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자금력' 대형 손보사, 하반기 車보험 시장 휩쓴다
[편집자주]손해보험업계의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대형 손보사들은 절대적인 시장지배력을 유지하는 반면 중소형 손보사들은 시장지배력이 약화되는 형국이다. 이대로 가면 중소형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도태할 가능성이 크다. 손보사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양극화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기사 게재 순서
① '막강 자금력' 대형 손보사, 하반기 車보험 시장 휩쓴다
② "병실서 호캉스하세요" 보험금 빼먹는 검은손
③ 車보험, 온라인 가입… 무조건 싸고 좋다?
④ 반복되는 車보험료 인상 논란, 해결책 있을까?
대형 손해보험사(삼성·현대·DB·KB)들이 막강한 자금력과 브랜드파워를 바탕으로 자동차보험 시장을 휩쓸고 있다.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보험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자로부터 받아들인 보험료) 기준으로 상위 4위권인 대형 손보사들은 보험료 할인 등을 앞세워 자동차보험 수요를 대거 흡수하는 중이다.
반면 4위권 밖에 있는 중소형 손보사(메리츠·한화·롯데·MG·흥국)들은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큰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보험료 할인 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대형, 중소형 손보사 간 실적 격차가 벌어지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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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대형 손보사와 중소 손보사간 시장점유율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 손보협회에 따르면 대형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점유율은 2018년 80.5%에서 2022년 84.5%로 4%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중소형 손보사의 점유율은 13.9%에서 8.5%로 5.4%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대형 손보사와 중소형 손보사의 점유율 격차는 66.6%포인트에서 76%포인트로 벌어졌다. 원수보험료를 기준으로 했을 때도 지난해 대형 손보사는 17조6324억원으로 중소형 손보사(1조8500억원)보다 9.5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21년 양측의 원수보험료는 9배 차이였다. 대형 손보사로 쏠림이 갈수록 심화 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양극화는 '보험료'가 갈랐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용 자동차 평균보험료는 70만7000원을 기록한 가운데 대형 손보사의 평균보험료가 중소형 손보사보다 상대적으로 낮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탄탄한 대형 손보사들은 보험료 인하 여력이 충분한 반면 중소형 손보사들은 보험료를 내릴 경우 손실이 커질 수 있다.
통상적으로 보험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1%포인트 개선하면 1500여억원의 손익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즉 대형 손보사는 중소 손보사보다 지난해 1200여억원의 손익개선 효과를 봤던 셈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보험 사업실적도 지난해 대형 손보사의 평균 영업이익은 5889억원을 기록한 반면 중소 손보사는 평균 1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 비중 확대가 대형 손보사로 쏠림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자동차보험은 특약이 표준화 돼 있어 온라인을 통해 각사별 상품을 비교하고 가입하기 수월한 대표적 상품이다.
손보협회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전체 가입자 중 온라인채널 가입자 비중은 지난 2018년 18.3%에서 2022년 31.6%로 13.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가입자 2480만명 가운데 768만8000명이 온라인 가입자였던 것이다. 반면 오프라인 가입자 비중은 62.4%에서 52.2%로 12.2%p 하락했다.
손보사들은 설계사를 별도로 두지 않아 사업비를 줄일 수 있는 온라인 판매를 선호하고 있으며 가입자들도 보험료가 저렴한 온라인 가입에 몰리는 추세다. 이에 대형 손보사들은 온라인 가입자에 오프라인 보다 더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 고객을 공략하는 중이다. 실제 대형 손보사의 온라인 자동차보험료 평균 할인율은 18.5%로 중소 손보사 평균 할인율인 16.4%보다 2.1%포인트 높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추가 담보를 제외하고 기본 담보로 구성한 자동차보험료 인하폭을 더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2018년 이후 손보사들이 매년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등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하폭이 너무 적다는 이유에서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대형 손보사들은 지난 2019년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3% 인상한데 이어 2020년엔 3.5% 인상, 2021년엔 동결, 2022년엔 1.4% 인하, 2023년엔 2% 인하했다. 이를 감안 했을 때 지난 4년 동안 자동차보험료는 평균 3.1% 오른 셈이다.
배홍 소비자연맹 국장은 "보험료를 올릴 땐 3% 넘게 올리고 내릴 땐 2% 인하도 주저하고 있다"며 "사업 손익에 대한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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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대형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마케팅을 강화해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를 위해 지난 6월부터 삼성화재는 안전주행 할 경우 이듬해 보험료를 최대 10% 깎아주는 티맵 착한운전 특약을 내놓은데 이어 7월엔 중대 교통사고로 형사처벌이 발생할 때 변호사 선임비용, 형사합의금을 지급하는 특약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대해상과 DB손보는 지난 6월 안전운전 할인 특약을 출시한데 이어 7월엔 법률비용지원 특약 중 형사합의금 가입 한도를 기존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확대했다. KB손보는 지난 6월부터 자녀할인특약, 첨단장치 안전 특약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달 중순엔 자녀할인 특약 대상을 기존 7세에서 9세로 확대해 30·40 부모 수요층 공략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탄탄한 자금력과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특약을 강화하는 것과 동시에 대형 손보사라는 브랜드에 힘입어 SK(티맵), 카카오(카카오내비) 등 대형 통신사와 제휴마케팅 전개하고 있다. 반면 중소 손보사들은 보험료 할인과 관련해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금융시장분석실장은 "자동차보험은 보험료를 낮추는 것이 소비자 유인을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이지만 중소 손보사 경우 규모의 경제에서 밀리는 상황"이라며 "보험료도 저렴하고 서비스 인프라도 두터운 대형 손보사로 고객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에 맞춰 보험료를 조정해야 하는데 중소형사의 경우 대형사들과 경쟁을 하다 보니 마케팅 차원에서 보험료 조정이 어려워 중소형사의 손해율에 부합하는 보험료 조정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량한 물건이 대형사 위주로 가는 경향도 있어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양극화 경향이 고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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