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코리아] ‘불운이여 안녕’ 특급 해외파 진우영의 다시 꾸는 KBO 드림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3. 8. 1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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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선 오랜만에 ‘대어급’ 해외 유턴파 선수가 등장해 기대를 모은다. 4년 전 캔자스시티 로열스 유니폼을 입고 미국야구에 도전했던 우완 강속구 투수 진우영이 KBO리그에 도전장을 던진다.

2001년생 진우영은 고교 졸업 시즌인 2018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으로 캔자스시티에 입단했다. 당시 투타를 오가며 인상적인 활약을 했지만, 약체 신생팀인 글로벌선진학교 소속이라 KBO리그 구단들의 주목도는 크지 않았다.

진우영은 베이스볼코리아와 전화 통화에서 “당시엔 국내 구단들이 내게 큰 흥미가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보단 캔자스시티 구단이 먼저 관심을 보였고 날 불러줬다. 그래서 감사한 마음으로 계약했다”고 말했다.

사진=KBO
계약금 15만 달러를 받고 시작한 미국 도전. 출발은 좋았다. 루키리그에서 꾸준히 실전에 등판했고 좋은 투구를 이어갔다. 최고 152km/h에 달하는 강속구와 미국 현지 전문가들도 인정한 ‘마구’ 스플리터로 쾌투를 펼쳤다. 2019년 진우영의 최종 기록은 15경기 6승 2패 평균자책 2.35에 46이닝 54탈삼진. 만 18세 어린 선수로는 빼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다음 시즌의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첫 시즌이 끝난 뒤 불운이 찾아왔다. 2020년 초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사태로 마이너리그 시즌이 취소된 것이다. 한창 성장하는 유망주에겐 너무나 소중한 1년이 통째로 날아간 것. 진우영은 실전 경기나 팀 훈련 없이 개인 운동으로 한 해를 보냈다. 이듬해 다시 루키리그부터 도전했지만,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 못했고, 시즌 뒤 방출 통보를 받았다.

진우영은 “하필 그때 코로나19가 터진 게 약간 아쉬움은 있다”면서도 “그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운동해야 하는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꼭 나쁘게만 생각하진 않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난 미국 도전에 대해서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난 고교 때 많이 부족한 선수였다. 미국에서 3년 동안 정말 좋은 분들과 만나 야구적으로 많이 성장했다. 야구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배웠고, 야구장 안팎에서 올바르게 행동하는 스포츠맨십을 배울 수 있었다. 미국에 다녀온 건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진우영의 말이다.

사진=글로벌선진학교
2021년말 귀국한 진우영은 그해 12월 상근예비역으로 입대했다. 그리고 전역을 앞둔 올해 5월부터 경기도 독립리그 파주 챌린저스에 합류해 2년간의 실전 공백을 조금씩 지워가고 있다. 초반에는 1~2이닝 정도 짧은 이닝만 소화했지만, 6월 이후로는 3이닝에서 6이닝까지 긴 이닝을 던지면서 선발투수 수업을 쌓고 있다. 특히 6월 12일 열린 2023 KBO DREAM CUP 독립야구대회 결승전에선 연천 미라클을 상대로 선발등판, 5이닝 2실점 7탈삼진 호투로 팀에 우승을 안겼다.

진우영은 “몸 상태는 계속 꾸준하게 올라오는 중이다. 군 복무 공백기가 있어서 처음엔 조금 힘들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시고,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해주신 덕분에 조금씩 예전의 감각이 돌아오고 있다. 폼도 점점 올라오고 구속도 올라오는 중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선발로 등판하면서 잘 준비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피지컬 트레이닝과 투구 메커니즘 보완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다. 진우영은 “낮에는 파주에서 팀 훈련을 하고, 저녁엔 트레이닝 센터에서 몸을 만들었다”며 “내게 부족한 순발력과 민첩성을 보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회전 운동과 상하체 분리, 꼬임을 크게 만드는 등 투구 메커니즘에도 신경 써서 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진우영 SNS
신인드래프트에서 150km/h대 강속구와 확실한 위닝샷을 보유한 만 22세 군필 선수를 지명할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이에 여러 구단이 진우영을 상위 라운드 후보로 진지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 A 구단 스카우트는 “아직 100% 몸 상태가 아닌데도 140km/h 후반대 힘 있는 공을 던지고 스플리터의 움직임도 좋다”면서 “기본적으로 3라운드, 빠르면 2라운드에서 지명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 B 구단 스카우트는 “프로에서 충분히 써먹을 만한 공을 던진다. 체격 조건도 좋고 타점도 높고 공에 힘이 있다. 제구력도 나쁘지 않아서 충분히 프로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진우영은 “남들이 보기에 편안하게 던진다는 느낌을 주는 폼이 내 장점이다. 또 투구 메커니즘을 열심히 연구하는 것, 코치님들이 가르쳐주신 것들을 빠르게 몸으로 습득할 수 있다는 것도 내 장점”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어 “독립리그에서 최고구속 151km/h까지 던졌다. 한동안 구속이 떨어졌었지만 최근 경기에서 다시 150km/h를 회복했다”며 “그동안 운동해온 것들이 있어서, 앞으로 빠른 공을 던질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스플리터 외에 확실한 서드 피치가 없다는 게 보완할 점으로 꼽힌다. 서울 C 구단 스카우트는 “스플리터는 확실히 경쟁력이 있다. 속구처럼 오다가 뚝 떨어지는 움직임이 좋다”면서도 “슬라이더를 던진다고는 하는데 아직은 실전에서 쓰기엔 좀 약하다. 변화구 하나만 갖고는 프로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진우영은 “원래 던지던 슬라이더 구속을 좀 낮춰서 카운트 잡는 용도로 던지고 있다. 여기에 슬라이더 그립을 살짝 바꿔서 스위퍼 같은 느낌으로 던지려고 연구 중”이라며 피치 디자인 구상을 설명했다.

예기치 않은 불운으로 미국 도전을 멈춰야 했던 진우영은 이제 KBO리그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꿈꾼다. 그는 “미국 진출 당시보다 스스로 많은 부분에서 성장했다고 자부한다”며 “그때는 너무 어려서 아무것도 몰랐지만, 한국에 돌아온 뒤 군 복무와 독립구단 생활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야구적으로도, 멘탈적으로도, 몸 관리 면에서도 성장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미국 시절보다 몸 상태도 좋고 컨디션도 좋다. 나 자신에게 기대가 된다.” 진우영은 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다.

‘베이스볼코리아 매거진’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베이스볼코리아는 한국 유소년 야구, 고교야구 등 학생 야구를 기반으로 KBO리그 유망주와 스카우트, 신인드래프트 소식을 전하는 야구 전문 매거진입니다. 한국판 ‘베이스볼 아메리카’를 표방하며 지난 2019년 3월 창간해 오프라인 월간지와 유튜브 방송, 온라인 매체를 통해 풍성한 야구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꿈을 향해 땀 흘리는 아마추어 야구 선수들과 현장 야구인들의 노력을 조명하고, 건전한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베이스볼코리아의 지향점입니다. 2023년엔 ‘MK스포츠’를 통해 많은 아마추어 선수들의 이야기를 전달할 예정입니다.

베이스볼코리아 배지헌 에디터

사진=베이스볼코리아 제공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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