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트레이드 신화 재현하나…LG→키움 신데렐라 스토리 똑 닮았다

윤욱재 기자 2023. 8. 1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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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형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윤욱재 기자] 키움이 또 한번 트레이드 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까.

키움과 LG는 지난달 29일 KBO 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대형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키움이 우완투수 최원태(26)를 LG에 건네는 한편 LG로부터 외야수 이주형(22)과 우완투수 김동규(19), 그리고 2024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은 것이다.

아무래도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최원태에게 포커스가 쏠렸던 것이 사실이다. LG는 '대권'에 도전하는 팀이고 최원태는 우승의 마지막 퍼즐이라 할 수 있는 선수였다. LG의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한 최원태는 18일 인천 SSG전에서 7이닝 3피안타 4실점을 남겼고 LG 이적 후 2승 1패 평균자책점 4.70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키움에서 새 출발하는 이주형은 예상 외의 맹활약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주형은 키움 합류 이후 18경기에 나와 타율 .343, 출루율 .395, 장타율 .557에 3홈런 12타점 2도루를 기록하면서 발목 수술을 받은 이정후의 빈 자리를 메우고 있다. 그야말로 '신데렐라'라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결정적일 때 장타도 터지고 있다. 이주형은 18일 고척 롯데전에서 8회말 무사 1,2루 찬스에 등장해 한현희의 147km 직구를 공략, 우월 역전 3점홈런을 폭발했다. 키움은 단숨에 5-4 역전에 성공했고 9회에도 1점차 리드를 지키면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마치 박병호 트레이드의 신화를 재현하는 듯 하다. 키움은 넥센 시절이던 2011년 7월 LG와 트레이드를 통해 박병호를 영입했다. 당시만 해도 만년 유망주였던 박병호에게 매일 주전으로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이는 박병호의 성장에 날개를 달아줬다. 박병호는 2011년 타율 .254 13홈런 31타점을 기록하며 거포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고 2012년 타율 .290 31홈런 105타점 20도루를 폭발, 생애 첫 MVP를 수상하면서 '인생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그는 KBO 리그 통산 372홈런을 기록한 레전드 거포로 우뚝 섰고 메이저리그 무대까지 경험하기도 했다. 지금도 레전드로 꼽히는 트레이드 성공 사례다.

이주형도 박병호와 마찬가지로 키움에 오자마자 매일 주전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있다. "개인적으로 LG에서 기회를 많이 받았다고 생각한다. LG에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1군에 못 올라오는 선수들도 많다"는 이주형은 "키움에서는 나를 끝까지 빼지 않고 기회를 주고 있어서 내가 한 타석을 못 치더라도 의미 부여를 하지 않는다. 코치님들도 계속 '괜찮다. 계속 하던대로 하라'고 주문해 주셔서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이주형(왼쪽)과 김동규. ⓒ키움 히어로즈
▲ 이주형 ⓒ곽혜미 기자

이어 이주형은 "LG에 있을 때 형들이 '잠을 못 잔다'고 해서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는데 나도 한 경기 한 경기 하다 보니까 아쉬웠던 부분이 생각나서 잠이 안 오더라"면서 "그래서 일희일비하지 않고 앞으로는 잠도 잘 자고 휴식도 잘 취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이주형은 진짜 1군 주전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윤 타격코치의 조언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오윤 코치는 이주형이 변화구에 삼진을 여러 차례 당하자 "계속 불안해서 공을 따라다니기 급급하고 제 스윙을 못하고 있다"고 포인트를 짚어줬다. 이주형은 "공을 따라다니지 않고 내 스윙을 한다는 생각으로 내가 생각하는 존에 들어오는 공만 치려고 한다. 그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코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선수의 재능과 노력, 그리고 코칭스태프의 지원이 또 하나의 스타 탄생을 예감케한다. 이는 박병호의 성장 스토리와 비슷한 결을 나타낸다.

한편 이주형은 이날 2회말 공격에서 김시앙의 3루 땅볼 때 3루로 뛰다 3루수 이학주와 충돌을 하기도 했는데 이학주는 구급차에 후송돼 병원에서 검진을 받기도 했다.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형은 "선배님께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제 조심해서 플레이하겠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 이주형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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