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면서 살 빼는 시대, 정말 올까" 달아오르는 비만치료제 시장

김성화 2023. 8. 1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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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GLP-1 계열 치료제 임상 3상 준비…대원제약, 삼중작용제 개발 돌입
동아ST 옥신토모듈린, 유한양행 GDF15, 대웅제약 SGLT-2 억제제 기반 치료제 개발 나서

[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자유롭게 먹으면서도 살 빼는 방법'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시대. 제약업계가 이런 수요를 놓치지 않으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먹으면서 살을 뺄 수 있는 비만치료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중 최근 눈길을 끄는 제약사는 한미약품이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 주식예탁증서(ADR)의 주가가 17.23% 오르면서다. 노보 노디스크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개발한 제약업체. 위고비는 최근 주 1회 피하주사로 주요 심혈관 사건(MACE) 발생률이 위약군 대비 20% 감소했다는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주요 심혈관 사건(MACE) 발생률이 위약군 대비 20% 감소했다는 임상 결과를 발표함에 따라, 같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한미약품도 주목 받고 있다. [사진=언스플래쉬]

GLP-1은 소장의 끝 부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돼 왔는데, 최근에는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여러 차례 증명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 또한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가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될 때 체중감량 효과가 도드라지는 점에 착안해 비만치료제로 재개발했다.

한미약품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같은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어서 주목받는다. 한미약품은 주사제형의 대사질환 치료제로 개발해 온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만치료제로 적응증을 변경해 출시하기 위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3상 진행을 위한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서(IND)를 제출했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로 한국 비만치료제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GLP-1의 비만치료 효과가 BMI 30㎏/㎡인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맞춰져 있고, 이에 따라 대한비만학회가 정한 한국인 비만 기준인 25㎏/㎡에 맞춰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한미약품은 삭센다가 글로벌과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보이고 있음에 따라 더 주목 받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삭센다는 2020년 기준 17억5천만 달러(약 2조 3천385억원)인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10억 달러(약 1조 3천363억원)를 차지했다. 또 삭센다는 1억1천200만 달러(약 1천500억원)인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도 2천874만 달러(약 384억원)로 시장 점유율 1위다.

이와 함께 한미약품은 비만치료제 '에페시페그트루타이드'도 개발 중이다.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는 글루카곤 수용체, GIP 수용체, GLP-1 수용체를 모두 활성화하는 삼중작용제다. 비만을 동반한 비알코올성지방간(NAFLD) 환자 대상 임상 1상에서 의미 있는 지방감소 효과를 보였다.

대원제약 또한 바이오 벤처기업인 팜어스 바이오사이언스와 계약을 통해 팜어스의 삼중작용제를 비만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대원제약은 삼중작용제의 이상적인 비율을 도출해 위장관 부작용을 줄이고, 생산이 용이하며, 혈당 강하와 체중 감소 효과는 더 높인 약물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동아ST의 미국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는 6월 미국 당뇨학회(ADA)에서 비만치료제 'DA-1726'의 체중 감소 효과 발표했다. [사진=동아ST]

동아ST는 미국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옥신토모듈린 유사체 계열의 'DA-1726'를 개발 중이다. 옥시토모튤린은 음식을 섭취하면 소장에서 방출되는 호르몬으로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해 식욕 억제와 인슐린 분비 촉진, 체중 감소, 혈당 조절 등을 유도한다고 알려져 있다.

DA-1726은 비만 동물 모델에서 GLP-1 유사체 세마글루타이드와 유사한 음식 섭취량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또 GLP-1, GIP 이중작용제인 티르제파티드 대비 더 많은 음식 섭취량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체중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지난해 비만치료제로서는 처음으로 티르제파타이드를 통해 평균 체중 20% 감량 효과를 보인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기에 DA-1726도 기대되고 있다.

GLP-1 외 다른 기전을 통한 비만치료제 개발도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은 GDF15 단백질의 지속형 변이체 약물인 'YH34160'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GDF15는 뇌에 존재하는 GDF15 수용체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식욕 억제를 통한 체중 감량을 유도한다. 특히 기존 경구용 비만 치료제가 주로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로 의존성과 심혈관계 관련 부작용 우려가 있는 것에 반해, YH34160은 체중 감소 효과에도 낮은 부작용이 예상되는 물질이다.

SGLT-2 억제제를 활용해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한 기업들도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 국산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신약인 '엔블로'를 출시한 대웅제약은 여기에 식욕억제제를 더한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DWP306001'의 국내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다.

2021년 미국 버팔로대학교는 제2형 당뇨병 환자 72명을 대상으로 SGLT-2와 GLP-1를 나눠 처방한 결과, SGLT-2를 처방받은 그룹은 2.8㎏로 GLP-1 처방 그룹 1.15㎏보다 높은 체중감소 효과를 나타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아직 SGLT-2 억제제 중 비만치료제로 승인된 약물은 없지만, 엔블로가 이미 출시된 만큼 효능만 입증되면 제품 출시까지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는 비만치료제는 의약품이기에 대중들이 생각하는 다이어트 보조제와는 다르다"며 "실제로 어떤 사람에게 얼마나 적용할지는 약이 개발된 후 출시되는 과정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성화 기자(shkim06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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