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들이 말리더라” 원래 2군 보내려고 했는데…끝내기 한방으로 극적 생존, 7R 백업 선수의 반전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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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엔트리 변동이 예정됐는데 코치들이 저를 말리더라고요."
NC는 지난 18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새끼손가락 인대 부상을 털어낸 서호철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하고, 시즌 36경기 타율 1할9푼의 내야수 오영수를 말소했다.
서호철의 빠른 회복세로 1군 엔트리에 급하게 자리를 마련해야 했던 NC. 결과적으로 오영수가 1군을 떠나게 됐지만 당초 말소 선수는 오영수가 아닌 백업 내야수 김수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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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잠실, 이후광 기자] “원래 엔트리 변동이 예정됐는데 코치들이 저를 말리더라고요.”
NC는 지난 18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새끼손가락 인대 부상을 털어낸 서호철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하고, 시즌 36경기 타율 1할9푼의 내야수 오영수를 말소했다. 서호철은 7일 인대 손상 진단을 받았을 때만 해도 3주 이탈이 예상됐지만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11일 만에 복귀에 성공했다.
서호철의 빠른 회복세로 1군 엔트리에 급하게 자리를 마련해야 했던 NC. 결과적으로 오영수가 1군을 떠나게 됐지만 당초 말소 선수는 오영수가 아닌 백업 내야수 김수윤이었다. 왜 갑자기 플랜이 바뀌게 된 것일까.
김수윤은 지난 17일 창원 한화전에서 7-9로 뒤진 9회초 3루 대수비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9회말 손아섭의 극적인 동점 투런포로 경기가 연장 승부에 돌입했고, 김수윤은 9-9로 팽팽히 맞선 10회말 무사 2루서 첫 타석을 맞이했다. 7월 13일 창원 롯데전(1타수 무안타) 이후 약 한 달 만에 밟은 1군 타석이었다.
김수윤은 등장과 함께 김규연 상대로 허를 찌르는 페이크번트 앤 슬래시를 시도했지만 파울이 됐다. NC 강인권 감독은 벤치에서 박수를 치며 선수를 격려했고, 2구째에도 번트 모션을 취하다가 강공으로 전환한 김수윤은 중견수 앞으로 향하는 짜릿한 역전 끝내기안타를 때려냈다. 통산 타율 9푼1리(33타수 3안타)의 백업 내야수가 팀을 구해낸 순간이었다.
김수윤의 페이크번트 앤 슬래시는 작전이 아닌 본인 판단이었다. 18일 잠실에서 만난 강 감독은 “선수들에게 번트 사인이 나더라도 상대가 압박수비를 하면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슬래시를 자율적으로 하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라며 “김수윤 또한 그날 번트 사인에도 스스로 자세를 바꿨다. 초구, 2구 모두 번트 사인을 냈다. 평소 수비수의 움직임을 보면서 강공으로 전환하라고 했는데 그 부분이 잘 됐다”라고 흡족해했다.
극적인 끝내기안타는 1군 생존으로 이어졌다. 2군행이 예정됐지만 본인이 스스로 운명을 바꿨다. 강 감독은 “원래는 (서)호철이가 올라오면서 (김)수윤이가 엔트리 변동이 되는 거였는데 1군에 남게 됐다. 끝내기안타를 친 뒤 코치들이 날 말리더라”라고 웃으며 뒷이야기를 전했다.
김수윤은 부산고를 나와 2017년 신인드래프트서 NC 2차 7라운드 68순위로 입단한 우투우타 내야수다. 입단 후 4년이 지난 2021년에서야 1군 데뷔의 꿈을 이뤘고, 2022년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며 이름 석 자를 알렸지만 이후 큰 반전 없이 퓨처스리그를 전전했다. 끝내기를 치기 전까지 김수윤의 통산 성적은 26경기 타율 9푼1리(33타수 3안타)에 그쳐 있었다.
결국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땀을 흘린 결과 팀을 승리로 이끈 끝내기 영웅이 됐다. 번트 작전을 그대로 수행하지 않고 상황에 맞는 대처로 안타를 치며 사령탑의 눈도장까지 찍었다. 스스로 운명을 바꾼 백업 내야수 김수윤의 반전 스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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