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만·日 따라잡자”…인도·동남아도 ‘반도체 강국’ 정조준 [디브리핑]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인도를 비롯해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국가들이 반도체 투자 유치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면서, 중국을 대신할 새로운 반도체 생산국으로 자리매김해 ‘반도체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이들 국가들의 투자 경쟁 가세로 한국과 대만, 일본이 주도하는 아시아 반도체 산업 지도가 새롭게 재편될지 주목된다.
반도체 제조 투자 경쟁에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국가는 인도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지난달 말 인도 간디나가르에서 열린 세미콘 인디아 행사에서 인도가 반도체 산업에 제공할 수 있는 여러가지 혜택과 강점을 거듭 강조하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게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당시 모디 총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는 없다”고 말했다.
투자 유치를 위한 지원책 마련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021년 인도 정부는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목표로 100억달러 규모의 보조금 정책을 발표했다. 이듬해에는 해외 반도체 기업이 자국에 공장을 건설하면 많게는 비용 절반을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과 중국이 첨단 반도체 기술 이전과 수출 제재를 놓고 공방을 벌이는 사이, 인도는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수혜를 받기 위한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탈(脫)중국 움직임과 인도의 ‘반도체 유치전’이 맞물리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대(對)인도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미 반도체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지난 6월 인도 구자라트주에 생산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는 2024년 생산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미 반도체기업 AMD는 지난달 말 오는 2028년까지 인도에 약 4억달러를 투자하고, 벵갈루루 기술 허브에 최대 규모의 디자인 센터를 세우는 투자계획을 밝혔다. AMD는 올해 말까지 새 디자인 캠퍼스를 열어 5년 내에 3000여개의 새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인도는 반도체 공급망 확립을 위해 지난달 일본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양국은 인도 내 반도체 제조거점을 만들기 위해 협력키로 했다.
아슈위니 바이슈나우 인도 전자정보기술부 장관은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인도는 기술기관들을 통해 훈련된 풍부한 반도체 설계 기술자들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초기에 반도체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그 교훈들이 후속 프로젝트에도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태국 역시 글로벌 반도체 시장 내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첨단 기술산업 개발 및 제조역량 강화를 위해 태국에 진출하는 기업들에게 최대 13년간 법인세를 면제해주고 있다.
특히나 태국은 웨이퍼 다이싱(Dicing)이나 패키징과 같은 후공정보다 기술적으로 앞던 반도체 설계, 식각 등 전공정에 참여하는 업체들을 끌어들이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전공정 분야는 주로 한국과 대만, 일본 등이 담당해왔고,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과 더불어 후공정에 집중해왔다.
태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와 태국 공장 설립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태국 투자위원회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한 사실 확인을 하지 않은 상태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도 발빠르게 움직이며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발을 맞추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3위 기업인 미 글로벌파운드리가 40억달러를 투자, 오는 9월 공장 가동을 시작한다. 싱가포르 정부는 글로벌파운드리의 토지 취득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독일 반도체 제조업체인 인피니온이 기존 쿨림 공장에 향후 5년간 50억유로를 추가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지난 2021년 8조원 이상을 투입해 말레이시아에 신규 반도체 패키징 설비를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인텔은 현재 페낭과 쿨림에서 패키징 등 후공정 설비를 운영 중이다.
베트남은 일찍이 유력 반도체 제조사들의 새 투자처로 주목받아 왔다. 인텔은 이미 베트남에 반도체 조립 및 테스트 시설을 갖고 있고, 삼성전자도 베트남에서 반도체 부품 생산에 나선다. 지난 7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베트남 방문 당시 “베트남과 반도체 제조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 유치와 함께 베트남 정부는 반도체 기술인력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인프라 조성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이달 초 정부 회의에서 반도체 엔지니어 3~5만명을 육성하겠다는 인력 양성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요코야마 다이스케 KPMG 고문은 “아시아는 반도체 사업 유치 경쟁은 현재 혼전 상태”라고 진단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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