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한일 정상 정치적 용기에 감사"..."북·중 위협이 배경"
[앵커]
미국 언론도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의 역사적 의미를 부각하며 주요 뉴스로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한일 관계 개선이 한미일 정상회의를 가능하게 만들었다며 새로운 차원의 한미일 관계 시작을 주목했습니다.
이번엔 워싱턴 특파원 연결합니다.
권준기 특파원
미국에선 한미일 정상회담 어떤 부분 주목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역시 안보 이슈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백악관은 위기 상황 시 서로 협의를 약속하기로 한 부분을 특히 강조하면서 한미일 관계를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키는 핵심 내용이라고 부각했습니다.
세 나라 안보 환경이 서로 연결돼 있어 셋 중 어느 한 곳에 대한 위협은 세 나라 모두에게 위협이 된다고도 밝혔습니다.
공동 성명에 중국을 직접 겨냥하진 않았지만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강하게 반대한다'는 문구를 넣어 사실상 중국에 대한 견제 의도를 나타냈습니다.
다만 한일 두 나라가 서로 안보 동맹이 아니라는 점을 의식한 듯 이번 합의가 정식 동맹 조약이나 집단안보 체제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점을 덧붙였습니다.
[앵커]
안보 못지않게 경제 분야 협력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3국 정상회의 테이블을 보면 바이든 대통령은 오른쪽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왼쪽에는 지나 러먼도 상무장관을 앉혔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우리 산업통상자원부 격이기 때문에 이번 회의가 외교·안보와 함께 경제·기술 협력이 중요한 한 축이라는 점을 나타낸 겁니다.
경제 협력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공급망 교란이 일어날 경우 조기 경보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한 점입니다.
반도체·배터리 핵심 부품 부족으로 공급 위기를 겪지 않도록 세 나라 가운데 한 곳이라도 이상이 감지되면 서로 정보를 공유하기로 한 겁니다.
또 성명에는 지난 5월 G7 회의 때 들어갔던 '경제적 강압에 맞선다'는 표현을 넣어 중국의 경제·기술 무기화를 사실상 겨냥했습니다.
최근 중국이 반도체 핵심 원료인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통제 조치를 시행했는데, 여기에도 세 나라가 함께 대응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정상회의가 바이든의 경제 정책인 바이드노믹스와 국제 외교의 균형을 찾는 시험 무대라고 표현했습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대표되는 바이든의 경제 정책이 한국 일본에도 이익이 된다는 것을 어떻게 설득하는 지가 관건이 될 거라는 지적입니다.
[앵커]
미국에서는 한일 관계 개선이 이번 정상회의를 가능하게 했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세 정상의 처음 만남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나란히 오솔길을 걸어 내려오는 장면으로 시작했습니다.
한일 두 나라 관계 개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의 모두 발언에서 한일 두 정상의 정치적 용기 덕분에 이번 정상회의가 가능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통해 개선된 한일 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일 관계가 극적으로 개선된 배경으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동아시아에서 중국 위협이 더욱 부각됐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CNN도 북한 도발 강도가 높아지고 중국의 군사·경제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 한미일 세 나라 협력이 가속화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이번 회의 장소가 캠프 데이비드라는 점에 대해서도 의미 부여하고 있다고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 스스로 백악관이 아닌 캠프 데이비드에서 해외 정상을 맞이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대통령 별장에 초대할 정도로 한일 정상과의 관계가 각별하다는 점을 부각한 겁니다.
미국 고위 당국자도 캠프 데이비드는 과거 역사적인 회담 장소였다며 같은 곳에서 이뤄진 중동 평화협정과 세계 2차대전 종식 계획 수립 만큼이나 한미일 정상회의도 중요한 의미를 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캠프 데이비드가 한미일 3국이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를 증진하고 역내 안보와 번영을 위해 중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을 천명할 역사적 장소로 기억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YTN 권준기 입니다.
YTN 권준기 (jk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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