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교육지원청, ‘인구 절벽’ 위기... 천혜자연·맞춤 교육으로 극복 [꿈꾸는 경기교육]
지역 교육자원 활용… 폐교 ‘학교 밖 학습터’ 재탄생
2026년까지 중장기 계획 진행… 교육중심도시 ‘우뚝’
지역사회의 다양한 교육자원을 활용해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요구에 맞는 맞춤교육을 실현하겠다는 공유학교는 교육 인프라의 한계를 극복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습 기회를 보장할 수 있는 장이다. 그중에서도 연천지역의 경우 경기도의 대표적 최전방지역으로 인구 감소세가 두드러지는 군소지역의 단점을 강점으로 전환하며 공유학교의 참 의미를 찾아가고 있다. 열악한 교육여건은 천혜의 자연 환경을 활용한 교육 강점으로 전환하고, 낙후된 지역의 교육 여건이나 작은 학교가 갖는 교육적 한계는 이를 마을교육이라는 공유학교 체계를 통해 극복해 가는 방식이다. 주제형 공유학교와 자율방문형 공유학교 등 두 가지 유형으로 운영되고 있는 연천의 공유학교는 인구감소 위기에 가장 주목해야 할 선진적인 해결책이자 변화이기도 하다.
■ ‘폐교만 11개’ 인프라 부족 극복 방안 떠오른 ‘공유학교’
연천은 접경지역으로 많은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인구 감소 지역 중 하나다. 그만큼 교육 여건은 열악했고, 학령인구는 꾸준히 줄어 폐교된 학교만 11개교에 달할 정도였다.
이뿐 아니라 가정 내에서의 교육적 지원이나 지역 내의 다양한 교육 시설 등의 인프라가 부족한 탓에 기초학습 능력이 부진한 학생들이 다수 생겨났고, 다양한 교육적 성장의 기회가 부족하다는 한계에 부딪혀 왔다.
이에 연천교육지원청은 연천지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지역 교육자원을 활용해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학습 기회 보장의 장, 지역사회 협력 기반의 연천형 학교 밖 학습터인 ‘생생 공유학교’를 출범했다.
생생공유학교는 공생과 상생의 가치를 일깨우는 연천형 미래교육 추진의 의지를 담아 지은 이름으로, 연천이 갖고 있는 교육적 공통 프로그램을 활용해 학생 맞춤형 활동으로 운영하는 공생 프로그램과 지역 네트워크 구성을 통해 인적·물적 인프라를 활용하는 상생프로그램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다.
연천교육지원청은 이 같은 공유학교 운영을 통해 다양한 지역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접경지역이라는 점을 살려 군부대와 연계한 평화통일 공유학교를 운영하고, 연천형 공유학교 플랫폼을 구축하는 한편 유네스코 지정 세계 지질공원을 품고 있는 지역의 특성을 살려 연천 천연 자연 문화 공유학교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또 에듀택시, 통학버스 등을 활용해 지역거점 공유학교를 운영하면서 11개의 폐교 공간을 활용해 학교 밖 학습터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밖에도 매년 신규 교사 비율이 전체 교사의 절반을 넘어서는 연천의 특성상 공유학교를 통해 교사들 역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연천 공유학교 협력 지원센터를 조직해 각종 지원에도 차질이 없도록 방향을 세워둔 상태다.
■ 방학 동안 학습능력 키울 ‘생생 여름 공유학교’
연천 공유학교의 대표적인 프로그램 중 하나는 여름방학 기간에 운영되는 ‘생생 여름 공유학교’다. 생생여름공유학교는 연천지역의 다양한 물적·인적 교육자원을 공유하는 학교 밖 배움터다. 학교별로 운영되는 특색교육활동을 공유하는 한편 연천 지역의 특성을 담은 미래, 과학·진로, 평화·통일, 자연·환경·문화 등 주제 중심의 다양한 공유학교를 운영해 학생들의 미래역량을 강화하는 데 목표가 있다.
올해는 지난달 일주일간 관련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초 5~6, 중 1~2학년을 대상으로 참여 신청을 받았고, 최종적으로 10개 프로그램에 61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운영됐다. 현재는 학부모들의 만족도를 파악하고, 이를 통한 프로그램 보완을 위해 설문조사가 진행 중이다.
올해 생생 여름 공유학교에서는 실험을 통해 화산 폭발의 원리를 알 수 있고, 지구의 생명체 변동과 화석의 형성 과정 등을 배울 수 있는 과학탐구교실을 비롯해 3D펜으로 캐릭터 소품이나 글자, 다리 등을 만들어보는 과학실험교실, 모둠별로 드론의 구조와 조종법을 익히고 자유자재로 조종하며 활용할 수 있는 드론 비행 교실 등이 진행됐다.
또 학생들이 직접 빵과 쿠키를 구워보면서 제빵사의 직업군을 체험해보는 제빵체험교실, 분청사기 기법을 이용한 명패만들기 등의 수업이 담긴 도예체험교실, 말과의 정서적 교감을 통해 감성적 역량을 함양하는 감성기승교실 등이 열렸다.
이 밖에도 연천역사탐험에서는 연천 고랑포구 역사공원에 대한 탐방과 각종 AR, VR 체험 등이 진행되기도 했다.
■ ‘연천 생생 물사랑 학교’, 연천만의 교육 프로그램 자리매김
연천 생생 공유학교의 또다른 유형인 자율방문형으로는 연천 생생 물사랑 학교가 운영됐다. 연천 생생 물사랑 학교란 수자원의 특성 및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과 견학, 체험활동 등을 통해 자연과 환경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배양해 학생의 미래역량을 키우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연천교육지원청은 K-water와 연계해 한탄강댐은 물론 물 문화관 등을 둘러보며 학생들이 수자원에 대한 생생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왔다. 물 해설사를 초빙해 역사문화부터 자연생태를 배우는 시간을 갖고, 물과학 체험교실을 통해 수차를 직접 만들어보는 등 다양한 체험활동도 진행했다.
연천교육지원청은 이를 통해 지역사회 협력에 기반한 수자원 관련 자연·생태·환경 교육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한편 공생과 상생의 가치를 일깨우는 지역 맞춤형 공유학교 운영을 통한 생동감 넘치는 연천 미래교육 실현 등의 효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연천교육지원청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율방문형 공유학교로 ‘연천생생 DMZ-Key School’도 기획했다. 하반기 중 운영할 예정인 이 프로그램은 육군5보병사단(열쇠부대)과 연계한 안보교육프로그램으로 병영체험 일일형 공유학교로의 확대 운영을 검토 중이다. 또 ‘연천생생 평화통일 학교’를 만들어 지역 내 중학교 1학년생을 대상으로 한반도통일미래센터에서 평화통일교육을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 중장기 계획 두고 교육중심도시 만든다
연천교육지원청은 올해뿐 아니라 오는 2026년까지 진행되는 중장기 계획을 통해 공유학교를 통한 교육중심도시로 거듭날 계획이다.
올해는 공유학교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준비기였다면 내년에는 지역맞춤형 공유학교를 구축하는 도입기를 맞는다. 지속적인 교육자원 발굴을 통한 지역맞춤형 교육자원지도 개정판을 만들면서 지역 내 폐교를 활용한 지역맞춤형 공유학교의 지속적인 운영 방안을 찾는 등의 내용이 중심이다.
2025년에는 확산기로, 지역맞춤 공유학교를 확산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마지막 2026년에는 지역맞춤 공유학교의 안정화를 위한 안정기를 갖는다.
이와 함께 연천형 공유학교 플랫폼을 만들어 연천 생생 공유학교 인증제도도 운영한다. 공유학교 컨설팅을 하는 것은 물론 인증서를 발급해 공유학교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연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확장된 연천 지역교육생태계를 활용해 지역사회 협력에서 기반한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려 한다”며 “인구감소 지역의 위기 대응력을 강화하는 한편 지역의 교육 공공성을 확대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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