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정유미♥이선균, 4번 만난 시너지로 완성된 섬뜩한 집 공포(종합)[Oh!쎈 리뷰]

김보라 2023. 8. 1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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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안방 침실에서 깊은 잠에 빠져있던 현수(이선균 분)의 불현듯 잠꼬대는 수진(정유미 분)에게 다음 날 놀림거리 수준의 에피소드였다.

'잠'은 현수 역의 이선균과 수진을 연기한 정유미의 노련하고 집중력 있는 연기가 필요했는데 두 사람이 작품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행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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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이 기사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안방 침실에서 깊은 잠에 빠져있던 현수(이선균 분)의 불현듯 잠꼬대는 수진(정유미 분)에게 다음 날 놀림거리 수준의 에피소드였다.

하지만 뺨에서 피가 날 때까지 긁고, 날 것의 음식을 삼키고,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려는 현수의 기이한 행동이 하루가 다르게 이어지자 수진의 두려움이 시작된다. 낮에는 한없이 다정하고 가정적이었던 현수가 수면 중에는 난폭하고 끔찍한 행동을 보이기 때문에 점차 안전에 위협을 느끼게 된 것이다.

넉넉치 않은 살림살이지만 ‘둘이 힘을 합치면 못할 일은 없다’고 외치는 이 부부에게 결혼 후 처음으로 큰 위기가 닥쳤다. 수진은 결혼 초기까지만 해도 발견한 적 없었던 현수의 심각한 몽유병을 치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

‘잠’(감독 유재선,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루이스픽쳐스)은 행복한 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달달한 신혼부부의 일상으로 시작한 ‘잠’은 현수의 몽유병 발생부터 서스펜스가 작동하는 공포 영화이자,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심리적 텐션을 밀어붙이는 호러 영화다. 네트워크로 모두 연결되어 있지만 집집마다 철저하게 단절된 이 세상에서, 한 건물 안에 함께 살지만 홀로 외로운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이 자신의 망상 안에 갇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현수가 무의식 상태에서 자신의 의지가 결여된 채로 위험천만한 일을 저지르는데, 이로써 관객은 현수의 기행과 그를 막으려는 수진의 의지 가득한 행동 하나하나에 긴장하게 된다.

‘잠’은 현수 역의 이선균과 수진을 연기한 정유미의 노련하고 집중력 있는 연기가 필요했는데 두 사람이 작품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행동했다. 그래서 이들이 짓는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예민한 신경이 전해진다.

정유미와 이선균은 ‘첩첩산중’(2009), ‘옥희의 영화’(2010), ‘우리 선희’(2013) 등의 영화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 만남이다.

두 사람은 평온한 일상부터 몽유병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접한 순간, 그러고나서 그것을 직접 해결하려고 나서는 모습까지 탄탄한 기본기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정유미와 이선균은 집에 대한 비밀이 드러날수록, 액션하고 리액션 해야 할 것들을 정확히 연기하며 설득력 있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갔다. 무게감 있는 배우들이 선사할 섬뜩한 공포는 기대할 만하다. 다만 결말에 관해 찬반이 나뉠 것으로 보인다.

각본을 쓰고 연출한 유재선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옥자’(2017) 연출부 출신이다. ‘잠’을 통해 장편 상업영화 연출에 처음 도전했는데 올해 열린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진출했다.

잠과 몽유병, 신혼부부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활용해 긴장을 조율하는 흡입력이 훌륭하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신인감독의 목록에 이름을 추가해도 될 이유가 생겼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94분. 9월 6일 극장 개봉.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스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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