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G 0.302에 유격수 WAR 1위…진짜 타이거즈 특급 유격수, 생애 첫 GG 꿈 아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작년에도 골든글러브가 목표였다. 이제 말할 수 있는 수준은 됐다고 생각한다.”
KIA 박찬호(28)가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스프링캠프에서 했던 얘기다. 3월 광주 시범경기서도 이 얘기를 했다. 사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국가대표 꿈도 꿨다. 목표는 높을수록 좋다. 그러나 자신감은 떨어졌다.
그러나 작년을 기점으로 박찬호는 확 달라졌다. 벌크업에 성공했고, 타격 매커니즘도 확실하게 정립했다. 우선 왼 어깨와 다리가 일찍 열리는 습관을 완전히 고쳤다. 히팅포인트까지 확실하게 벽을 세운 뒤 타격한다.
올 시즌에는 세부적인 테크닉이 더 좋아졌다. 18일 대구 삼성전을 중계한 SBS스포츠 김태형 해설위원은 “작년 스윙과 완전히 다르다. 짧게 잘 나온다. 다리를 모아서 미리 기다리고 있다가 타이밍을 잡고 나간다. 볼카운트에 따라 스탠스도 달라지고, 유리한 카운트, 불리한 카운트에 따라 컨택이 달라진다. 유인구에 헛스윙 하는 비율이 확실히 떨어졌다”라고 했다.
이른바 ‘컨택 커버리지’가 넓어졌다. 자신의 매커닉을 유지하면서 대응할 수 있는 코스가 늘어났다. 변화구 공략 능력도 일취월장했다. 좌우로 타구가 고르게 분포되면서 3할을 돌파했다. 잡아당기기만 해선 3할을 치기 어렵다.
97경기서 338타수 102안타 타율 0.302 2홈런 36타점 50득점 20도루 출루율 0.362 장타율 0.376 OPS 0.738 득점권타율 0.329. 작년에 이어 또 다시 커리어하이다. 놀랍게도 규정타석을 채운 KIA 타자들 중 타율 1위이자 유일한 3할 타자다. 리그 타율 13위.
통산타율 0.251의 박찬호의 생애 첫 3할 도전이다. 아직도 잔여경기가 많아서 3할을 장담하긴 어렵다. 최근 매우 좋은 타격감이 결국 떨어지게 돼 있다. 그런데 올해 박찬호는 제법 꾸준하다. 4월 타율 0.181로 최악이었으나 5월 0.381, 6월 0.218, 7월 0.320, 8월 0.444. 체력이 약하다는 얘긴 옛말이다. 7~8월에 펄펄 난다.
사실 오키나와 캠프에는 가지도 못할 정도로 손목이 안 좋았다. 투손에서도 훈련량이 많지 않았다. 4월에 부진하자 이 얘기가 김종국 감독 입에서 나왔다. 그러나 박찬호는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앞세워 극복해내고 있다.
생애 첫 3할을 해내면 골든글러브에도 당당히 도전장을 낼 수 있다. 실제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 3.24로 리그 18위이자 유격수 1위다. 오지환(LG, 2.66), 박성한(SSG, 2.08)을 당당히 제쳤다. 또한, 박찬호는 타격 WAR 2.86으로 유격수 1위, WAA 0.801로 유격수 3위이자 리그 5위다.
한마디로 올 시즌 공수에서 가장 안정감 있고 뛰어난 유격수가 박찬호다. 이 페이스를 2개월간 이어간다면 생애 첫 유격수 골든글러브도 꿈이 아니다. 김태형 해설위원은 “타석에서 자신감이 있다. 작년과 완전히 다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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