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성폭행범도 쉽게 구한 '너클'…'총기천국' 美에선 벌금 '6억'

김도균 기자 2023. 8. 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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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뒷산에서 대낮에 여성을 성폭행하고 중태에 빠뜨린 최모씨(30)는 호신용 무기 너클을 사용했다.

손가락에 끼우는 호신용 무기 너클은 인터넷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지만 관련 규제가 없다.

범행 도구가 된 너클은 관련법에서 호신용품으로 분류돼 인터넷에서 개당 8000원 안팎이면 쉽게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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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4시40분쯤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호신용품인 '너클'을 검색한 모습. 개당 8000~1만원 사이에 너클을 구매할 수 있다./사진=온라인 쇼핑몰 갈무리


서울 시내 뒷산에서 대낮에 여성을 성폭행하고 중태에 빠뜨린 최모씨(30)는 호신용 무기 너클을 사용했다. 손가락에 끼우는 호신용 무기 너클은 인터넷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지만 관련 규제가 없다. 최근 이상동기(묻지마)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며 호신용품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살상력이 짙은 호신용품에 대해서는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강간살해 혐의 피의자 최씨는 지난 17일 오전 11시와 정오 사이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 공원 근처 산 속에서 처음 보는 30대 여성을 양손에 너클을 착용하고 구타하고 성폭행했다. 금속제 너클을 낀 주먹에 맞은 피해자는 이날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다.

범행 도구가 된 너클은 관련법에서 호신용품으로 분류돼 인터넷에서 개당 8000원 안팎이면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소지하는 데 허가가 필요하지도 않다. 이번 사건에서 사용된 너클보다 타격 부위가 뾰족해 살상력이 큰 제품도 마찬가지다.

호신용품 중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물품은 많지 않다. 호신용 스프레이도 일반 스프레이는 허가가 필요하지 않다. 압축가스의 힘으로 발사되는 가스분사기의 경우만 관할 경찰서장의 허가가 필요하다.

18일 오후 4시40분쯤 캡처한 네이버 쇼핑 베스트 차트. 전날 전체 연령대에서 2번째로 인기 있었던 품목은 '호신용품'이다./사진=네이버 쇼핑 갈무리


얇은 옷을 투과할 수 있는 정도의 1만∼2만 볼트 수준의 전기충격기 역시 누구나 구입할 수 있다. 전압이 3만∼6만볼트까지 올라야 경찰의 허가를 받아야 소지할 수 있는 제품으로 분류된다

해외에서는 너클의 경우만 해도 치명적인 부상을 입힐 수 있는 불법 무기로 취급해 소지나 사용을 금지하는 국가도 있다. 영국에서는 너클을 소지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도 소지·판매가 규제된다. 지난 5월 월마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온라인으로 너클을 판 혐의로 50만달러(약 6억 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전문가들은 너클 같은 살상력이 짙은 무기는 호신용품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너클은 다른 호신용품에 비해 근거리에서만 효과적이라 다른 사람이 나를 공격할 때 내 몸을 지키는 호신용으로 선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방어용보다 공격성이 짙다는 점을 고려하면 너클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호신용품이 방어하는 범위를 넘어서서 상대방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면 살상력의 정도를 수치화해서 규제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서울 신림동 상가 골목에 이어 이달 3일에도 분당 서현역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벌어지면서 인터넷쇼핑을 중심으로 호신용품 수요가 크게 늘었다. 신림동 사건 직후인 지난달 23일 기준 네이버 쇼핑에서 가장 많이 검색하거나 구매한 카테고리가 호신용품이었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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