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같은 선수’ 맥카티, 스위퍼 장착 업그레이드… 리그 최고 좌완으로 우뚝 서나

김태우 기자 2023. 8. 1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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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외국인 에이스를 넘어 리그 좌완 에이스에 도전하는 커크 맥카티 ⓒ곽혜미 기자
▲ 맥카티는 안정적인 투구 내용으로 SSG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학생 같은 선수다. 굉장히 진지하다”

지난 2월 플로리다 캠프 당시 만난 SSG 코칭스태프는 새 외국인 투수 커크 맥카티(28)의 품성에 대해 한결 같이 “학생 같은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용하고, 진중하고, 배움에 열려 있다는 의미였다. 지난해 후반기 좋은 활약을 펼친 숀 모리만도의 대체 선수인 만큼 성적에 대한 압박감도 가지고 있었지만, 현시점에서 과감하게 맥카티의 손을 들어준 SSG의 선택이 옳았음은 점차 증명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언더 사이즈’라는 우려는 있었다. 그러나 김원형 SSG 감독은 “사이즈가 크든 작든 투수는 공만 잘 던지면 되는 것”이라면서 모리만도보다 더 나은 구석이 있다고 자신했다. 그런 맥카티는 19일 현재 시즌 18경기에서 104이닝을 던지며 7승4패 평균자책점 2.34로 순항하고 있다. 18경기 중 13경기에서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든든한 선발 투수로 거듭났다.

맥카티는 최고 구속 150㎞에 이르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고, 여기에 140㎞대 초반의 날카로운 커터를 좌우타자 가리지 않고 던진다. 패스트볼 비중이 높은 선수인데 구위가 좋고 커터의 각이 좋아 범타를 잘 유도해냈다. 가끔씩 섞는 커브와 체인지업은 별미다. 그런데 그런 맥카티가 조금 더 업그레이드됐다. 새 구종을 추가했다.

맥카티는 전반기 막판 전완근 통증 탓에 로테이션을 거른 적이 있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위이기에 선수가 불안해 했다. 이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을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맥카티는 이 기간 동안 재활만 충실하게 한 것이 아니었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각광 받고 있는 스위퍼 그립 연마에 열을 올렸다.

사실 맥카티는 시즌 초에도 스위퍼를 던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스위퍼의 각이라고 보기에는 밋밋했다. 결과도 그래서 썩 좋지는 않았다. 한동안 스위퍼는 던지지 않고 오히려 슬라이더에 더 집중했던 시기도 있었다. 그럼에도 좋은 성적을 냈으니 다른 구종에 눈을 돌리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공부하는 성격인 맥카티는 쉬는 동안 스위퍼 그립을 파고 들었다.

▲ 최근 스위퍼까지 장착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커크 맥카티 ⓒSSG랜더스
▲ 맥카티는 한국 생활에도 잘 적응한 외국인 선수로 뽑힌다 ⓒSSG랜더스

원래 던졌던 스위퍼 그립 대신 새로운 그립으로 공을 던지자 제법 좋은 각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재활 기간 중 이를 연마한 맥카티는 복귀 후 스위퍼를 자신의 레퍼토리 중 하나로 추가했다. 슬라이더보다 횡으로 각이 더 큰 스위퍼는 130㎞ 전후에 형성되며 커터 및 커브와 좋은 짝을 이루고 있다. 커터만 생각하고 들어가서는 더 꺾이는 스위퍼가 들어오니 좌우타자 모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런 맥카티는 최근 완전히 감을 찾았다. 부상 복귀전으로 투구 수 제한이 있었던 7월 26일 삼성전을 제외하면 그 뒤 4경기에서 역투를 이어 가고 있다. 최근 4경기에서는 26⅔이닝을 던지며 단 4실점만 했다. 좋은 투구 내용에도 최근 4경기에서 1승도 챙기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다.

피안타 개수는 들쭉날쭉하지만, 공격적인 승부로 4사구를 최소화하며 모두 6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등 외국인 에이스에 걸맞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100구 이상 소화에도 “더 던질 수 있다”고 의욕을 보이는 등 몸 상태에도 이상이 없다.

피안타율(.218), 이닝당출루허용수(1.09), 9이닝당 볼넷 개수(2.6개) 모두 안정적이다. 그 결과 규정이닝에 재진입했고 이제 평균자책점 타이틀에도 도전할 수 있는 성적까지 끌어올렸다. 현재 리그 평균자책점 1위는 리그 최고의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NC)로 1.96이다. 그런데 맥카티가 2.34까지 향상시키면서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거리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 좌완 중에서는 단연 1위다. 리그 최고 좌완 등극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이다.

시즌 초반의 물음표에서 벗어나 이제는 믿고 볼 수 있는 투수로 진화했다. 게다가 아직 28세고, 전성기에서 더 보낼 수 있는 나이다. SSG가 맥카티를 영입할 때는 비교적 젊은 나이의 선수가 KBO리그에서 더 성장하는 최고의 시나리오까지 그렸는데 맥카티가 그 길을 밟아가고 있는 셈이다. 선수들과도 굉장히 잘 어울린다. 현재 성적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SSG가 매달려야 할 판이 됐다.

▲ 내년 재계약 가능성을 한껏 높이고 있는 맥카티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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