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위기감 고조' 中 펀드도 울상… 한달새 4000억 빠졌다

이지운 기자 2023. 8. 19.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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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에 있는 중국 에버그란데 그룹 본사./사진=로이터
국내 중국 주식형 펀드에서 한달새 대규모 자금이 이탈하는 등 중국펀드가 울상이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가 미국 뉴욕 법원에 파산 보호신청을 하는 등 중국 부동산 경기 둔화 우려 확대 등으로 중국펀드가 수익률 부진에 빠졌다.

1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일 기준 중국 주식형 펀드의 기간별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개월 수익률은 -2.54%로 전체 해외주식형 펀드 중 수익률 꼴찌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인도와 베트남의 수익률이 각각 5.22%, 6.95%로 나타난 것과는 정반대다. 이외에도 중국 주식형 펀드 기간별 수익률은 1년(-24.24%) 6개월(-15.16%) 3개월(-8.11%) 1주일(-4.78%) 모두 마이너스다.

상품별 수익률을 보면 ▲'삼성KODEX차이나H레버리지' 1주일 수익률은 -10.44%로 나타났다. 1개월, 3개월 수익률은 각각 10.32% -15.33%로 두 자릿수 이상 마이너스다. ▲'미래에셋TIGER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 1주일 수익률은 -11.32%로 1개월과 3개월 수익률도 각각 -6.20%, -3.46%다. ▲'키움KOSEF차이나A50커넥트레버리지' 1주일 수익률은 -8.32%를 기록했다. 1개월과 3개월 수익률은 각각 -3.60%, -9.44%다. 이들 상품 모두 해외주식형펀드 1주일 수익률(-3.32%)은 물론 1개월(-0.49%)과 3개월(-3.73%) 수익률을 모두 밑돈다.

레버리지 펀드를 제외하고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보인 상품은 'DB차이나바이오헬스케어' 펀드다. 이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7.9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TIGER차이나바이오테크와 한화차이나H스피드업 펀드 수익률은 각각 -15.00%, -10.67%다.

수익률 부진과 함께 자금도 빠지면서 중국 주식형 펀드에서는 최근 한 달 동안(7월18~8월18일) 4000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같은 기간 인도 주식형 펀드에서 296억원, 일본 120억원이 유입된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개별 펀드에선 'KB중국본토A주펀드'에서만 최근 한 달 새 77억원이 유출됐고 '피델리티차이나펀드'에서도 72억원이 증발했다.

중국 펀드 자금 유출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은 수익률 자체가 저조한 데다 중국 부동산 리스크로 인한 중국 경제 침체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와 한때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부동산 개발업체의 위기가 중국 전체 부동산 시장과 금융시장에 파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헝다는 전날 미국 뉴욕 법원에 '챕터 15'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챕터15는 제적인 지급 불능상태를 다루는 파산 절차로 외국계 기업이 회생을 추진하는 동안 미국 내 채권자의 채무 변제 요구와 소송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는 규정이다.

헝다그룹은 중국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등으로 최근 수년간 자금 사정 악화를 겪었다. 이로 인해 2021년 12월 227억달러 규모의 역외 채권을 갚지 못해 공식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경영난에 빠졌다. 한때 두 번째로 큰 부동산 개발업체로 꼽힌 헝다는 현재 홍콩 증시에서 지난해 3월 이후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여기에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만기가 도래한 채권 2종에 대한 이자를 갚지 못하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커진 점,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9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돼 수출과 수입이 큰 감소세를 보이는 것 역시 중국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현재 JP모건체이스 등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5.0%에서 4.8%로 낮추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당분간 중국증시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권고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 시장은 2021년 팬데믹 기저 효과와 막대한 유동성이 유입되면서 빠른 속도로 팽창했다가 이후 지속된 제로 코로나 정책과 강력한 투기 규제로 시장이 위축됐다"며 "중국 정부의 개발업체 유동성 위기 해결을 위한 직접적인 대책은 아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부동산 업계 연쇄 도산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이슈와 잡음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해법이 나오기 전까진 중국 증시의 변동성 장세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희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도 "다수의 투자은행은 경제지표 부진,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에 대한 의구심 등을 이유로 올해 경기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중국 주식시장의 부진 요인이 이어지면서 주가의 강세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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