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유니콘]㉒ 게임하면 리워드 주는 ‘플레이오’ 만든 지엔에이컴퍼니… 최지웅 대표 “100만 다운로드·100여개 고객사 확보”
월간활성이용자수 40만명… “게임이 생산성 갖게 되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어”
게임사와 이용자 사이 마케팅 단계 줄여줘
올 하반기 중 일본 진출 목표… “게이머들이 대우받도록”
“일각에선 게임을 질병으로 여기기도 하지만 게임도 충분히 생산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플레이오’는 게임이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 개발했는데, ‘플레이오’ 서비스를 통해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가치가 높아지고 사용자들이 뿌듯함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최지웅 지엔에이컴퍼니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무실에서 가진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플레이오는 사용자가 좋아하는 게임을 이용하면 각종 리워드를 제공하고 재화로 교환할 수 있도록 구현한 앱이다. 사용자는 플레이오를 설치하고 게임을 플레이하면 이용 시간에 따라 ‘젬’이라는 재화를 받을 수 있다. 젬을 앱 내에서 포인트(코인)로 교환해 기프트카드, 커피·아이스크림 쿠폰 등 다양한 상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를 하지 않더라도 플레이오를 통해 각종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젬을 경험치로 교환해 젬의 획득량을 증가시키는 레벨업도 가능하다. 플레이오는 2021년 1월 출시된 후 올해 6월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출시 2년 만에 모바일게임 사용자들의 필수 앱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국내 사용자 기준 일간활성이용자수(DAU)는 8만명, 월간활성이용자(MAU)수는 40만명에 달한다. 성별 비중은 남성 55%, 여성 45%다.
최 대표는 “플레이오 앱 안에서 게임을 하면 혜택이 더 많고, 백그라운드에서 플레이오 앱이 실행되기만 해도 게임 플레이시 보상이 앱으로 들어온다”며 “게임이 하나의 가상 세계처럼 발전하고 있는데, 게임이 생산성을 갖게 돼서 돈을 벌거나 가치까지 만들 수 있다면 사람들이 더 재미있게 게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연세대에서 전자공학 학사·석사를 마치고 1998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당시 IMF 외환위기 직후여서 삼성전자를 비롯해 많은 회사들이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최 대표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엔지니어들이 구조조정 ‘1순위’였다”면서 “나이가 들면 저렇게 회사에서 쫓겨날 것이라는 위기감과 회의감에 퇴사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함께 퇴사한 선후배들과 함께 최 대표는 2001년 지온네트웍스를 설립한 뒤 휴대전화에 내장된 주소록 등 데이터를 다른 기기로 옮겨주는 ‘모비고’라는 서비스를 내놨다.
그는 “삼성전자 퇴사 이후 모비고를 내놓기 전 플레이오 같은 서비스를 출시하려고 했었다”면서 “당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막 나왔을 때여서 대중에게 온라인게임이라는 개념조차 없었다. 그래서 같이 일할 사람들조차 ‘게임 아이템이 가치를 갖고 팔릴 것’이라는 비전을 설득하기가 어려웠고 1년 만에 사업 방향을 바꿔 모비고를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 개인으로선 20년 전 목표를 이제서야 현실로 구현한 셈이다.
2021년 4명으로 출발했던 지엔에이컴퍼니는 현재 직원 수가 30명으로 늘었다. 투자유치는 프리 시리즈A, 브릿지 투자까지 48억원을 받았다. 올 연말에 추가 투자를 받는 게 목표다. 지엔에이컴퍼니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TIPS) 프로그램에 선정되기도 했다.
플레이오는 게임사들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수단이다. 대상을 명확히 선정해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고, 사용자들의 취향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마케팅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NHN 등 국내외 100여개 게임사들이 플레이오의 고객이다. 플레이오가 지원하는 게임은 2000여종이 넘는다. 구글플레이 스토어 기준 대다수 인기 게임은 다 지원한다고 보면 된다.
최 대표는 “플레이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어떤 게임을 좋아하는지, 무슨 게임을 몇 시간 하는지를 파악해 알고리즘이 각각의 사용자들이 좋아할 만한 게임을 추천해준다”면서 “예전에는 게임사와 이용자 사이에 마케팅 단계가 여럿 있었는데 플레이오를 통해 그 단계를 단순하게 줄여준 것이다”라고 말했다. 게임사들이 사용자를 모으기 위해 마케팅에 쓰는 비용의 일부를 플레이오가 가져가고, 게이머들에게 혜택으로 돌려주는 것이다.
지엔에이컴퍼니는 올 하반기 플레이오의 업데이트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최 대표는 “지금은 ‘게임하면 돈 준다’는 게 핵심이라면, 새로운 버전은 사용자들이 플레이오에 더 애착을 느낄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며 “단순히 돈 얼마를 쌓는 앱이 아니라, 게임사들에서 사용자가 쌓은 게임 이력을 보고 비공개테스트(CBT) 초대장을 보내는 등 여러가지 방안을 구상 중이다”라고 했다. 그는 또 “백화점에서 물건을 많이 사면 VIP 대우를 받듯, 게임을 많이 하고 좋아하는 사람들도 그런 대우를 받게 해주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해외 시장의 문도 두드릴 예정이다. 최 대표는 “일본 현지 사용자들이 플레이오 앱을 통해서 일본 게임 뿐 아니라 한국 게임도 추천받을 수 있게 하려고 한다”면서 “한국 게임사인데 일본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회사, 일본 게임사인데 한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회사 모두 지엔에이컴퍼니의 고객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파트너사와 협력하고 있고 개발이 거의 완료됐다”며 “게이머들이 대우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비전은 일본 시장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엔에이컴퍼니라는 사명은 게임의 ‘G’와 DNA의 ‘NA’를 합쳐서 만든 사명이다. 그만큼 게임에 진심이라는 뜻을 담았다. 최 대표는 “게임을 잘 이해하면서 서비스를 만들 수 있거나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매우 적었다. 게임에 진심인 사람은 게임을 직접 만들려고는 해도 게임 사용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려고는 하지 않더라”며 “그래서 이 서비스의 승패는 여기서 결정된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내가 하려는 비전에 공감이 되는 사람들과 함께 서비스의 발전을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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