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이제 대세?…여전히 조심스러운 이유

나원식 2023. 8. 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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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톡톡]전국 아파트, 5주째 상승…전셋값도↑
서울, 노원 외 모두 상승…송파 0.31%, 올 최대 폭
'중국판 리먼사태' 우려…국내 부동산 영향 촉각

국내 집값 상승세가 굳건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국 아파트 가격은 한 달 넘게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고요. 서울은 13주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전셋값도 동반 상승하고 있고요.

정부의 정책 등으로 역전세 우려가 확연하게 줄어들면서 올해 하반기 국내 주택 시장에는 특별한 변수가 없는 것으로 여겨졌는데요. 이에 따라 집값이 더 이상 떨어지지는 않을 거라는 인식이 확산하며 주택 가격이 상승 곡선을 그리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서 우려의 시선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가 다시 악화할 경우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은 물론 주택 시장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입니다.

주간 아파트 매매 가격 변동률. /그래픽=비즈워치.

서울, 13주째 매매·전세 가격 동반 상승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둘째 주(14일 기준) 전국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은 0.04%로 전주와 같은 상승 폭을 유지했습니다. 5주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수도권의 경우 0.08%를 기록하며 전주(0.09%)보다 상승 폭이 다소 둔화했고요. 지난주 1년 2개월 만에 보합 전환한 지방 아파트 가격은 이번에도 보합세를 유지했습니다.

90주 만에 집값 상승세를 기록한 대구(0.03%→0.05%)의 경우 상승 폭을 더욱 확대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서울(0.09%→0.09%)은 여전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3주째 오르고 있는데요. 이번 주에는 보합을 기록한 노원구를 제외한 모든 구의 아파트값이 상승했습니다.

특히 그간 고공행진을 이어온 송파구의 경우 주간 가격 변동률이 0.31%를 기록하며 올해 들어 최대 폭을 찍었습니다. 용산구와 성동구는 각각 0.17%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송파구의 뒤를 이었습니다.

서울 주요 자치구 아파트 매매 가격 변동률. /그래픽=비즈워치.

정부 정책 등으로 역전세 우려가 확연하게 완화하면서 전셋값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 전국의 전세가격 변동률은 0.04%로 전주(0.03%)보다 상승 폭이 커졌습니다. 서울의 경우 0.11%를 기록하며 13주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고요.

부동산원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과 태풍의 영향으로 거래량은 많지 않지만 지역 내 주요 단지 위주로 매수 문의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며 "가격 회복 기대 심리로 인해 매도 호가가 상승하며 일부 상승 거래가 체결되는 등 전체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소비 심리도 살아나지만…중국 변수 '촉각'

역전세난 완화로 올해 하반기 국내 주택 시장에는 특별한 변수가 없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이런 와중에 청약 시장 열기가 이어지고 기존 아파트 가격도 상승 곡선을 그리자 집값이 오를 거라는 인식이 확산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주간 아파트 전세 가격 변동률. /그래픽=비즈워치.

실제 주택 시장의 소비 심리가 눈에 띄게 회복하고 있습니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최근 공표한 '7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월보다 2.9 포인트 오른 117을 기록했습니다.

이 지수는 부동산 중개업소와 일반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소비자의 행태 변화와 인지 수준을 0~200의 숫자로 수치화하는데요. 100보다 크면 가격 상승과 거래 증가 응답자가 많다는 뜻입니다. 특히 115∼200 구간은 상승 국면으로 구분합니다. 전국 지수가 상승 국면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5개월 만입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자 시장에서는 집값 바닥론이 갈수록 힘을 받고 있는데요. 올해 하반기 가을 이사 철을 기점으로 거래량이 더욱 늘고 상승세도 지속하면 '대세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최근 세계 경제 흐름이 심상치 않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예의주시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이 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하는 등 부동산 위기가 확산하고 있는데요.

국내 경기에도 후폭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입니다. 국내 부동산 시장의 경우 '제2의 레고랜드'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정부는 큰 영향은 없을 거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 부동산에 직접 투자한 게 많은 것이 아니다"며 "직접적인 영향은 적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전반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중국 경기에도 동시에 영향을 미치면서 우리나라 실물경제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부동산 시장의 경우 중국발 경제 위기 우려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하지만 실제 위기가 현실화했을 때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올해 하반기는 중국 변수에 따라 흐름이 순식간에 바뀔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최근 금융권에서는 가계대출 급증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커지고 있는데요. 이런 분위기도 주택 시장의 변수가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정부가 시중 은행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차입 조건과 대출 심사기준 점검 등을 시사했다"며 "향후 '가계부채 억제 방안'에 따라 아직 가격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수도권 외곽과 지방 중소 도시는 회복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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