 베트남의 민심을 살펴보자면, 베트남이 가장 싫어하는 나라가 중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베트남은 1970년대 국경 지대에서 중국과 국지전을 치른 경험도 있습니다. 중국이 초래하는 소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가장 격렬하게 저항하는 나라가 베트남입니다. 둘은 얼마전 바다 위에서 국지전 직전 상황까지 대치한 바 있습니다.
베트남과 미국은 베트남전이라는 교집합으로 묶여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베트남은 발빠르게 관계개선에 나서 미국이 주도하는 해상훈련 ‘림팩’에 베트남이 참가하는 수준까지 관계가 격상돼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다투는 와중에 중국과 미국은 서로 베트남을 자기편으로 끌여들이기 위해 애쓰는 모양새입니다.
무엇보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강도높은 제재책을 내놓은 직후라 어떤 얘기가 오갈지 주목됩니다. 많은 협력책이 발표되겠지만 핵심 중 하나는 희토류가 될 것입니다. 베트남은 매장량 기준으로 보면 중국에 이어 희토류 매장량 글로벌 2위 국가입니다.
그동안은 희토류 발굴에 힘을 쏟지 않았지만 중국이 희토류 무기화 모드로 접어든 이후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베트남의 희토류 광산 생산량은 2021년 400t에서 2022년 4300t으로 생산량이 10배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채굴량 급증으로 베트남은 2021년 희토류 채굴 세계 10위에서 2022년 세계 6위로 뛰어올랐습니다. 무엇보다 중국산 희토류 수입이 어려워질거라 생각하는 미국 기업이 대안으로 베트남을 점찍고 나선 상황입니다. 관련 기업간 다양한 양해각서(MOU) 체결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베트남은 그동안 아시아 국가인 한국과 일본, 중국의 투자를 마중물 삼아 경제발전을 꾀해왔습니다. 여기서 한단계 치고 올라가려면 결국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자금이 들어와야 합니다. 미국과 중국 관계가 멀어질수록 베트남 운신의 폭은 넓어집니다.
다만 미국과 중국 모두와 긴밀한 관계인만큼 베트남은 어떻게 줄타기를 할지 고민이 많을 것입니다.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기간 동안 관측되는 베트남 행보에 따라 향후 전략을 가늠해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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