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채팅창에 성적 비속어 써 벌금 받은 30대 항소심서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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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게임 채팅창에 성적 비속어를 쓴 사용자에게 1심에선 성범죄가 인정됐으나 항소심에선 무죄가 선고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해당 채팅 메시지를 보낸 상황과 상대방 성별, 나이 등을 토대로 해당 성적 비속어가 B씨에게 성적 수치심을 줄 수 있는지를 따져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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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인터넷 게임 채팅창에 성적 비속어를 쓴 사용자에게 1심에선 성범죄가 인정됐으나 항소심에선 무죄가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항소1-1부(심현욱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 A씨에게 벌금 400만원이던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6월 인터넷 게임을 하면서 20대 남성인 상대방 B씨에게 1대 1 채팅으로 성기를 뜻하는 비속어와 상대방 부모를 성적으로 비하는 내용을 보냈다.
검사는 A씨가 B씨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고 판단해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검사 주장을 받아들여 A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즉, A씨가 부모에 대해 성적으로 비하하면서 B씨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고, 자신은 심리적 만족감을 얻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A씨는 단순히 성적 비속어를 쓴 것이 성범죄에 해당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해당 채팅 메시지를 보낸 상황과 상대방 성별, 나이 등을 토대로 해당 성적 비속어가 B씨에게 성적 수치심을 줄 수 있는지를 따져 무죄를 선고했다.
A씨가 해당 채팅 메시지를 보냈을 당시, 사전에 성적 대화가 오갔던 상황이 아니라 게임 문제로 화가 나 B씨에게 1대 1 채팅을 한 점, 메시지에 성적 비속어를 쓰면서 상대방 부모를 저주하거나 폭언하는 내용이 있으나 다른 성적 표현은 없는 점 등을 근거로 삼았다.
또 상대방 B씨가 20대 남성인 점을 고려하면 성기를 뜻하는 비속어를 봤다고 하더라도 불쾌감을 넘어서는 성적 수치심이나 모멸감을 느낄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와 B씨는 서로 모르는 사이일뿐더러, A씨가 B씨에게 불쾌감이나 심적 고통을 주려고 성적 비속어를 썼을 뿐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 내용 역시 특정인에 대한 구체적인 표현을 담고 있지 않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can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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