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편파적인 씨네리뷰]
■편파적인 한줄평 : 꿈꾼 듯 94분이, 순삭.
알찬 작품을 만나다니, 시쳇말로 ‘핵꿀’이다. 잘 짜인 플롯에 현실적인 캐릭터가 녹아든다. 미스터리물인데도 어딘가 있을 법한 이야기처럼 보인다. 러닝타임 94분간 홀린 듯 잘 수 없는, 영화 ‘잠’(감독 유재선)이다.
‘잠’은 신혼부부 현수(이선균)와 수진(정유미)의 행복한 일상에,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이 시작되면서 벌어지는 심리 미스터리물이다. 2023년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깜짝 초청되며, 개봉 전부터 파란을 일으킨 작품이다.
패기만만한 영화의 등장이다. 일부러 독특한 척 하거나 예술인 척 하지 않는데도, 개성 넘치고 반짝거린다. 이 작품을 데뷔하는 신예 유재선 감독의 번뜩이는 재치와 위트, 섬세한 관찰력이 어우러져 무서운데도 웃음이 터지는 묘한 작품이 탄생한다. 보는 이도 저항할 새 없이 영화 안으로 빨려든다.
‘수면 중 이상행동’이란 소재에 층간소음, 출산, 빙의 등 조합을 예상해본 적없는 장치들을 꾸려 긴장감을 더 극적으로 끌어올린다. 필름이 돌아갈수록 관객들은 ‘현수’의 비밀이 무엇인지 저마다 추리하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또한 ‘수진’의 심리 변화 역시 거부감없이 따라가며 엔딩을 향해 함께 달릴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직업이나 처해진 상황 등도 세밀하게 설계해 구멍 없이 탄탄한 이야기를 완성한다. 흡인력과 몰입도가 높아지는 이유기도 하다. 감각적인 컷 구성을 보는 재미도 있다. 극단적인 클로즈업이 얼마나 강렬한 감정을 전달해주는지 경험하게 된다.
이선균과 정유미는 존재감만으로 이야기를 꽉 채운다. 몇 안 되는 등장인물로 구성됐지만 이야기가 비어보이지 않는 건 이들의 찰떡 같은 호흡이 곳곳을 채워가기 때문이다.
한가지 걸리는 구석도 있다. 여러 블록버스터들 사이 작지만 탄탄한 이 작품에 예비관객들이 얼마나 지갑을 열지는 미지수다. 세련된 독립영화를 보는 듯한 인상도 지울 수 없어, 기존 상업영화들의 ‘크고 쩌든 맛’을 좋아하는 이라면 다소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고구마지수 : 0.5개
■수면제지수 : 0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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