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체포동의안' 불안…'이재명 체제' 적신호

박정민 2023. 8. 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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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비회기 영장" 요구에도…檢 '9월 청구' 유력
모호한 '체포안 가결'…비명계는 당론화 요구
'구속 시 거취'도 이견…친명 "사퇴해도 혼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당대표 취임 후 네 번째 검찰조사를 마친 가운데 향후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구속영장 전망을 놓고 민주당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민주당의 바람과는 달리 회기 중 영장청구로 인한 '체포동의안 표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의 거취와 관련해서도 설왕설래(說往說來)를 벌이고 있다.

◆ '비회기 영장' 촉구하는 민주…'체포안 가결'엔 거리두기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7일 오전부터 18일 새벽까지 13시간이 넘는 검찰조사를 받았다. 지난 1월 10일(성남FC 후원금 의혹), 1월 28일·2월 10일(대장동·위례 개발특혜 의혹)에 이은 네 번째 조사로, 이 대표는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과 공방을 벌였다.

이 대표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두고 "조작 수사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면 제 발로 출석해 (영장)심사를 받겠다"며 "저를 보호하는 국회는 열리지 않을 것이다. 검찰은 꼼수를 포기하고 비회기에 영장을 청구하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역시 8월 국회 비회기를 추진하며 검찰에 비회기 중 영장청구를 촉구하는 상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 조사를 위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이 대표 측이 '비회기 구속영장'을 원하는 이유는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없이 바로 영장실질심사에 출두할 수 있어 표결과 관련된 당내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에서는 '백현동 의혹'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합쳐 정기국회가 열리는 9월 이후 이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2월에도 '성남FC 의혹'과 '대장동 의혹'을 합쳐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정기국회 기간에는 비회기를 만들 수 없어 검찰의 영장청구 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은 불가피하다.

민주당은 지난달 의원총회를 통해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를 결의했으나 실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전망에 대해서는 모호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18일 라디오에서 "각자의 소신과 양심에 따라 판단하면 될 문제"라고 밝혔으며 고민정 최고위원도 같은날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의 경우에는 "저는 당당하게 부결 표를 던질 것"이라고 선언했다.

◆ 친명 "李 중심 일치단결" vs 비명 "비대위는 불가피"

비명(비이재명)계에서는 체포동의안 표결 시 '가결 당론'을 요구하며 이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18일 통화에서 "이 대표와 민주당이 모두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마당에 체포동의안 표결로 다시 분란이 생겨서 되겠느냐"며 "이 대표가 나서서 가결 당론을 호소하는 것이 옳은 방향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친명계 관계자는 "가결 당론을 하자고 하면 비명계 등에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말이 또 나올 것"이라며 "당론을 만들지 않아도 의원들이 '불체포특권 포기' 결의에 맞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기 전 인근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검찰 출석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구속 시 거취에 관해서도 상반된 주장이 오가고 있다. 친명계는 이재명 체제의 유지와 일치단결을 주장하는 반면, 비명계는 지도부 총사퇴·비대위 전환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18일 "구속이 되었다고 해서 사퇴한다고 하면 더 큰 혼란이 있을 것"이라며 "당 내부 구성원들이 일치단결해서 정부의 폭정을 견제하고 국회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립 성향의 중진 의원은 18일 통화에서 "부당한 구속이라 하더라도 일단 구속되면 여러 가지 면에서 당 대표직을 수행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라며 "현실적으로 비대위로 전환하자는 비명계의 요구가 힘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구속 시 이 대표 거취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최근 '대의원제 폐지' 논란 등 이 대표 측이 당내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구속되더라도 스스로 당권을 내려놓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그렇게 되면 비명계는 더더욱 위협을 느낄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 내부 갈등은 격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이 대표가 사퇴한다고 해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반등된다고 볼 근거는 없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내부 분란으로 공멸하는 것은 친명, 비명 모두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재명 체제가 유지되거나, 비대위로 전환되더라도 친명·비명 간의 타협으로 안정을 꾀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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