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가츠 이동 보고싶어 해"…'특급유망주' 콜업하면, 김하성 유격수로 전격 복귀하나?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보가츠가 2024시즌 1루, 2루로 이동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9순위로 넥센(現 키움)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은 김하성은 KBO리그 통산 7시즌 동안 891경기에 출전해 940안타 133홈런 575타점 606득점 134도루 타율 0.294 OPS 0.866의 좋은 성적을 남긴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약 522억원)의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사실 김하성의 빅리그 데뷔 첫 시즌의 활약은 조금 아쉬웠다. 김하성은 총 117경기에 나섰으나, 시즌을 거듭할수록 선발 라인업보다는 대수비, 대주자 등으로 경기에 출전하는 빈도가 늘어나는 등 54안타 8홈런 34타점 27득점 6도루 타율 0.202 OPS 0.622를 기록하는데 머물렀다. 하지만 주전 자리를 꿰차는데 그리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2022시즌에 앞서 주전 유격수 바로 주전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손목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고, 금지약물 복용으로 인해 시즌을 통째로 날리게 되자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에게 기대를 걸기 시작했다. 특히 2019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6순번에서 뽑은 '특급유망주' CJ 에이브람스까지 워싱턴 내셔널스로 트레이드하며 김하성이 날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타티스 주니어의 공격력을 완벽하게 메우지는 못했지만,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김하성은 150경기에 출전해 130안타 11홈런 59타점 58득점 12도루 타율 0.251 OPS 0.708로 첫 시즌보다 공격적인 측면에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고, 수비에서는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선정될 만큼 탄탄한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면서 입지도 두터워졌다.
하지만 올 시즌에 앞서 현지 언론에서는 수많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김하성과 타티스 주니어까지 이미 주전 유격수 자원을 둘씩이나 보유하고 있는 샌디에이고가 잰더 보가츠와 11년 2억 8000만 달러(약 3754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은 까닭. 이로 인해 김하성은 트레이드설의 중심에 서게 됐고, 주전 입지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뒤따랐다.
그러나 보가츠의 합류는 김하성에게 그리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샌디에이고는 유격수 자리를 보가츠에게 제공하는 대신 타티스 주니어를 외야수로 돌렸다. 그리고 주전 2루수로 뛰고 있던 제이크 크로넨워스를 1루로 보내고 김하성에게는 2루수 자리를 맡겼다. 이러한 샌디에이고의 '교통정리'는 오히려 김하성이 얼마나 팀에 필요한 존재인지를 확인시켜주는 대목이었다.
그 결과 김하성은 18일(이하 한국시각) 경기 종료 시점으로 117경기에 출전해 112안타 15홈런 42타점 67득점 27도루 타율 0.281 OPS 0.813으로 펄펄 날아오르고 있다. 지난 1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백스와 맞대결에서 시즌 최고 타율이었던 0.290에 비하면 성적이 조금 떨어졌지만, 공격력에서는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력은 여전하다. 내셔널리그 2루수 부문에서 각종 지표 최상위권 자리를 휩쓸고 있다.
김하성이 연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2024시즌에는 유격수로 포지션을 다시 이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샌디에이고가 2021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더인 '특급유망주' 잭슨 메릴의 콜업을 고려하고 있는 까닭이다. 메릴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는 또 한 번의 교통정리를 하는 과정에서 김하성이 유격수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
메릴은 올해 더블A에서 28경기에 출전해 36안타 3홈런 5도루 타율 0.313 OPS 0.863을 기록 중이다. 아직은 더블A에 머무르고 있지만, 마이너 통산 182경기에서 221안타 19홈런 31도루 타율 0.304 OPS 0.817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9월 엔트리가 확장되는 시기에 콜업을 생각 중이다.
'디 애슬레틱'은 "메릴이 샌디에이고에서 뛰게 될 시기가 9월일지, 다음 시즌일지는 불확실하다. 샌디에이고는 보가츠와 계약을 맺으면서 타티스 주니어를 우익수로, 김하성을 2루수로 밀어내는 등 내·외야의 주전을 구성했다"며 "한 가지 가능한 시나리오는 메릴이 유틸리티 역할로 시작하는 것이다. 메릴은 최근 1루, 2루, 코너 외야까지 연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디 애슬레틱'은 김하성이 내년 시즌 유격수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됐다. 매체는 "샌디에이고 구단 관계자들은 보가츠가 2024시즌 1루나 2루로 이동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며 "김하성이 유격수로 복귀하고, 메릴은 한자리에 정착하지 못한다면 유틸리티로 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하성의 수비력이 얼마나 고평가를 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샌디에이고는 보가츠를 영입할 때부터 포지션 전향을 염두에 뒀다. 하지만 보가츠가 유격수로 뛰는 것에 큰 욕심을 드러내면서 불가피하게 여러 선수들의 포지션 변화를 가져갔다. 그러나 보가츠는 언젠간 포지션에 변화를 가져가야 할 선수. 그 시기가 '디 애슬레틱'의 예상대로 내년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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