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깍째깍, 심장 쫄깃해지는 그 소리.…연극 '2시22분'[강진아의 이 공연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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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무대, 벽면의 디지털시계 숫자가 빠르게 돌아간다.
매일 새벽 2시22분만 되면 들리는 알 수 없는 발소리와 그 존재에 대한 의문이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그녀는 새벽 2시22분에 아이 방 주변의 마룻바닥을 걷는 소리와 울음소리를 들었다며, 이들에게 증인으로 그때까지 함께 기다려 달라고 제안한다.
째깍거리며 흘러가는 시계 소리부터 이층의 아기 울음소리가 들릴 때마다 깔리는 음산한 소리는 무언가 일어날 것만 같은 불안감을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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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째깍째깍…'
어두운 무대, 벽면의 디지털시계 숫자가 빠르게 돌아간다. 이윽고 시간은 새벽 2시21분. 1분 후,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불빛이 깜박여 댄다. 시계는 2시22분에 멈춰있다.
여름철 무더위를 식혀줄 흥미로운 미스터리 연극이 왔다.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듯한 스릴러극이다. 2021년 코로나19 속에 올랐던 영국 웨스트엔드 최신작으로, 이번이 한국 초연이다. 연극 '2시 22분-어 고스트 스토리'는 제목부터 극을 압축해 보여준다. 매일 새벽 2시22분만 되면 들리는 알 수 없는 발소리와 그 존재에 대한 의문이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새집으로 이사 간 샘과 제니 부부는 샘의 오랜 친구인 로렌과 그녀의 남자친구 벤을 집으로 초대한다. 두 커플의 평범해 보이는 저녁 식사는 제니의 고백으로 달라진다. 그녀는 새벽 2시22분에 아이 방 주변의 마룻바닥을 걷는 소리와 울음소리를 들었다며, 이들에게 증인으로 그때까지 함께 기다려 달라고 제안한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을 두고 네 인물의 쉴 틈 없는 대화가 이어진다. 제니는 보진 못했어도 자신이 분명히 느꼈다고 말하고, 영적 존재를 믿는 벤도 그녀의 의견을 거든다. 반면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샘은 이를 믿지 않고 그녀가 예민해져서 착각한 거라며 설득하려 한다.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건 청각적 효과다. 예상치 못한 순간, 소리의 자극으로 관객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다. 때론 논쟁하고, 때론 농담하며 차분한 대화가 이어지다가 갑작스레 터지는 소리에 객석은 탄식이 흘러나올 정도로 깜짝깜짝 놀란다.
째깍거리며 흘러가는 시계 소리부터 이층의 아기 울음소리가 들릴 때마다 깔리는 음산한 소리는 무언가 일어날 것만 같은 불안감을 조성한다. 비명처럼 날카롭게 튀어나오는 창문 밖 여우 소리엔 가슴이 덜컥하며 오싹함을 안긴다. 여기에 조명 효과와 이은결 일루셔니스트의 특수효과가 시각적인 자극을 더한다.
정보를 모르고 봐야 더 몰입하게 되는 극이다. 새롭게 찾아오는 관객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마지막엔 무대 벽면에 '스포금지' 글자로 당부도 한다. 공연이 끝나고 나면 네 인물의 대화 등 곳곳에 배치됐던 복선을 곱씹어 보는 재미도 있다. 공포물은 아니지만, 새벽 2시22분이 되면 묘한 기분도 생겨난다.
배우 아이비가 뮤지컬 데뷔 13년 만에 도전한 첫 연극이다. 부부 역할도, 엄마 역할도 이번이 처음이다. 제니 역을 맡아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주장하고 아이에 대한 모성애를 드러내며 극에 끊임없이 긴장감을 제공한다. 뮤지컬 무대에서 쌓아온 실력을 바탕으로 불안한 심리를 잘 그려내며 성공적인 연극 데뷔를 치렀다.
아이비와 함께 제니 역은 박지연이 번갈아 연기하며, 샘 역은 최영준과 김지철이 맡았다. 로렌 역에는 방진의와 임강희, 벤 역에는 차용학과 양승리가 출연한다. 오는 9월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에서 공연.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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