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91억 듀오’ 떠나고 투수 줄부상에도 압도적 1등이라니… 장현석도 이 저력과 함께할까

김태우 기자 2023. 8. 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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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다저스는 확실한 리더들의 존재감 속에 위기를 극복했다
▲ 다저스와 90만 달러에 계약하며 미국 도전의 발을 내딛는 장현석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A 다저스는 리그를 대표하는 명문이자 전국구 인기 팀이다. 2013년 이후로는 성적도 뒷받침이 되고 있다. 2013년 이후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패권을 차지하지 못한 건 2021년 딱 한 번이다. 그 당시에도 다저스는 106승을 했었다. 샌프란시스코가 107승으로 1승을 더했을 뿐이다.

포스트시즌에서의 약세는 아쉬움으로 남지만, 다저스는 ‘매년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는 팀’이라는 명문의 조건을 가장 잘 충족하고 있는 팀으로 뽑힌다. 하지만 시즌 전망이 항상 좋은 건 아니었다. “다저스가 약해질 것”, “다저스가 무너질 것”, 심지어 “다저스의 장기 집권이 끝날 것”이라는 호사가들의 전망은 근래 들어 매년 있었다.

주축 선수들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떠날 때마다 이런 비판이 불거졌다. 2022년 시즌을 앞두고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클 수 있었던 유격수 코리 시거(29‧텍사스)를 잡지 않았을 때 그랬다. 시거는 텍사스와 10년 3억2500만 달러(약 4363억 원)에 계약했다. 몸값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치솟자 다저스는 시거를 일찌감치 포기하고 트레이드 시장에서 트레이 터너(30‧필라델피아)를 데려와 대체 자원을 마련했다.

그런데 그런 터너조차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팀을 떠났다. 다저스는 페이롤을 줄이기 위해 터너를 포기하는 것을 선택했고 이렇다 할 계약조차 제안하지 않았다. 그렇게 공‧수에서 리그 정상급 기량을 가진 터너도 필라델피아와 11년 총액 3억 달러(약 4028억 원)에 계약하며 다저스를 떠났다. 큰 마음을 먹고 영입한 트레버 바우어는 성폭력 혐의로 다저스와 인연이 반 시즌만에 끝나는 시련도 있었다.

선발이 약해졌고, 타격도 약해졌고, 영입한 선수라고는 이미 전성기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베테랑 선수들뿐이었다. 맥스 슈어저와 터너를 트레이드로 영입할 당시 워싱턴에 넘긴 수많은 특급 유망주들이 생각난다는 비판도 있었다. 실제 다저스는 시즌 초반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지난해 리그 최강이었던 불펜이 흔들렸고, 부상자가 속출한 마운드의 구멍이 컸다. 그 가운데 팀 성적이 롤러코스터를 탔다.

하지만 다저스는 올해도 무너지지 않았다. 다저스의 내리막에 베팅했던 모든 이들의 입을 다물게 하는 성적이다. 다저스는 18일(한국시간) 현재 11연승의 신바람을 타며 지구 선두 독주 체제를 갖췄다. 74승46패(.617)로 어느덧 자신들의 성적을 회복했다. 약해진 전력, 수많은 투수 부상자들을 고려할 때 놀랍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성적이다.

▲ 다저스는 클럽하우스의 문화와 저력을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시즌 운영도 빛을 발하고 있다

‘타도 다저스’를 위해 수많은 돈을 퍼부은 샌디에이고, 그리고 시즌 초반 놀라운 기세를 선보였던 애리조나, 전통의 라이벌인 샌프란시스코의 견제를 모두 뿌리쳤다. 이제 2위 샌프란시스코와 경기차는 10.5경기로 벌어져 또 한 번의 지구 우승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는 흐름이다.

야수진에서는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이라는 ‘투자 선수’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 두 선수는 시즌 내내 팀 타선을 이끌며 다저스가 무너지지 않는 결정적인 원동력을 제공했다. 여기에 팀 타율은 조금 떨어지지만 화끈한 장타로 득점력을 유지하고 있다. 맥스 먼시와 윌 스미스는 물론, 올해 영입한 J.D 마르티네스가 대활약했다. 제임스 아웃맨의 등장, 그리고 제이슨 헤이워드라는 베테랑의 분전도 빼놓을 수 없다. 선수들을 적시적소에 활용하는 용병술도 빛을 발한다.

마운드는 돌려막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팔꿈치 수술로 장기 이탈이 예고된 워커 뷸러는 물론, 클레이튼 커쇼, 훌리오 우리아스, 더스틴 메이 등의 선발 투수들이 부상자 명단에 갔다 왔거나 지금도 있는 상황에서 바비 밀러 등 젊은 투수들을 적절히 등용해 버텼다. 시즌 초반 문제가 심각했던 불펜도 올스타 브레이크를 전후해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트레이드 데드라인에서 랜스 린과 조 켈리를 영입하며 다시 승부를 거는 발판이 됐다.

반대로 다저스를 떠난 터너는 부진하다. 열광적인 필라델피아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는 등 상황이 심각하다. 지난해 194안타를 때렸던 터너는 올해 119경기에서 타율 0.250, 출루율 0.302라는 리그 평균보다도 낮은 공격 생산력에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21홈런-100타점을 기록했던 그때 그 경기력과는 동떨어져 있다.

CBS스포츠 또한 19일(한국시간)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선수로 터너를 지목하면서 ‘이 선수 아니면 누구겠는가. 터너는 3억 달러에 달하는 11년 계약의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수비 위치와 주루 가치 덕에 여전히 WAR 2.0 정도를 기록할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필라델피아는 4.0 이상을 바랐을 것’이라고 혹평했다. 8월 들어 조금 나아지고 있지만 몸값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다저스의 저력은 성적뿐만 아니라 팜 시스템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능력에서도 빛을 발한다. 다저스 팜은 매년 꾸준히 좋은 선수들을 육성하고 있으며, 제법 많은 상위 유망주들이 트레이드로 팔려나간 상황에서도 ‘TOP 10’을 유지하고 있다.

▲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오른쪽)이 부임한 이래 다저스는 성적과 육성을 모두 잡는 팀이 됐다
▲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장현석의 빅리그 데뷔를 2027년으로 예상했다 ⓒ곽혜미 기자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은 최근 다저스와 90만 달러(약 12억 원)에 계약한 장현석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그만큼 좋은 우완 유망주들이 많아 이들과 경쟁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장현석의 영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망주 둘을 희생하는 트레이드까지 단행한 만큼 장현석을 키우려는 다저스의 확실한 의지는 실감할 수 있다. 좋은 대우를 받고 입단한 건 향후 더블A까지의 순탄한 행보를 예감케 한다.

메이저리그 파이프라인은 최근 업데이트한 다저스 유망주 랭킹에서 장현석을 22위에 올리며 2027년 메이저리그 데뷔를 예상했다. 개빈 스톤 등 현재 우완 최고 유망주들이 올해 혹은 내년까지 메이저리그 데뷔를 마치면, 장현석을 필두로 한 그 다음 세대가 주목받을 전망이다. 다저스의 이런 저력을 장현석이 함께 할 수 있을지, 그렇다면 그것이 언제가 될지가 팬들의 장기적인 흥미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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