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금세기 최초 세 번 연속 10년 단위 년대 100골 이상 금자탑[최규섭의 청축탁축(清蹴濁蹴)]

조남제 2023. 8. 1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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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36·인터 마이애미)는 역시 ‘GOAT(Greatest Of All Time)’다. 지칠 줄 모르는 기록 행진은 축구 역사를 화려하게 수놓으며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내딛는 걸음걸음은 새로운 기록 탄생의 눈부신 발자취로 남는다. 메시와 함께 ‘신계’를 구축하며 빛났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나스르)마저도 그 찬란한 광휘에 퇴색의 운명을 피할 길이 없다.

메시가 다시금 굵고 깊숙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 세 번 연속 10년 단위 년대 100득점 이상 결실의 금자탑을 세웠다. 금세기로 국한했을 때, 최초요 유일한 기록이다. ‘영원한 맞수’로 손꼽히는 호날두를 멀찍이 따돌리고 가장 먼저 새 지평을 열었다.

‘지지 않는 태양’의 위세 앞에 ‘맞수’ 호날두도 주눅 들 수밖에 없어

요즘 미국 프로축구계는 ‘메시 광풍’에 휩싸였다. 메시가 용틀임하며 일으킨 ‘골 선풍’은 기존 양태와 완전히 다르다. 경기를 치를 때마다 터뜨리는 득점포는 새 기록 탄생의 순간이 된다. ‘기록 제조기’다운 행보를 보이며 자신이 구축한 천하의 영역을 더욱 넓혀 가고 있다. 미지의 땅도 메시에겐 낯섦의 위압감으로 다가서지 못한 듯싶다.

덩달아, 팀도 신바람에 흠뻑 도취한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동부콘퍼런스 꼴찌(15위·5승 3무 14패·이하 8월 18일 현재)의 멍에를 벗을 수 없었던 그 시절의 수치스러운 모습을 깨끗이 씻어 냈다. 서부콘퍼런스 최하위(14위)인 콜로라도에도 뒤지던(승점 18-19) 최약체의 몰골이 연상되지 않는 팀으로 변모했다. 리그스컵에서, 결승 도약까지 6연승(1 승부차기 승 포함)을 내달리며 정상 문턱에 다다른 인터 마이애미다. 확 뒤바뀐 기존 판도다.

축구에 관한 한, 당대 최고의 메시가 세계 축구사에 또 하나의 위대한 기록을 썼다. 10년 단위별로 묶은 년대에서, 3회 연속 100골 이상을 터뜨리는 경이로운 위업을 이룩했다. 21세기 들어 아무도 들여놓지 못했던 경지를 개척했다. 호마리우가 20~21세기에 걸쳐 들어섰다면, 메시는 순수하게 금세기에만 이룬 유일한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거의 30년에 걸쳐 매 10년 100골 이상을, 그것도 톱 레벨 대회에서 수확한다는 건 엄청난 업적이다. 2회만 기록할지라도 대단하다고 할진대, 3회 연속 100골 고지에 등정한다는 사실은 실로 아연케 하는 대기록이 틀림없다. 150년을 훌쩍 뛰어넘는 현대 축구 역사에서, 이 기록을 세운 골잡이가 단 5명에 지나지 않는 사실이 이를 뚜렷하게 입증한다(표 참조).

이 뛰어난 기록의 장에, 기념비적 이름을 가장 먼저 올린 걸물은 전설의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였다. 1941년대부터 1961년대까지 세계 축구 마당을 휘어잡으며 잊지 못할 궤적을 남겼다. 그리고 푸슈카시 페렌츠→ 펠레→ 호마리우가 그 괴연(傀然)한 명맥을 이으며 레전드 골잡이로서 성가를 드날렸다.

그리고 마침내 메시가 그 반열에 올랐다. 호마리우가 2009년에 은퇴한 지 14년 만에 재현하며 왜 자신이 당대 최고 스타로 추앙받는지를 스스로 입증했다. 2004-2005시즌, 스페인 라 리가 바르셀로나에서 프로 무대에 입문한 메시는 2001년대(2001~2010년) 169골을 뽑아내며 빼어난 기록 창출의 막을 올렸다. 2011년대(2011~2020년)에 물경 546골을 터뜨린 데 이어 2021년대(2021년~)에도 101골을 잡아내며 마지막 눈동자를 그려 넣었다.

화룡점정의 순간은 지난 11일(이하 현지 일자) 도래했다. 리그스컵 8강 샬럿전(4-0 승)에서, 한 골(후반 41분)을 넣으며 2021년대 100골 고지에 올라서는 마지막 한 점을 찍었다. 물론, 끝이 아니었다. 나흘 뒤인 15일 열린 4강 필라델피아전(4-1 승)에서, 중거리포로 한 골을 터뜨리며 기록 연장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메시는 호날두의 추격을 아랑곳하지 않고 먼저 고지를 밟는 기염을 토했다. 상당히 벌어진 격차는 호날두로 하여금 힘에 벅찬 듯한 느낌을 준다. 호날두가 이 위대한 기록의 세계에 들어서기 위해선, 아직도 열네 걸음이나 필요하다. 2021년대 86골에 머물러 등정의 환호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호날두다. 지난 12일 아랍 클럽 챔피언스컵 결승 알힐랄전(2-1 승) 결승골(연장 전반 8분)이 호날두가 최근에 기록한 마지막 득점(8월 17일 현재)이다.

미국 천하가 비좁은 듯 절정의 골 감각을 뽐내는 메시는 이에 앞서 승률에서도 호날두를 제친 바 있다. 미국 데뷔 무대(7월 21일·CDSC 크루스 아술전)에서 ‘극장 골’을 선보이며 통산 700승의 기쁨을 누렸던 메시는 그때 70%에 육박하는 엄청난 승률(68.1%)로 호날두를 압도했다.

거침없는 발걸음을 옮기는 메시 앞에 도사린 걸림돌은 없는 듯한 형세가 연출되는 요즘이다. ‘지지 않는 태양’인 메시가 펼치는 쾌조의 기록 행진이 앞으로 또 어떤 형태로 나타나 전 세계 축구팬에게 감명을 안길지 궁금하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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