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70년 대성동 마을과 DMZ

이상현 2023. 8. 1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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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6.25 전쟁 정전협정에 따라 남쪽 비무장지대에 조성된 특별한 마을이 있죠?

바로 대성동 마을인데요.

탄생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얼마 전 열렸다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정전협정과 함께 역시 70년을 맞은 비무장지대, DMZ의 역사와 유산을 살펴보는 전시도 시작됐다는데요.

그 현장을 이상현 기자가 찾아가봤습니다.

◀ 리포트 ▶

군사분계선과는 500미터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남측의 유일한 비무장지대 마을인 대성동 자유의 마을.

함께 조성됐던 북측의 비무장지대 마을, 기정동의 인공기와 마주한 채 국내에선 가장 높은 곳에서 펄럭이는 태극기 밑에서, 마을의 칠순 잔치가 열렸습니다.

지금으로부터 꼭 70년 전, 정전협정에 따라 만들어진 특별한 마을.

[김동구/대성동 마을 이장] "우리 대성동 마을은 한국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농촌 마을이었습니다. 정전협정 이후 남과 북에 각각 한 개의 마을을 그대로 유지시키기로 했으며 지금 여러분이 계시는 이 마을이 바로 남측의 대성동입니다."

한여름, 8월의 뜨거웠던 햇살 아래에서 펼쳐진 마을의 칠순 잔치엔 인근 군 부대와 유엔사, 중립국감독위원회 관계자들도 초청됐는데요.

군악대 연주와 태권도 시범으로 마을 잔치를 축하해줬고요.

마을에선, 유일한 학교인 대성동초등학교 학생들의 깜찍한 오카리나 연주로 화답했습니다.

[유인택/경기문화재단 대표] "대성동 자유의마을의 명명 70주년을 기념하고 정전 70주년을 계기로 DMZ의 평화와 역사적 가치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를 마련한 것입니다."

6.25전쟁 참전국의 국기들로 70개의 깃발을 떡케이크에 함께 꽂으며 평화와 통일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겨본 DMZ 70주년.

이를 기념하는 공연이나 전시 등도 전국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 경기도박물관을 찾아가봤습니다.

[이상현 기자/통일전망대] "이곳에서 비무장지대, DMZ 70년의 역사와 그 유산이 총 망라된 전시가 열리고 있다고 해서 찾아왔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들어가보시죠."

경기도의 역사와 문화가 집결돼 있는 박물관 한켠에 70주년을 맞은 DMZ을 위한 공간이 마련됐습니다.

[김기섭/경기도박물관장] "DMZ에는 우리의 역사적인 아픔들이 그대로 고스란히 남아 있으니까 그런 것들을 다시 한번 되짚어서 이러한 참상은 다시 만들진 말아야겠다. 이런 뜻을 좀 널리 알리고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서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남북의 병사들이 대치하며 역설적이게도 중무장지대가 된 비무장지대, DMZ.

그곳엔 아직까지도 전쟁으로 희생된 수많은 젊은이들이 잠들어 있는데요.

그들이 사용했던 치약과 칫솔, 숟가락, 물통, 그리고 각종 무기들까지, 그동안 DMZ에서 발굴되고 수습된 전사자의 유품들이 우선 우리와 만나고 있었습니다.

특히 숟가락과 만년필 등에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던 전사자 6명의 유품들은 이번에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됐다고 합니다.

[김현규/관람객] "몰랐던 사실을 그래도 좀 알게끔 해줄 수 있는 전시인 것 같아서"

[강민정/관람객] "좀 더 사실감 있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전시된 순서가 조금 더 그런 것 같고"

전쟁때 사용됐던 남북의 국기와 무기.

그리고 선전 도구였던 삐라와 각종 기념품들도 살펴볼 수 있었는데요.

[김기섭/경기도박물관장] "아리랑 스카프라 그래가지고 미군 뿐만 아니라 유엔군들이 들어와가지고 참전한 국가들이 이런 스카프들을 기념품으로 만들어서 가지고 갔고, 이러면서 아리랑이라는 노래가 전 세계적으로 퍼져서"

그 한 켠에선 현재의 DMZ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사진들과 함께, 최근 2년여 간 이뤄졌던 한반도 비무장지대 실태조사의 결과물들이 전시돼 있었습니다.

우선, 북한의 기정동 마을과 남한의 대성동 마을.

그 대성동 마을 부근 밭에선 처음으로 구석기 시대의 석기가 발굴됐고요.

천연 그대로 남겨진 자연생태, 그리고 삼국시대 신라-고구려 간 전투를 시작으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그리고 한국전쟁까지 겪어야 했던 군사요충지, 철원 성산성 등 70년간 가려지고 잊혀져왔던 여러 유적과 유산들도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황보경/세종대박물관 박사] "최대한 자연생태를 보존하는 상황에서 서로 협력해서 조사를 해나가고 보존과 복원을 해나간다면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공존의 공간, 자연의 공간으로 남게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아직도 땅 밑에는 수많은 지뢰와 폭탄이 숨어있고, 전사자 유해와 문화유적, 사라진 마을들이 남아있다는 비무장지대, DMZ.

1천 제곱 킬로미터에 달하는 면적의 그 한반도 허리는 분단된 민족의 운명과 함께 금단의 땅으로 묶인채 어느새 70년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이상현입니다.

이상현 기자(sho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515910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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