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용 "오민우 준위, 그저 악역 아냐…'D.P.2' 제안 기분 좋았다"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노한빈 기자] 배우 정석용이 배우로서의 갈증을 표출했다.
지난달 28일 'D.P.' 시즌2가 공개되면서 선한 이미지로 활약했던 정석용이 '빌런'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정석용이 맡은 오민우 준위는 시즌2에서 새롭게 추가된 인물로 윤국 중앙수사대의 실세다. 국군본부 법무실장 구자운 준장(지진희)과 막연한 사이인 오민우 준위는 103사단 수사과와 모든 사건에 대립각을 세우며 극의 몰입도를 더했다.
오민우 캐릭터로 눈을 뗄 수 없는 호연을 펼친 정석용은 냉철한 카리스마와 원하는 것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강한 집념으로 D.P.조와 끊임없이 대립하며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특히 정석용은 체포조의 눈을 피해 숨어 다니던 (정해인)과 스펙터클한 액션 합을 선보이며 긴장감 넘치는 장면을 완성, '액션 장인'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간 신세경, 김지원, 김유정, 주현영 등 여배우들의 아빠 역할을 맡으며 선하고 온화한 인물들을 연기했던 정석용. 정반대되는 '빌런'으로 활약하며 대중들의 호평을 자아낸 소감은 어떨까. 그는 "안 하던 거니까 재미있었다. 평소에 안 하던 거 하니까 집중력이 생기더라"라며 "액션스쿨도 다니고 무술도 배웠다. 연기자니까 당연히 이런 역할도 할 수 있는 거지만 액션이 많이 나와서 '할 수 있으려나' 생각했더니 감독님께서 '어느 정도 대역도 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초반에 캐릭터가 많이 안 잡혔을 때는 한 장면 갖고 오래 찍었어요. 얘기도 많이 했고 중간 이후부터는 조금 캐릭터가 잡혀서 빨리빨리 찍었어요. 그냥 대본에 있는 대로 했어요. 감정 연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다치면 촬영에 지장이 가요. 못해서도 그렇지만 사고가 날 수도 있으니까 대역도 많았어요. 어렵다고 느끼진 않았어요."
연출을 맡은 한준희 감독에 대해서는 "꼼꼼한 분이라 일대일로 리딩도 하고 톤은 이렇게 잡았으면 좋겠다고 디테일하게 잡아주셨다. 얘기를 많이 했다"면서 "'이 톤으로 해보면 어떨까' 이런 걸 많이 요구하시는 감독이다. 현장에서도 많이 고쳤다"고 떠올렸다.
'D.P.' 시즌2의 빌런으로 활약하며 강렬한 인상을 안긴 정석용이 생각한 오민우 준위는 그저 악역이 아니었다. 그는 "오민우 준위를 악역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이다. 냉정하게 일을 처리하는데, 군대니까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면서 "군대 일이라는 게 어느 정도는 은밀하게 해야 하고 그럴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지 않냐. 거짓말하고 숨기려고 그러는 건 아니다"고 연기에 임한 소감을 밝혔다.
정석용은 첫 악역을 맡았을 뿐만 아니라 현란한 발차기로 인상적인 액션 연기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D.P.' 시즌2를 통해 처음으로 액션 연기에 도전한 정석용은 "연락 안 오던 사람이 문자 오더라. '잘 봤다', '발차기 멋있다', '안 까불겠다'고 연락 받았다"고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그가 새롭게 욕심나는 장르도 있을까. 잠시 고민하는 정석용은 "멜로. 선배 배우가 연기의 꽃은 멜로라더라"며 "사랑 이야기를 해봐야 진정한, 복잡한 감정을 연기할 수 있다. 나는 전형적인 인물을 주로 하지 않냐. 오민우 준위는 보이기엔 멋있어도 크게 연기하기 힘들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멜로나 복잡한 감정은 연기해 보지 않은 부분이라 해 보고 싶다"고 멜로 연기에 대한 야망을 드러냈다.
"배우는 하던 역할 하는 게 편하기도 하지만 조금 다른 걸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D.P.' 시즌2 제안받았을 때 기분 좋았어요. 나한테도 '이런 역을 할 기회가 생기네' 싶더라고요. 연기자로서 표면적인 역할보다 멜로가 하고 싶고, 그게 아니더라도 조금 복잡한 감정 연기가 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냥 하던 거 하는 것보다 다양한 걸 맡고 싶거든요."
새로운 역할을 맡기 위해서는 기존에 맡은 역할도 잘해야 한다는 정석용은 "맡은 역할 잘하다 보면 기회가 오는 것 같다"면서 "이런 역할 맡을 거라고 상상을 안 했었다. 젊을 때처럼 열정이 넘치거나 역할 욕심이 크진 않았는데 새로운 역을 맡으니까 열정도 생기더라. 오랜만에 새로운 걸 맡았는데 잘해내야겠다는 의욕이 생겼다. 열심히 의욕적으로 했던 것 같다. 좋아하는 술도 좀 안 먹었다"면서 웃었다.
몸 관리도 필수라는 정석용은 "등산 좋아했었는데 작년을 계기로 열심히 운동하니까 살이 빠졌다"면서 "거울 봤더니 조금 날렵해진 게 멋있더라. 필라테스를 주 2~3회 하고 있다. 힘든데, 힘든 게 매력이다. 근육 운동이 많이 돼서 몸이 다부져졌다. 필라테스를 주기적으로 하니까 술도 덜 먹게 된다"고 자기관리법을 알렸다.
'D.P.' 시즌2 촬영을 위해 짧은 머리도 시도한 정석용은 "감독님이 머리 한 번 짧게 잘라보는 거 어떠냐고 하더라. '괜찮다'고 했더니 며칠 뒤 미용팀을 데리고 와서 바리깡으로 밀었다. (내) 두상이 생각보다 예쁘고 잘 어울리더라. 주위 사람들도 '잘 어울린다', '젊어 보인다'고 많이 얘기했다. 군대 이후로 이렇게 짧게 자른 건 처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편해서 짧은 게 좋았다"고 설명했다.
30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군대를 까먹기 힘들다는 정석용이었다. 자신의 군대 생활을 돌이키는 정석용은 "군대 동기들은 연락이 없더라"라며 "너무 오랫동안 연락을 안 해서 그런 것 같다. 연락하면 만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20대 초반을 같이 보냈다는 건, 특히 군 생활을 함께한 건 죽을 때까지 못 잊을 것 같다. 젊었을 때 그 얼굴 그게 궁금하기도 하고"라고 회상했다.
"군대는 30~40년이 지나도 까먹기 힘들어요. 지금 군대 동기를 만난다고 해도 군대 얘기만 몇날 며칠 말하지 않을까 싶어요. 군대 제대하고 한 4~5년까진 만난 것 같아요. 안 만난 지 한참 지났지만 지금 만난다고 해도 안 어색할 것 같아요. '뭐 하고 있으려나' 가끔 생각나요."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를 통해서 배우 임원희와 남다른 친구 케미로 화제를 모으기도 한 정석용은 예능 욕심보다는 배우로서의 열망이 컸다. 그는 "뭘 더 하고 싶은 욕심은 없다"면서 "친구니까 편하게 이 정도 예능이 좋다. 배우를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예능에 치우치는 건 삼가려고 한다. 벌써 ('미운 우리 새끼'를) 5년째 하고 있는 것 같으니까 내 생활에 일부가 된 것 같아서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8년 연극으로 데뷔해 꾸준히 활약해온 정석용에게 'D.P.' 시즌2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그는 "첫 작품은 항상 기억난다. '노사'라는 작품"이라며 "거기서도 열심히 운동했고, 중국에서 올 로케이션으로 6개월 동안 찍었다. '왕의 남자'도 생각나고, 드라마에서는 '베토벤 바이러스' 생각난다. 'D.P.'도 앞으로 생각날 것 같더라. 이런 역할을 언제 다시 해볼까 싶고, 오랜만에 열정을 갖고 찍었던 것 같다"고 남다른 소회를 고백했다.
"내년에도 이 정도만 됐으면 좋겠어요. 이런 작품을 하고 나면 '새로운 캐릭터가 들어오려나' 하는 기대가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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