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이동수단이 모터스포츠로…인제 스피디움에서 만난 ‘스피드의 미래’ [르포]

2023. 8. 19. 09: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8일 인제서 열린 ‘슈퍼 트로페오’ 4라운드
람보르기니·한국타이어 “충성 고객 만든다”
기술 검증 통해 신제품 완성도 높이는 작업
연간 75조원 모터스포츠 시장 꾸준한 발전
'슈퍼 트로페오' 4라운드가 열린 인제 스피디움에 진열된 우라칸 차량들. [인제=김성우 기자]

[헤럴드경제(인제)=김성우기자] #. 주연은 람보르기니 우라칸, 조연은 서킷(경주로)을 가득 메운 자연흡기 엔진의 배기음이었다. 경쾌한 소리가 인제 스피디움을 가득 채웠다. 엔지니어와 관람객의 시선이 경주로에 꽂힌다. 서킷 끝에서 대회 단일 차종인 ‘람보르기니 우라칸 슈퍼 트로페오 에보2’가 빠른 속도로 등장해 눈 깜짝할 사이에 서킷을 통과한다. 듣고 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18일 오전, 연습주행을 마친 한국인 레이서 이창우 SQDA-그릿 모터 스포츠팀 드라이버가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큰소리로 관중을 향해 소리쳤다. “여러분도 꼭 한 번 탑승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정말 재밌어요. 오감이 다 자극되는 것 같습니다.”

람보르기니 오토모빌리(이하 람보르기니)가 주관하고, 한국타이어가 ‘타이어 독점공급사’로 참여한 레이싱대회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아시아 시리즈의 4라운드 경기에 다녀왔다. 18~19일 양일간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경기의 첫 번째 날이다.

람보르기니 오토모빌리가 주관하고 한국타이어가 타이어 독점공급사로 참여한 레이싱대회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아시아시리즈 4라운드 경기가 열린 인제스피디움 현장. [인제=김성우 기자]

최대 40m 고저차의 업다운 구간이 매력적인 인제스피디움은 유럽, 북미, 아시아-호주를 포함한 4개 대륙 3개 시리즈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에서 최대 난코스로 여겨진다. 3개 시리즈는 ‘프로’와 ‘프로-아마추어(세미프로)’, ‘아마추어’ 등 3개 부문으로 운영된다. 람보르기니 오토모빌리가 엔지니어링을 포함한 모든 기술적인 부문을 지원한다.

인제스피디움 서킷 현장에는 엔지니어들이 분주한 속도로 차량을 점검했다. 주행을 마친 드라이버가 엔지니어와 소통하고, 빠른 점검이 이뤄졌다. 서킷 밖 주차장에는 한국타이어가 마련한 타이어 정비 부스가 눈에 띄었다. 한국타이어 소속 직원들은 타이어를 점검하고 분주하게 열을 식혔다. 정비가 끝난 타이어는 람보르기니 소속 엔지니어들이 차량 정비 공간으로 부지런히 옮겼다.

‘모터스포츠’는 국내에서는 아직 불모지에 가깝다. 하지만 완성차 브랜드와 타이어사에는 제품을 실험하고, 고객 충성도를 높일 기회다. 극한의 주행 환경에서 고성능 차체와 타이어를 통해 기술 수준을 가늠하고, 한편으로는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고성능차를 직접 체험할 기회도 제공한다.

람보르기니 오토모빌리가 주관하고 한국타이어가 타이어 독점공급사로 참여한 레이싱대회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아시아시리즈 4라운드 경기가 열린 인제스피디움 현장. [인제=김성우 기자]

다양한 종류의 차량을 양산하는 완성차 업계 속에서 모터스포츠의 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 인제에서 만난 프란체스코 스카르다오니 람보르기니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은 “모터스포츠의 매력은 일상에서 타고 다니는 자동차가 스포츠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라며 “‘슈퍼 트로페오’를 통해 누구나 람보르기니 모델을 경험할 수 있고, 이 모델이 가진 매력을 즐기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람보르기니가 이번 대회에서 타깃으로 삼은 고객은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람보르기니의 마니아층이 되어줄 고객들, 두 번째는 람보르기니와 미래 파트너십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럭셔리 브랜드다. 스카르다오니 총괄은 “레이싱 대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럭셔리 브랜드에 람보르기니의 철학을 공유하고, 향후 파트너십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며 “인제 서킷을 미리 이용하면서 매력을 점검하고, 본 대회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타이어 업체 역시 ‘극한의 상황’을 연출하는 모터스포츠의 매력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이를 통한 추가적인 기술 연구와 보완이 고스란히 시중에 판매하는 제품에 적용되기 때문에 기대감은 더 크다.

람보르기니 오토모빌리가 주관하고 한국타이어가 타이어 독점공급사로 참여한 레이싱대회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아시아시리즈 4라운드에 등장한 우라칸. [인제=김성우 기자]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초고성능 타이어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얻기에 모터스포츠만큼 좋은 테스팅 베드가 없다”면서 “같은 타이어라도 드라이버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타이어 브랜드는 주요 모터스포츠의 후원사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는다. 역으로 기술력이 없으면 발을 들여놓을 수조차 없는 것이 모터스포츠의 타이어 분야다. 한국타이어는 다수의 모터스포츠 경험을 통해 플래그십 타이어 브랜드 ‘벤투스’의 고성능 스포츠 타이어 ‘벤투스 S1 에보 Z’ 시리즈를 선보였다. 사계절용 타이어 ‘벤투스 S1 에보 ZAS’, SUV용 타이어 ‘벤투스 S1 에보 ZAS X’도 모터스포츠에서 체득한 경험으로 완성된 제품이다.

실제 모터스포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면서 고성능 타이어 시장도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글로벌 리서치기관 마켓워치가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모터스포츠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560억3569만달러(한화 약 75조원)에서 오는 2028년 1226억달러(16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연간 15% 수준의 성장세다.

슈퍼 트로페오 4라운드가 열린 인제에서 부스를 꾸린 한국타이어의 타이어 정비소. [인제=김성우 기자]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고성능 타이어 시장이 커질수록 레이싱 타이어 기술이 제품에 적용되는 비율도 높아진다”며 “람보르기니 같은 하이엔드 슈퍼카 브랜드와 파트너십으로 브랜드 가치 상승을 누리는 동시에 초고성능 타이어 제품 개발에 필요한 기술력을 강화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월 1라운드를 시작한 ‘슈퍼 트로페오’는 이번 인제 경기를 끝으로 4라운드를 마치게 된다. 3개 시리즈별로 6라운드씩 경기가 진행되고, 우승자는 오는 11월 18~19일 이탈리아 발레룽가에서 열리는 그랜드 파이널에 진출한다. 아시아시리즈에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한 이창우·권형진 드라이버는 한국인 최초로 전 라운드에 정식 출전하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지난 1~3라운드에서 1위를 차지한 두 선수는 4라운드에서도 1위 자리를 노린다.

슈퍼 트로페오 4라운드에 참가한 한국인 드라이버 이창우(왼쪽)과 권형진. [인제=김성우 기자]
'슈퍼 트로페오' 4라운드가 열린 인제 스피디움에 진열된 한국타이어 제품. [인제=김성우 기자]

zzz@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