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풍향계] 차관이 비행기표 다시 예약한 까닭은… 중동 수출에 팔 걷어붙인 농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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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하는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최근 비행기표를 취소했다.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카타르·오만·바레인 등 6개국이 모인 걸프협력이사회의(GCC)에서 '형님 격'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적자를 보면서까지 사우디아항공을 운영하고 있는데, 다른 중동 국가의 항공기를 이용할 경우 상당히 불쾌해하는 문화가 있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국·과장과 사무관들이 중동 공부에 몰두하는 이유는 스마트팜 수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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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에 ‘중동 외교법’ 공부하는 공무원들
중동 사막형 기후에 각광받는 국내 ‘스마트팜’ 기술
‘제2 중동 붐’ 기대감 솔솔… 조직개편까지 단행한 정부
오는 9월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하는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최근 비행기표를 취소했다. 당초 아랍에미리트(UAE)의 에미레이트항공을 이용할 계획이었는데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항공사 사우디아항공으로 항공기를 바꾸라는 조언을 들었기 때문이다. 중동의 국가 간 역학관계가 복잡하다 보니 이용하는 항공기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게 중동 전문가의 조언이었다.
이 같은 결정이 이뤄진 배경에는 농식품부가 중동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 진행 중인 ‘브라운백 미팅’이 있다. 브라운백 미팅이란 점심 식사를 곁들이면서 편안하게 진행하는 토론을 뜻한다. 이달 초 농식품부는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를 초빙해 브라운백 미팅을 열었다. 미팅에는 수출 담당 국장과 과장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브라운백 미팅은 총 4번 진행됐고, 다음 달에도 열릴 예정이다.
박 교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외교할 때 에미레이트항공을 이용할 경우 ‘될 일도 틀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카타르·오만·바레인 등 6개국이 모인 걸프협력이사회의(GCC)에서 ‘형님 격’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적자를 보면서까지 사우디아항공을 운영하고 있는데, 다른 중동 국가의 항공기를 이용할 경우 상당히 불쾌해하는 문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농식품부 공무원들은 중동 국가와 외교하며 주의해야 할 문화적 특징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동에선 여자가 먼저 악수를 청하면 실례라고 한다. 한국에선 의례적으로 묻는 ‘자녀가 있느냐’ 등의 가족 구성원에 대한 질문도 중동 사업 파트너에게는 큰 결례라고 한다.
농식품부 국·과장과 사무관들이 중동 공부에 몰두하는 이유는 스마트팜 수출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거치며 중동 지역은 ‘식량 안보’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 중동 지역 식량안보의 핵심은 사막형 기후의 극복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팜이 필수적인 요건으로 꼽힌다.
사실 스마트팜 분야에서 1위 자리를 선점한 국가는 네덜란드다. 그럼에도 한국형 스마트팜이 중동 지역에서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비결은 중동에서 원하는 작물이나 품종에 따라 ‘맞춤형’ 수출을 하는 것. 최근 국내 스마트팜 회사인 드림팜은 사우디에서 1억2000만달러짜리 스마트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넥스트온은 쿠웨이트와 2000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기도 했다.
정부는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계기로 ‘제2 중동 붐’을 일구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윤 대통령의 UAE 순방 당시 한국 스마트팜 기업은 UAE 기업과 5600만달러 규모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4월 농산업수출진흥과를 신설했다. 기존에 농식품·농산업 등 농업 분야 수출은 수출진흥과에서 총괄했다. 새로 생긴 농산업수출진흥과는 스마트팜, 첨단 기자재, 해외 수주 등 농산업 수출 업무를 집중적으로 담당한다.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스마트팜과 케이푸드 등 농산업 분야 수출액을 현재의 2배 수준인 23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농식품과 스마트팜, 농기자재 등을 수출전략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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