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일한 실책 안 돼” 한화 23세 거포의 셀프비판…450홈런 레전드가 남긴 ‘진정한 교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프로라면 안일한 실책은 하면 안 된다. 좀 더 집중해야 한다.”
한화 거포 노시환(23)에게 지난 17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최정(SSG) 얘기를 꺼내자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말했다. 야구가 한참 안 됐던 작년에 최정을 찾아가 조언을 구한 사연은 단연 인상적이었다. 특히 최정의 꾸준한 홈런생산력을 리스펙트 했다. 실제 배워야 할 부분이다.
그런데 그게 전부일까. 아니다. 알고 보면 최정은 3루 수비력도 KBO리그 탑클래스다. 36세로 공수를 겸하기에 체력 부담이 있는 나이가 됐다. 그러나 최정은 꾸준히 좋은 수비력을 보여준다. 85경기, 695⅓이닝으로 리그 19위, 3루수 4위다. 수비이닝 상위 탑20에 최정을 제외하고 35세 이상의 선수는 없다.
최정은 올 시즌 단 9개의 실책을 범했다. 수비율 0.953.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500이닝 이상 소화한 3루수들 중 WAA 3위(0.116)다. 반면 95경기서 842.2이닝을 소화한 노시환은 16실책으로 리그 최다실책 3위다. 수비율은 0.944.
즉, 최정은 진정한 공수겸장 3루수인 셈이다. 노시환이 진짜 최정의 길을 따라가려면, 최정처럼 수비에서도 좀 더 건실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노시환의 수비력이 불안하거나 형편없는 건 아니다. 간혹 하지 않아야 할 실책이 나오는 편이다. 스스로 “프로라면 안일한 실책은 하면 안 된다. 좀 더 집중해야 한다. 에러를 줄여야 한다”라고 했다.
15일 창원 NC전의 경우, 6회초 닉 윌리엄스가 균형을 깨는 우월 투런포를 치면서 6회말 수비가 굉장히 중요했다. 여기서 무실점으로 넘어가면 흐름을 완전히 탈 수 있었다. 그러나 선두타자 박민우의 우선상 깊숙한 타구가 나왔고, 우익수의 송구를 받지 못하고 흘리면서 박민우의 득점을 막지 못했다.
노시환은 “실책은 체력의 문제는 아니다. 힘든 건 없다. 직전 공격서 1루에서 홈까지 뛰었을 땐 곧바로 수비를 할 때 힘들기는 하다. 그러나 수비 집중력이 떨어져도 그걸 뛰어 넘어야 한다. 에러를 줄여야 한다”라고 했다.
노시환은 변명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더 좋은 수비를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최정 역시 노시환 나이 때는 공수에서 엄청난 시행착오를 했다. 타격만큼 수비 훈련도 많이 하면서 3루를 지켰다. 3루수나 유격수 등 수비 부담이 있는 내야수가 나이를 먹고 지명타자로 이동하거나 포지션을 변경할 수 있지만, 최정은 3루에서 누군가에게 자리를 양보할 마음이 없다.
노시환은 올 시즌을 기점으로 리그 최고 3루수, 최고 홈런타자로 거듭났다. 그리고 항저우아시안게임 4번 3루수를 예약했다. 특히 태극마크를 달고 공수에서 건실한 모습으로 한국의 금메달을 이끈다면, 노시환은 ‘국제용’으로 기억될 것이다. 야구인생의 또 다른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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