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110명이나 죽었는데…하와이 재난책임자의 ‘황당변명’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 2023. 8. 19.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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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재난 책임자가 사이렌을 울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혼란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자 사임했다. 화재로 쑥대밭이 된 마을. [사진출처 = 연합뉴스]
110여명의 사망자를 낸 하와이 산불 발생 당시 주민들에게 혼란을 줄까봐 경보 사이렌을 울리지 않았다는 변명을 내놓은 마우이카운티의 책임자가 해당 발언 이후 하루만에 사임했다.

18일(현지시간) 마우이 카운티에 따르면 마우이 비상관리국(EMA) 수장인 허먼 안다야가 전날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사직서를 제출했다.

즉각 사직서를 수리한 리처드 비센 시장은 “우리가 직면한 위기의 심각성을 고려해 가능한 한 빨리 이 중요한 직책에 누군가를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안다야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산불이 났는데 경보 사이렌을 울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예기치 않은 혼란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하와이 일대의 경보 사이렌은 쓰나미 대비용으로 구축된 까닭에 해변 인근에 밀집해 있다”며 “(만약 사이렌이 울리면)사람들이 산 쪽으로 피신할 것을 두려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마우이 비상경보 체계를 설명하는 홈페이지에는 해당 사이렌이 화재 시에도 사용된다고 명시돼 있어 그의 설명은 논란을 더욱 키웠다.

앵거스 맥켈비 하와이주 상원의원은 “사람들이 그렇게 멍청해서 사이렌 발령이 화재 때문이라는 것을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모욕적”이라고 그를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쓰나미 사이렌이 아니라 재난 사이렌”이라고 강조했다.

마우이섬 산불 사망자 수는 전날 밤까지 111명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9명이고, 이 중 5명의 이름이 공개됐다. 공개된 희생자들의 연령은 모두 70대 이상이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지난 16일 CNN 인터뷰에서 “아직도 행방이 묘연한 주민의 수가 여전히 1000명을 넘는다”고 밝혔다. 마우이에서 화재는 11일째 이어지고 있으며, 주요 피해지역인 라하이나의 화재진압률은 90%, 나머지 지역의 진압률은 80∼85%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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