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vs KCC, 다음 시즌 기대되는 용쟁호투!

김종수 2023. 8. 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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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쟁호투(龍爭虎鬪)!’, 말그대로 용과 호랑이가 싸운다는 뜻으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강한 두 존재가 서로 경쟁하는 모습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된다. 다음 시즌 KBL에서 가장 기대되는 용쟁호투 스토리는 단연 서울 SK 나이츠와 전주 KCC 이지스다. SK는 최근 몇시즌간 상위권을 호령하며 ‘용의 기사단’으로서의 위용을 톡톡히 뽐내고 있으며 KCC는 예전 ‘호랑이 함대’ 시절의 명성을 되찾기위해 전력 강화에 아낌없는 투자를 거듭하는 모습이다.


다음 시즌에도 SK는 강력한 우승후보다. ‘흑룡(黑龍)’ 자밀 워니(29‧199cm)는 현 시점 최고의 용병이다. 파워와 테크닉을 겸비한 무시무시한 공격력이 압권으로 흑무를 헤치고 날카로운 어금니를 드러내면 상대 진영에는 공포가 감돈다. 튼튼한 성벽과 방패를 겹겹이 쌓아놓은 방진도 단숨에 박살내버리기 일쑤다.


검은 여의주를 통해내며 포효하는 모습은 용맹하다못해 사납기 그지없다. ‘하늘의 파괴자’ 크리스 랭, ‘해골전사(骸骨戰士)’ 애런 헤인즈 등을 잇는 SK 기사단 명품 용병이다. 역대 우승팀들을 살펴봐도 알 수 있듯이 아무리 토종 전력이 좋아도 용병이 약하면 한계에 부딪힌다. 그런점에서 흑룡의 존재는 SK 입장에서 든든할 수밖에 없다.


올시즌 SK는 적지않은 전력손실로 인해 정규리그에서 3위에 그쳤다. 직전 시즌 통합 우승팀이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아쉽기 그지없는 성적이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고 파죽지세로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했다. 7차전 접전 끝에 아쉽게 KGC에게 우승을 넘겨주었으나 SK가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임을 증명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는 평가다.


특히 워니와 함께 원투펀치로 맹위를 떨친 ‘풍룡(風龍)’ 김선형(35‧187cm)의 나이를 잊은 활약은 많은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바람의 결을 타고 수비진을 휩쓸고 다니는 ‘돌파의 술’은 젊은 시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외려 흐름을 읽고 강약을 조절하는 능력 등 노련미가 더해진 상황인지라 지금의 모습이 더 완성형이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적지않다.


따라잡았다 싶으면 어느새 상당한 격차를 벌인채 저만치서 달려가버리는 김선형 특유의 ‘풍보(風步)’는 신출귀몰 그 자체다. 수비수가 앞을 가로막으면 휘감은채 사라졌다 순식간에 림을 향해 돌격하며 바람을 장전한다. 더불어 그러한 과정에서 마무리 스킬로 주로 쓰이는 전가의 보도 플로터는 현역 최강을 넘어 역대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흑룡과 풍룡이 내외곽을 넘나들며 무자비하게 폭격을 거듭하는 가운데 ‘맹룡(猛龍)’ 최부경(34‧200cm)은 몸싸움, 리바운드 등 궂은 일을 통해 공격 과정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것을 비롯 볼없는 움직임을 통한 받아먹기로 뒤를 받친다. 거기에 더해 외곽에서는 ‘화룡(火龍)’ 허일영(38‧195cm)이 불덩이를 날리며 저격수 역할을 맡아준다.


다음 시즌에는 지원군이 더 늘었다. 통합 우승의 주역 ‘동룡(冬龍)’ 안영준(28‧194.1cm)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다. 자신을 대표할만한 비기는 딱히 없지만 두루두루 모든 영역에서 평균 이상으로 역할을 해낸다. 공수에서 빈틈을 잘 메워준다. 다이나믹했던 SK에 안정감까지 심어줄 카드다.


여기까지만해도 용의 기사단은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인삼국’ KGC의 간판 장수 ‘사자왕’ 오세근(36‧199.8cm)의 합류는 ‘화룡점정(畵龍點睛)’ 그 자체다. 용이 여러개의 여의주를 물고 포효하는 가운데 오랜시간 물고 뜯고 싸웠던 몬스터 무리의 우두머리가 호위무사로 나섰다. 이제 기사 군단의 용은 승천할 일만 남았다.

 


KCC 호랑이 함대는 전주성을 거점으로 수차례 전국을 제패했던 최고의 명문가다. ‘전주하면 KCC, KCC하면 전주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위세가 대단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신흥세력에 밀리며 명성을 잃어갔고 ‘이빨 빠진 호랑이다’는 혹평까지 들려왔다. 이에 자존심이 상한 KCC는 어금니를 깨물었고 ‘맹수의 왕은 우리다’는 것을 증명하려 한다.


KCC가 호랑이 함대의 부활을 위해 기다린 카드는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올 ‘빠른 호랑이’ 송교창(27‧201.3cm)이다. 빅맨의 신장으로 어지간한 스윙맨 이상으로 달릴 수 있는 그는 시즌이 거듭될 수록 기량이 성장했고 어느새 팀의 간판이 되었다. 최근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어지간한 가드조차 압박 수비가 가능할 정도로 기민한 사이드 스텝을 선보이며 기대치가 더 높아졌다.


송교창이 돌아오기 한시즌전 함께할 카드로 ‘두목 호랑이’ 이승현(31‧197cm)과 ‘아이돌 호랑이’ 허웅(30‧185cm)이 새 식구로 들어왔다. 허웅은 외곽 에이스로, 이승현은 송교창에게 부족했던 파워와 몸싸움을 앞세워 서로간 시너지가 기대된다. ‘살림꾼 호랑이’ 정창영(35‧193cm)이 벤치에서 출격한다는 점도 든든한 요소다.


거기에 KCC팬들의 기대를 한층 더 올려준 것이 있었으니 다름아닌 비시즌간 깜짝 영입한 최준용(29‧200.2cm)이다. 그는 농구 역사상 가장 유니크한 선수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빅맨의 사이즈를 가지고 스윙맨처럼 움직이고 슛을 던질뿐 아니라 어지간한 포인트가드 이상으로 준수한 시야, 패싱센스까지 갖췄다.


KCC는 각 영역에 걸쳐 빈틈이 없는 SK와 달리 약점도 많다. 서로간 최상일 때 맞붙으면 대등한 승부가 가능해 보이지만 다운된 상태에서는 밀릴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공격, 수비에 리딩까지되는 최준용의 가세는 군데군데 구멍이 나있는 호랑이 함대의 상당 부분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 시즌의 최준용은 KCC뿐 아니라 나머지 9개팀에게도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농구외 부분으로 사고뭉치 이미지가 있지만 건강한 몸으로 농구에만 집중하는 최준용은 국내 최고 선수중 한명임이 분명하다. KCC 팬들은 용의 기사단 출신 ‘준 드래곤’ 최준용이 ‘준 타이거’가 되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SK와 달리 KCC 용병 전력은 불투명하기 그지없다. ‘귀화 호랑이’ 라건아(34‧200.5cm)는 시즌이 지날수록 위력이 떨어지고 있다. 본래 빠른 발과 체력을 바탕으로 많이 뛰고 달리며 공헌도를 가져가는 유형인데 나이로 인해 신체능력이 감소하면서 타팀의 젊은 용병들과의 맞대결에서 고전하는 모습이다.


거기에 새로이 들여온 용병 알리제 존슨(27·201cm) 또한 원하던 유형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전력 공헌도가 불투명하다. 단 송교창, 최준용, 이승현이 하나같이 다재다능하고 수비가 좋다는 부분을 고려했을 때 좋은 전술을 통해 호흡만 잘맞으면 서로가 서로를 커버해주는 환상적인 시스템도 기대할만하다. 거기에 팀내 레전드 출신인 ‘산소같은 호랑이’ 이상민이 코치로 합류한 부분도 플러스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때 최강 라이벌 사자왕의 가세로 완벽한 밸런스를 갖추게된 ‘화룡점정’ 용의 기사단 SK, 준드래곤의 합류를 통해 용의 날개까지 달게된 ‘여호첨익(如虎添翼)’ 호랑이 함대 KCC! 양팀이 펼칠 용쟁호투에 벌써부터 팬들의 심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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