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밥 파는 수제버거집’… 매각 추진하는 다운타우너, 오피스 상권 진출

양범수 기자 2023. 8. 1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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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오피스 상권 매장 열고 ‘맥모닝’ 같은 아침 메뉴 판매
500억 매각 추진하던 다운타우너… ‘무소식’
업계 “신사업으로 브랜드 정비 후 본격 매각 추진하려는 것”
다운타우너 “매각 중단 아냐, 다양한 파트너 찾는 중”
“광화문점 이후 여의도·마곡 등 상권에도 출점 가능”
1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빌딩 지하 1층에 문을 연 다운타우너 광화문점. /양범수 기자

지난 18일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SFC) 지하 1층.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시작해 한남동, 재동, 동교동 등 젊은 층이 주로 찾는 상권에 자리하던 수제버거 브랜드 다운타우너가 일곱 번째 매장을 꾸리고 손님 맞을 준비에 한창이었다.

76평(약 251㎡) 넓이에 78석을 갖춘 매장에는 곳곳에 다운타우너의 상징인 파란색을 주로 활용한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픽 아티스트 그라플렉스와 협업해 만든 인테리어로, 한쪽에는 광화문점의 특색을 살려 전통 등 모양을 한 조명이 설치됐다.

매장엔 2인용 테이블 17개가 자리했고, 중앙에는 12명이 앉을 수 있는 긴 테이블 석이 마련돼 단체 고객도 이용할 수 있다.

다운타우너의 첫 오피스 상권 매장인 광화문점은 다른 지점에서는 팔지 않는 아침 메뉴를 판다. 다운타우너 운영사인 GFFG는 11개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데, 한식·일식 브랜드도 아닌 수제버거 브랜드 다운타우너로 아침밥 시장에 뛰어들었다.

다운타우너 광화문점에서만 아침메뉴로 판매하는 햄치즈프레스(오른쪽)과 버거 메뉴. /양범수 기자

광화문점에서 파는 아침 메뉴는 햄치즈 프레스, 치즈 프레스, 에그마요 버거 등 3종으로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 판매된다. 맥도날드의 아침 메뉴 ‘맥모닝’과 비슷한 형태로 가격은 치즈 프레스가 3500원, 햄치즈 프레스와 에그마요 버거가 4500원이다. 기존에 판매 중인 버거 메뉴 가격이 8300원에서 1만2300원인 것과 비교하면 아침 메뉴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아침 메뉴와 곁들일 수 있는 커피와 치킨 플래터도 다른 매장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광화문점만의 메뉴다. 다운타우너는 광화문점이 오피스 상권에 있는 만큼 고객들이 회식 장소로도 찾을 수 있도록 맞춤 메뉴를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다운타우너 관계자는 “광화문점이 오피스 상권의 상점가에 자리 잡아 이른 시간부터 유동 인구가 많다는 특성을 살려 운영하게 됐다”면서 “기존에 있던 다운타우너 매장으로 운영을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정서희

업계에서는 올해 초 추진하던 매각이 사실상 중단된 다운타우너가 매각 재추진을 위해 사업 확장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규 출점과 신사업을 벌여 매출을 키우고 수익성도 개선한 뒤 다시 매각을 시도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앞서 매각을 추진하던 맘스터치 역시 오피스 상권인 역삼역 인근의 직영 매장에서 아침 메뉴인 ‘맘스모닝’을 시범 운영했다. 맘스터치는 시범 운영 기간 5%의 신규 매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다운타우너는 2016년 출시 이후 고속 성장을 거듭해 왔으나, 지난해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전년 대비 418% 증가한 109억원의 매출과 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42% 늘어난 156억원을 기록했다.

GFFG도 2021년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288% 증가한 399억원, 영업이익은 266% 늘어난 97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3% 늘어난 529억원, 영업이익은 94.8% 줄어든 5억원으로 집계됐다.

GFFG는 올 초 경영권을 포함한 다운타우너 지분 100%를 매각하기 위해 원매자와 개별 접촉에 나섰으나 아직 별다른 소식이 없는 상황이다. 매각 추진 당시 GFFG의 매각 희망가는 500억원으로 알려졌다.

1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빌딩 지하 1층에 문을 연 다운타우너 광화문점. /양범수 기자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고 투자 자금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매수 희망자들이 매력을 느낄 정도로 가격을 낮추지 않을 거라면 폭발적인 성장을 만들만한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외식업 특성상 고객 접점을 늘려 매출이 늘어나면 수익도 따라 늘어날 것이기에 신사업이 성공만 한다면 매각에도 긍정적일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인수 합병 시장에 투자자가 적어 투자자 우위의 시장인 상황”이라면서 “당장 수익을 내는 것은 당연하고 향후에도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를 매도자가 보여야 하기에 다운타우너 역시 성장 모멘텀을 위해 신사업을 하는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다운타우너 관계자는 “광화문점은 다운타우너가 처음으로 오피스 상권에 낸 매장”이라며 “광화문점이 잘 된다면 향후 여의도나 상암 등 오피스 상권에 출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매각과 관련해서는 “성장을 위한 과정에서 매각을 추진하던 것으로 지금도 중단된 것은 아니라 다양한 파트너를 구하고 있다”면서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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