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 리뷰] '케인 1골 1도움X김민재 68분' 뮌헨, 브레멘 4-0 완파...'12시즌 연속 개막전 무패'
[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베르더 브레멘을 격침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센터백 김민재는 리그 데뷔전을 치렀고 해리 케인은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뮌헨은 19일 오전 3시 30분(한국시간) 독일 브레멘에 위치한 베저스타디온에서 열린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라운드 개막전에서 브레멘 4-0 완승을 거뒀다.
[경기 포인트] '김민재X케인' 전력 보강 뮌헨, DFB 슈퍼컵 놓치고 좌절
지난 시즌 뮌헨은 가까스로 '마이스터샬레(독일 분데스리가 우승)'를 사수했다. 시즌 마지막 최종전에서 힘겹게 도르트문트를 끌어내리고 챔피언에 등극했다. 그것도 이재성이 이끄는 마인츠가 도르트문트를 잡지 않았다면 불가능할 일이었다.
절치부심한 뮌헨과 토마스 투헬 감독은 이적시장을 분주히 돌아다녔다. 첫 번째로 이탈리아를 평정한 센터백 김민재가 영입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파리 생제르맹(PSG) 등과 경쟁했지만 가장 늦게 영입전에 뛰어들어 계약에 성공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진심이었다. 김민재 영입이 공식 발표되자 "김민재가 합류해 매우 기쁘다. 그는 좋은 사람이고 컨디션이 완벽하며 출전 준비가 됐다. 김민재가 뮌헨과 동행하기로 결정해 정말 기쁘다. 김민재는 최고의 영입이다. 더 휴가를 주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만 원치 않았다. 얼마나 김민재가 전문적이고 집중적인지 알려준다"라며 기뻐했다. 테게른제 전지훈련장에 도착한 김민재를 보자 "만나서 정말 반가워!"라고 하이파이브를 하며 포옹을 나눴다. 그러면서 "너를 만나 정말 정말 행복해!", "넌 정말 잘 할 거야! 내가 약속할게!"라며 특별한 응원 메시지를 건네기도 했다.
다음은 스트라이커 케인이다. 뮌헨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와 작별한 다음 사디오 마네를 영입했지만 득점력을 놓고 골치를 앓았다. 그 결과 토트넘 훗스퍼와 두 달 가까이 진행된 협상 끝에 케인을 전격 영입하면서 블록버스터급 계약을 체결했다.
얀 크리스티안 드리즌 뮌헨 CEO는 "긴 과정이었지만 이제 케인이 뮌헨 유니폼을 입게 되어 기쁘다. 그는 처음부터 우리에게 있어 꿈만 같은 선수였다. 그는 우리 뮌헨 DNA에 완벽히 들어맞는다. 월드클래스 센터 포워드는 뮌헨에 있어 항상 중요한 요소였다. 우리는 케인이 그 성공을 이으리라 확신한다"라며 만족감을 전했다. 케인 역시 "뮌헨 일원이 되어 기쁘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 중 하나다. 나는 내 커리어 동안 늘 최고 수준에서 경쟁하고 스스로를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클럽은 위닝 멘탈리티로 정의된다. 뮌헨에 오게 되어 기분이 정말 좋다"라고 웃었다.
공수 보강에 성공한 뮌헨에 기대감이 고조됐지만 이내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라이프치히와 치른 DFB 슈퍼컵에서 0-3 완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김민재와 케인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지만 이미 전반전 동안 두 차례 실점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두 선수는 후반전 돌입 이후 차례로 교체 투입됐지만 이미 기운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글로벌 매체 'ESPN'에 따르면 케인은 DFB 슈퍼컵 이후 "(독일어를) 배우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확실히 정말 어렵다. 나는 가능한 한 문화적으로 잘 어울리고 독일어를 배워 팬들과 친해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팬들은 내가 경기를 잘 하길 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독일어를 하지 못해도 계속 득점한다면 크게 실망하지 않으리라 확신한다. 당연히 매 시즌 우승하고 싶다. 토트넘 시절에도 트로피를 위해 노력하지 않은 시기는 없었다. 단지 트로피뿐만 아니라 스스로 뮌헨 같은 클럽에 있기 위해 밀어붙이는 것이다. 압박감은 훨씬 높고 우승하지 못한다면 실패하는 것이다. 그것(우승)이 내가 온 이유다"라며 각오를 불태웠다.
[선발 명단] '원톱 케인+센터백 김민재' 리그 데뷔, 뮌헨 베스트 라인업 출격
그렇게 돌입한 독일 분데스리가 개막전. 뮌헨은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원톱으로 케인이 나섰다. 2선에선 킹슬리 코망, 자말 무시알라, 르로이 사네가 포진했다. 중원은 레온 고레츠카, 조슈아 키미히가 지켰다. 4백은 알폰소 데이비스,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호흡했다. 골문은 스벤 울라이히가 지켰다.
이에 맞서는 홈팀 브레멘은 3-1-4-2 포메이션으로 출격했다. 투톱 마빈 둑쉬, 니클라스 퓔크루그가 득점을 노렸다. 아래에선 안토니 융, 레오나르도 비텐코트, 옌스 스타게, 미첼 바이저가 지원 사격했다. 3선은 센느 리넨이 책임졌다. 수비는 마르코 프리들, 말코스 벨코비치, 아모스 피퍼가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지리 파브렌카가 꼈다.
[전반전] '사네 선제골' 뮌헨 빠르게 리드, 김민재 역시 '철기둥 모드'
균형이 빠르게 깨졌다. 전반 4분 김민재가 헤더로 걷어낸 장면부터 역습이 진행됐다. 사네가 하프라인 아래로 내려온 케인과 패스를 주고받아 라인 브레이킹에 성공했다. 속도를 높인 다음 일대일 찬스에서 깔끔한 마무리로 득점에 성공했다.
브레멘도 곧바로 반격했다. 전반 8분 측면에서 전개된 둑쉬 크로스가 날카롭게 향했다. 순간 달려든 퓔크루그가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분위기가 고조됐다. 뮌헨이 격차를 벌리고자 고삐를 당겼다. 전반 10분 케인이 짧게 처리된 프리킥을 과감하게 슈팅했지만 상대 육탄 방어에 막혔다. 전반 19분 측면 코망 돌파 이후 중앙에서 컷백을 받은 마즈라위가 슈팅했지만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센터백 김민재도 힘을 보탰다. 전반 26분 후방에서 전방으로 롱볼을 투입해 코망에게 정확히 연결했다. 전반 32분 하프라인 위쪽까지 올라와 경합해 브레멘 공격을 차단했다. 전반 37분 상대 진영으로 과감하게 전진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남은 시간 추가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전반 44분 뮌헨 코너킥 찬스에서 김민재가 브레멘 수비 사이에서 헤더를 시도했지만 골키퍼 정면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전은 뮌헨이 이른 시간 선제골에 힘입어 1-0으로 앞선 채 끝났다.
[후반전] 케인 '1골 1도움', 사네 '멀티골', 뮌헨 브레멘 격침...김민재 68분 OUT
후반전 돌입과 함께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후반 1분 김민재가 공중볼을 잡고 건넨 패스가 애매하게 흘러 브레멘 역습이 전개됐다. 퓔크루그가 건넨 컷백이 다리 사이를 통과해 문전으로 향했다. 바이저가 넘어지면서 슈팅했지만 옆으로 빗나갔다.
양 팀 공격이 오갔다. 브레멘은 후반 6분 둑쉬 돌파로 기회를 노렸지만 빠르게 쫓아온 김민재에 막혀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고 오프사이드도 선언됐다. 김민재는 후반 9분 퓔크루그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경고를 내줘 시즌 첫 옐로카드를 받았다. 뮌헨은 후반 12분 코망이 데이비스 패스를 받아 슈팅했지만 우측 골대를 강타하고 말았다.
교체 카드가 나왔다. 브레멘은 바이저, 리넨, 비텐코트가 나오고 올리버 버크, 크리스티안 그로스, 로마노 슈미트가 차례로 들어갔다. 뮌헨은 김민재를 불러들이고 마타이스 더 리흐트를 넣었다. 김민재는 68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고 데뷔전을 마쳤다.
격차가 벌어졌다. 후반 29분 데이비스가 속도를 높여 높은 위치로 오버래핑했다. 중앙으로 같이 뛰어든 케인에게 정확히 패스가 연결됐다. 수비 사이에서 기회를 잡은 케인이 구석을 슈팅했다. 볼은 피퍼 맞고 굴절되어 그대로 뮌헨 추가골이 됐다.
뮌헨이 승부수를 던졌다. 고레츠카, 무시알라, 코망, 케인이 차례로 나오고 콘라드 라이머, 토마스 뮐러, 에릭 막심 추포-모팅, 마티스텔이 투입됐다. 종료 직전 골잔치가 벌어졌다. 후반 45분 라인 브레이킹에 성공한 사네가 멀티골을, 후반 추가시간 컷백을 받은 텔이 니어 포스트를 겨냥한 강력한 슈팅으로 쐐기골을 기록했다. 결국 뮌헨은 브레멘 원정에서 4득점 0실점 완승을 거두며 시즌 첫 승전고를 울렸다.
[주요 선수 평점] 공격은 케인, 수비는 김민재, 두 신입생 모두 퍼펙트
DFB 슈퍼컵을 놓친 아쉬움을 완벽히 털어낸 뮌헨. 베스트 라인업으로 출격한 효과를 톡톡히 맛보며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공격진에서 눈여겨볼 선수는 역시 케인과 사네다. 케인은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플레이메이커와 스코어러로서 스스로를 증명했다. 사네는 풀타임 내내 측면에서 날카로운 움직임을 가져가며 멀티골을 완성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케인에게 8.9점, 사네에게 8.6점을 부여했다.
우려되는 부분은 부상이다. 후반 35분 케인이 그라운드에 쓰러져 의료진 투입을 요청했다. 종아리 부분에 통증이 느껴지는 것처럼 보였다. 중앙과 측면, 전방과 중원을 바삐 오갔던 여파다. 다만 표정이 어둡진 않아 심각한 부상으로 느껴지진 않는다.
4백에선 데이비스와 김민재가 주목된다. 데이비스는 빠른 속도를 살려 시종일관 브레멘 측면을 파괴했다. 종료 직전 뮌헨이 애지중지 키우는 텔의 득점을 어시스트해 공격포인트까지 쌓았다. 김민재는 독일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나폴리 시절과 마찬가지로 수비는 물론 연계까지 도맡아 후방 빌드업 과정의 시작점 역할을 수행했다. '소파 스코어'는 데이비스에게 8.2점, 김민재에게 7.1점을 줬다.
선발 출전에 성공한 김민재로선 여러모로 고무적인 경기다. 투헬 감독은 센터백 김민재, 더 리흐트, 우파메카노 가운데 오늘 경기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를 선택했다. 프리시즌 동안 컨디션이 완벽하지 못했던 모습이 반영됐다. 김민재는 엄청난 열기를 자랑하는 브레멘 원정에서 치명적인 실수 없이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개막전을 잡고 시즌 첫 승전고를 울린 뮌헨.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2연패'는 물론 축구 역사상 아직까지 없는 '트레블 3회 달성'에 도전한다. 뮌헨은 28일 오전 0시 30분 홈인 알리안츠 아레나로 아우크스부르크를 불러들여 연승을 노린다.
[경기 결과]
베르더 브레멘(0) : -
바이에른 뮌헨(4) : 사네(전반 4분, 후반 45분), 케인(후반 29분), 텔(후반 4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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