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리스크’ 직격탄 맞은 中 증시…투자 포인트 셋
②위안화 비중 커 통제 가능…시진핑 보완책 나올 것
③효과 볼 정책株로 압축해야…통신·반도체·AI 주목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채무 불이행 이슈로 번진 크레딧 리스크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야기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대체로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아직 낮다는 판단이다.
중국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선에서 부동산 개발업체의 국유화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중국 경제 둔화에 따라 주식시장에서도 정책 효과가 기대되는 종목으로 선별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中 레드라인 규제 이후 부동산 유동성 위기…국유기업 영향력 확대”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7일 3163.74에 마감했다. 8월 들어 3.9% 하락했다. 홍콩H지수는 1만8726.63에 마감했다. 이달 6.7% 하락했다.
KB증권은 지난 2021년 중국 정부가 발표한 레드라인 이후 헝다(에버그란데)를 포함한 부동산 개발업체의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봤다. 중국은 인구를 비롯한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부동산 정책 기조를 공급 축소, 준공에 집중하는 흐름으로 변경하고 있다. 중국 국유기업 확대를 위한 포석을 둔 것으로도 분석했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시진핑 주석이 장기집권을 선언한 이후 정책 실행의 ‘정교성’을 중요하게 보고, 부동산 정책을 성실하게 이행할 수 있는 국유기업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며 “명분을 위해 스스로 부동산 레드라인 규제를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헝다부터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까지 불확실성 문제가 불거질수록 중국 국유 부동산 개발업체의 주가는 오히려 양호하다. 중국 정부는 올해 국유기업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최초로 국유기업 성과지표(KPI)에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추가해 산업별로 핵심 역량을 강화하도록 미션을 부여했다.
“中 부동산 채무, 위안화 비중 커 통제 가능…시스템 리스크 제한적”
또한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채무 중 외화보다 위안화 발행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 파급 효과를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란 설명이다. 중국이 레드라인 발표 전에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박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채무는 위안화 비중이 커 정부가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확장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개발업체들의 프로젝트 준공이 어려워지면 민심이 크게 흔들릴 수 있어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국유화를 전개하는 과정이 짧은 기간에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디폴트 이슈에 따른 금융권 불확실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채무는 주로 은행 대출, 채권으로 구성돼 피해 상대방이 명확하게 파악된다”며 “다만 그림자 금융에 속하는 신탁대출이 부동산 개발사에 투입된 자금임을 감안하면 금융권으로 리스크가 확산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헝다는 17일 미 뉴욕 남부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6일 만기된 10억달러(1조3000억원) 규모 채권 이자 2250만달러(300억원)를 내지 못해 디폴트 위기에 빠졌다. 3000건에 이르는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디폴트가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경제에 큰 충격이 예상된다.
다만 중국 부동산 이슈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자가진단에 의해 부채 조정, 통제권 강화 목적으로 민영 부동산 개발업체의 국유화를 전개 중이어서,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중국은 통화정책, 일부 지역에 대한 구매제한 완화, 모기지 금리 인하, 성중촌(대도시 내 낙후지역 개발)과 같은 방안들을 추가로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中 경제성장률 눈높이는 낮춰야…증시 정책株 압축해야”
중국의 부채 조정기에 중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눈높이는 낮아질 것으로 봤다. 소비시장 개선도 더딜 것이라고 판단했다. 가계자산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가격이 추세적인 반등을 나타내기 어려워서다.
중국 정책 모멘텀이 있는 업종에 대한 선별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정정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 사태가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낮아, 중국 증시도 부진한 흐름 속에 정책 모멘텀이 반영되고 있다”며 “중국 투자자들은 글로벌 증시 변동성 구간에서도 정책 효과로 이익이 개선될 섹터를 찾고 있다”고 했다. 박 연구원은 “본토 주식 위주의 압축 포트폴리오 통신·반도체·인공지능(AI) 밸류체인 접근이 유효하다”고 했다.
이은정 (lej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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