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는 지루해”…테러 찾아 떠나는 아프간 청년들 [세계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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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청년 조직원 수백 명이 더는 '평화로운' 나라에 갇혀있기 싫다며 아프간을 떠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 보도했습니다.
순교를 찬양하고 극단적인 이슬람주의를 표방하며 자랐지만, 탈레반이 '평화롭게' 장악하고 있는 조국 아프간에서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
TTP는 파키스탄 정부의 대규모 무장 세력 소탕 작전에 세력이 쪼그라든 상태였는데, 아프간에서 온 탈레반 청년들로 다시 세를 키우고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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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유일한 희망은 순교"…아프간 떠나는 탈레반 청년들
탈레반 청년 조직원 수백 명이 더는 '평화로운' 나라에 갇혀있기 싫다며 아프간을 떠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 보도했습니다. 이 청년들은 이슬람학교(마드리사)에서 수년 동안 종교 교육을 받으며 유년기를 보냈습니다. 순교를 찬양하고 극단적인 이슬람주의를 표방하며 자랐지만, 탈레반이 '평화롭게' 장악하고 있는 조국 아프간에서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 "탈레반 재집권 뒤 아프간의 젊은 탈레반들은 군인이나 경찰로 재배치됐지만, 그 일에 지루함을 느낀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결국 그들은 '순교하기 위해' 국경을 넘고 있습니다.
■ 가자, 파키스탄으로…번지는 극단주의
아프간을 떠난 이들은 주로 옆 나라 파키스탄으로 갑니다. '파키스탄 탈레반(TTP)' 같은 현지 무장 세력과 합류하기 위해서입니다. TTP는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과는 별개의 조직입니다.
몰려드는 극단주의 세력에 파키스탄 국경은 테러가 크게 늘었습니다. 파키스탄 평화연구소(Pak Institute for Peace Studies Pvt Ltd.)의 조사 결과, TTP는 지난 1년 동안 최소 123건의 테러 공격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탈레반 정권이 아프간을 장악하기 전보다 2배나 늘어난 수치입니다.
당연히 파키스탄 정부는 탈레반 정권에 아프간 국경 통제를 강화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탈레반이 조직원의 일탈을 방조하고 있다고 비판도 합니다. 국제 사회의 공식 인정을 받고 싶은 탈레반은 조직원들에게 "아프간 밖에서 공격을 개시하지 말라"고 말은 하고 있지만, 실제적인 조치는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틈타 TTP가 본격적으로 병사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TTP는 파키스탄 정부의 대규모 무장 세력 소탕 작전에 세력이 쪼그라든 상태였는데, 아프간에서 온 탈레반 청년들로 다시 세를 키우고 있다는 겁니다. TTP 합류를 원하는 아프간 탈레반 조직원들을 도와서 국경을 넘을 수 있게 하라는 조직 내부 지시가 있었다는 보도도 나옵니다.
■ 무시도 인정도 못 해…딜레마에 빠진 서방
이런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드는 건 '미·중 패권 경쟁'입니다. 그동안 미국 중심 서방은 고강도 경제 제재를 통해 탈레반 정권을 압박해 왔습니다. 사실상 해외 원조에 의지해 살아가던 아프간에 원조 상당 부분을 끊어버렸습니다.
하지만 탈레반은 중국의 투자를 끌어들이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중국의 한 에너지 기업은 아프간 정부와 협약을 맺고, 아프간 북부 아무다리야강 유역의 유전 채굴권을 따냈습니다. 이 협약에 따라 앞으로 3년 동안 7천억 원이 넘는 중국 자본이 아프간으로 흘러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도 아프간과의 밀착을 환영합니다. 미국의 영향력이 약해진 중동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기회인 데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대표적인 치적사업, '일대일로'를 성공시키는 데도 아프간의 협조가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미국도 두고 볼 수만은 없게 됐습니다. 미국은 지난달 말 카타르 도하에서 탈레반 대표들과 공식 접촉했습니다. "아프간의 인권 상황과 경제난을 논의하는 자리"라며 "어떤 형태로든 탈레반을 인정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지만, 어쨌든 탈레반과 마주 앉은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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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주 기자 (ra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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