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 감독이 본 잼버리는? "새만금 폭력성 깨닫는 좋은 계기"

전남CBS 소민정 프로듀서 2023. 8. 1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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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전남CBS 라디오 <시사의 창> FM 102.1/89.5(순천) (17:00~17:30)
■ 진행 : 유대용 기자
■ 제작 : 전남CBS 보도제작국, 정혜운 작가
■ 대담 : 영화 '수라' 황윤 감독
핵심요약
남도영화제 사전 상영작 '수라'…19일 순천 오천그린광장 야외 상영
새만금과 순천 오가며 찍은 영화…갯벌의 아름다운 서사 담아
갯벌 지킬 때 인간 삶도 아름다워…전남 순천, 좋은 사례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해야…네덜란드 등 선진국도 역간척 전환

19일 순천 오천그린광장에선 새만금의 갯벌 이야기를 담은 영화 '수라'가 상영됩니다. 10월에 있을 남도영화제 사전 상영이라고 하는데, 갯벌의 도시 순천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 '수라' 황윤 감독 연결합니다.

◇ 유대용> 감독님 안녕하세요.

◆ 황윤> 네 안녕하세요.

◇ 유대용> 요즘 다큐 수라를 보고 싶어하는 분들이 그렇게 많다고요.

◆ 황윤> 6월에 개봉해서 지금까지 개봉 8주차 맞이하고 있고요. 아직도 극장에서 상영이 되고 있고 곧 순천에서도 상영할 예정입니다.

◇ 유대용> 순천에서 상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게 참 의미가 깊은데, 계기가 있을까요?

◆ 황윤> 남도영화제라고 있는데요. 가을에 열리는데 사전행사로 상영하고 싶다고 요청이 와서 수락을 했고요. 순천 같은 경우에 저와 수라하고도 인연이 깊은 도시인데 제가 몇 년 전에 순천시 홍보대사로 위촉이 됐었거든요. 또 이번 수라 영화를 찍을 때 순천만 갯벌에서도 촬영을 많이 했었어요.
수라 영화는 새만금 간척 사업으로 인해서 정말로 많은 갯벌들이 죽어가고 파괴됐잖아요. 그 와중에 남아있는 마지막 갯벌의 이름이에요, 수라가. 군산에 있는 갯벌인데, 과거에 새만금 갯벌에서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보기 어려워진 그런 갯벌의 아름다운 모습들 그리고 이제 살아있는 농게라든가 여러 가지 게들, 붉은발말똥게나 또 짱뚱어 이런 생명체들을 찍기 위해서 제가 순천만 갯벌에 촬영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영화 속에 담겨있는 순천만 갯벌을 순천 시민들에게 이렇게 보여 드릴 수 있게 돼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 유대용> 새만금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있으세요?

◆ 황윤> 예전에 새만금 갯벌 살리기 삼보일배 기억하세요. 4명의 성직자가 부안에서부터 서울까지 세 걸음 걷고 한 번 절하는 삼보일배에서 65일 동안 진행했었던 정말 목숨을 건 그런 활동이 있었잖아요. 그때가 2003년이었거든요. 정말 전 국민적인 관심사였고 저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새만금 간척 사업은 진행되면 안 되고 갯벌은 보존돼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그때 바로 영화를 찍거나 하진 않았었어요.
그런데 2006년도에 새만금 간척사업을 해도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면서 제가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그때 새만금 개화도 갯벌에 잠깐 갔었는데 정말 엄청나게 많은  조개가 죽어 있었어요. 도요새도 그곳에 죽어 있었고,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강행되면서 바닷물이 안 들어오니까 금방 갯벌이 죽더라고요. 그것들을 촬영을 하고 돌아와서 충격이 컸고, 제가 아는 어민도 돌아가시고 그래서 영화를 포기 했었어요.
9년 만에 다시 그쪽 동네로 개인적인 이유로 이사를 갔는데 아직도 끝나지 않았구나 갯벌이 아직 다 사라진 게 아니었구나 그리고 그것을 지키는 시민들이 있구나라는 사실에 너무 놀라웠고 감동을 받으면서 이거는 꼭 영화로 만들어야겠다라는 생각에 이렇게 영화를 만들게 됐습니다.
 

영화 수라의 한 장면. 스튜디오 두마‧미디어나무 주식회사 제공


◇ 유대용> 긴 제작 기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하나만 꼽을 수 있을까요?

◆ 황윤> 정말 많은 장면들이 기억에 남고 제겐 너무 소중한 장면들인데 순천에서 찍은 걸 말씀드릴까요? 순천에서 찍은 장면 중에 되게 재미있는 게가 하나 있어요. 농게인데요. 이 친구가 분화구 모양으로 집을 지어요. 농게가 나왔다가, 바닷물이 들어오는 밀물이 오는 걸 어떻게 알고 그 뚜껑을 잡고 이렇게 딱 들어가더라고요. 그게 너무 신기했어요. 그래서 그 장면도 기억이 나고 짱뚱어도 자세히 보니까, 너무 예쁜 거예요. 갯벌처럼 몸이 갈색인데 형광색 같은 하늘색 점이 이렇게 찍혀있는데 눈도 너무너무 귀엽고, 이 친구가 점프를 할 때 어찌나 귀여운지 그 장면 찍으면서도 되게 감탄했었고 그리고 순천만 갯벌의 하늘을 보면 그 곡선이 정말 회화적이고 추상화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 장면들 다 하나하나 더 기억에 남고 그렇습니다.

◇ 유대용> 새만금하고 순천만하고 차이가 있나요?  

◆ 황윤> 가장 극명한 차이는 새만금은 간척을 통해서 갯벌을 다 없애버렸죠 전라북도가. 그런데 순천은 갯벌을 지켰잖아요. 그것이 가장 큰 차이인 거죠. 그 와중에 수라는 새만금에 남은 마지막 갯벌인데 그것조차도 새만금 신공항이라는 이유로 없애버리려는 상황이고 그걸 하면 안 되는 거죠. 마지막 갯벌이라도 지켜줘야 되는 거고. 갯벌을 지켰을 때 얼마나 큰 이익을 얻는지 이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순천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저는 관객과의 대화를 할 때 순천 얘기도 참 많이 해요.  

◇ 유대용> 순천이 부럽기도 하시겠네요.

◆ 황윤> 부럽기도 하고, 순천을 보자 순천처럼 우리가 갯벌을 지켰을 때 사람의 삶도 얼마나 풍요로워지는지 이런 것들을 얘기하는 좋은 사례가 순천이라고 생각합니다.

◇ 유대용> 새만금 사업을 언급하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바로 이 새만금에서 잼버리 행사가 열렸지만 사실상 실패했다 이런 여론이 대세잖아요. 새만금 사업을 둘러싸고 여러 갈등과 논란이 있는데 수라를 찍은 감독으로서 일련의 상황 어떻게 보셨나요.

◆ 황윤> 잼버리 행사가 열린 곳이 바로 갯벌이었죠. 해창 갯벌이라고 부안에 있는 엄청나게 넓은 갯벌이었고 8.8㎢에 달하는 땅을 잼버리 대회를 위해서 매립을 한 거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3년 4년 전부터 그쪽에다 하면 안 된다. 여기는 갯벌이고 행사장에 부적합하다는 얘기를 수도 없이 했는데 그걸 말을 듣지 않았던 거고 결과는 지금 이렇게 된 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잼버리 사태가 정말로 새만금 간척사업의 부조리함과 폭력성을 우리가 깨닫게 되는 너무 좋은 기회, 계기라고 생각이 들어요. 이번 기회에 인간이 강과 바다를 막아서 뭔가를 하겠다라고 하는 엄청난 토건 사업 자체가 얼마나 말이 안 되는 건지 인간이 자연을 극복하는 이런 것이 얼마나 부조리하고 폭력적인 일인지 그리고 그것의 피해를 우리 어린 세대가 고스란히 다 받게 된다는 거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였다고 생각이 들어요.
잼버리는 그냥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고 아직도 새만금 간척사업은 훨씬 넓은 규모로 진행이 되고 있잖아요. 그래서 지금이라도 새만금 간척사업은 중단이 돼야 된다고 생각하고 선진국은 다시 역간척 사업을 하거든요. 네덜란드도 간척을 했었던 나라지만 20년 전부터는 간척을 중단하고 역간척을 하고 있어요. 환경이 개선되는 효과가 되게 오래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금방 나타났대요. 역간척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환경 개선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런 기사를 본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발상의 전환을 해서 지금까지 해왔으니까 계속해야 된다 이게 아니라, 지금까지 해왔더라도 지금이라도 중단하고 재점검하는 그런 계기가 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연합뉴스


◇ 유대용>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새만금 사업이 아직도 현재진행형인데 간척사업을 반대해왔던 환경단체마저도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이런 입장이라고 들었어요.  

◆ 황윤> 그건 절대 전체 생각이 아닙니다. 누가 그러나요. 저한테 만약 그런 질문을 가지신다면 저는 당연히 옳지 않으니까 금방 멈춰야 되는 거고요. 누가 폭력을 했어요. 그러면 지금까지 사람이 그렇게 해왔으니까 계속해야 된다 이렇게 얘기하진 않잖아요. 그러니까 새만금 간척 사업이 30년째 계속되고 있는데, 아직도 안 끝났거든요. 그 규모는 전 지구적인 갯벌이기 때문에 그래요. 너무너무 넓은 땅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이거는 매립을 다 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매립을 할 흙도 없는데 그럼 흙을 어디서 갖고 오냐면 강바닥이랑 바다의 바닥을 파헤쳐서 흙을 가지고 매립을 하고 있거든요. 그러면 강은 강대로 파괴가 되고 바다는 바다대로 파괴가 되고 매립지는 매립지대로 파괴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정말로 재앙적인 사업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지금까지 해왔던 게 있지만 지금이라도 당연히 멈춰야 되는 거고. 설사 매립이 되었다 하더라도 일부분이고 매립이 된 땅도 다시 복원을 해야죠. 다시 과거를 돌이켜야 되는 거고 그 책임은 정부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와 이 사업을 지금까지 해왔던 농어촌공사라든가 새만금개발청 이런 데서 이 책임을 져야죠 당연히.

◇ 유대용>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것 같은데 많은 분들이 영화 수라를 많이 봐야겠네요.

◆ 황윤> 수라는 환경 고발 다큐가 아니라 갯벌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주는 그런 사실들이거든요. 한 시간 좀 넘는 1시간 48분인데 관객분들이 영화를 굉장히 몰입해서 잘 봐주고 계시고 어린아이들도 초등학생들 중학생들도 굉장히 영화를 재미있게 보더라고요.  

◇ 유대용> 영화 수라 상영 방식이 기존 영화와 좀 다르다고요.

◆ 황윤> 상영 방식이 다르다기보다는요. 극장에서 개봉을 지금 하고 있고 아직도 상영 중인데 순천에서는 개봉을 했었지만 지금은 개봉관이 없고 19일 남도 영화제에 사전 행사로 야외에서 오천그린광장에서 굉장히 많은 분들과 이렇게 만나 뵙게 될 것 같고요.
'극장으로 갯벌 가자'는 타이틀로 저희가 공동체 상영을 계속 신청을 받고 있거든요. 전국 어디에서든 수라를 보고 싶다면 저희 영화 홈페이지나 페이스북 페이지, 인스타그램 통해서 연락을 주시면 학교로도 찾아갈 수 있고 현장으로 찾아갈 수가 있고 기본적으로 영화는 극장에서 보셔야지 제대로 감동을 느끼실 수 있어서 극장을 대관해서 보시도록 안내를 드리고 있습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영화 보실 수 있으니까 많이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유대용> 순천은 다른 도시들과 다르게 오랜 시간 갯벌을 지켜온 도시잖아요. 순천 시민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황윤> 순천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우리의 순천 갯벌로 존재하고 있지만, 그 전부터 순천 시민들이 갯벌을 지켜오셨고 또 갯벌의 소중함과 이 가치를 어떤 도시보다 알고 계시는 그런 도시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런 점에서 순천 시민들 너무 존경스럽고 지금까지 해오셨던 것처럼 앞으로 또 순천 갯벌 꼭 잘 지켜주셔서 정말 사람도 자연도 모두가 행복한 그런 도시가 계속됐으면 좋겠습니다.  

◇ 유대용>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황윤> 감사합니다.

◇ 유대용> 다큐 영화 '수라' 황윤 감독이었습니다.

남도영화제 사전상영. 순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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