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밀착 한·미·일 “안보위기 때 3국 신속 협의” 공약 채택
3국 정상 “새로운 시대” 선언
안보 협의체 제도화 토대 마련
북핵 대응 강화·중국 견제 적시
‘신냉전’ 구도 주요 축 부상 우려
한·미·일 정상이 18일(현지시간) 3국 파트너십의 “새로운 시대(New Era)”를 선언했다. “역내 공동의 안보 사안 발생 시 3국 신속 협의’를 별도 문건으로 채택하는 등 초밀착 행보를 인도·태평양 지역 내 포괄·다층적 ‘안보 협의체’로 제도화해 이전과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3국이 ‘군사동맹’에 버금가는 강력한 안보 협의체로 가는 토대를 마련하면서 한국은 북·중·러와 대결하는 신냉전 구도 한복판에 자리하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미국 메릴랜드주의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 1994년 첫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린 이래 3국 회담만을 위해 세 정상이 모인 건 처음이다.
세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3국 협력의 원칙을 담은 ‘캠프 데이비드 원칙’, 공동성명인 ‘캠프 데이비드 성명’, ‘3자 협의에 대한 공약’ 등 세 건의 문건을 도출했다. 공동성명에서 “세 나라 파트너십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밝혔다. ‘3자 협의에 대한 공약’ 문서에 역내 다양한 안보 위협이 있을 때 3국이 협의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조율한다는 내용을 담았다.구체적으로는 공동 이익과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적 도전, 도발, 위협에 대한 대응을 신속하게 협의해 정보공유, 메시지 동조화, 대응조치 조율을 해나가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담에서 3국 협력의 핵심 골격을 완성하면서, 앞으로 인·태 지역 내 소다자 협력체로서 뚜렷한 독립성을 획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서는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체계를 연내 구축·가동하고, 3국의 공동 방어훈련도 연례적으로 실시한다. 세 정상은 한국의 국군포로 문제 해결 추진 의지와 ‘자유로운 통일 한반도 추진’에 공통 인식을 재확인했다.
세 정상은 대러시아 제재 이행 등 러시아 규탄과 함께 중국 견제 의도도 명확히 했다. 세 정상은 “최근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행위와 관련해 인도·태평양 수역에서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사전 브리핑에서 밝혔다.
정상뿐 아니라 3국의 국가안보보좌관, 외교장관, 국방장관, 산업장관 간에도 연 1회 정례회동을 하기로 했다. 재무장관 회동도 정례화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불법사이버 활동에 공동대응하는 3국의 ‘사이버 협력 실무그룹’을 신설하고 3국 간 경제안보대화는 내실화하기로 했다. 3국의 안보협의체는 한 국가가 공격받으면 자동개입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같은 집단안보동맹과는 구속력 수준에 차이가 있다. 하지만 3자 협력의 폭과 깊이가 급속도로 확장되고 안보 위협 공동협의·대응 가능성이 짙어지면서 ‘준동맹’ 수준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캠프 데이비드(메릴랜드) |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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