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침몰시키는 승객은 누굴까[여의도속풀이]

"배 침몰시키는 승객 승선 못한다" 경고에도 쓴소리 계속
"지도부는 약점 보강하고 의원들은 건설적 대안 제시해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철규 사무총장 등이 19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을 방문해 집중호우 대비 대심도 빗물터널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공동취재) 2023.7.1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국민의힘이 '수도권 위기론'을 언급한 일부 의원에게 '총선 승선론'으로 맞대응했지만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도부가 수도권 위기론을 외면한다는 우려와 일부 인사가 위기를 부채질한다는 비판이 함께 제기된다.

윤상현·하태경 의원은 18일에도 당을 향해 "위기를 모른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윤 의원은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무엇이 위기인지 본질을 잘 모르고 있다는 게 진짜 위기"라고 했고, 하 의원은 페이스북에 "배를 수리하는 쓴소리와 배를 침몰시키는 막말과 악담을 구분 못 하는 정당은 미래가 없다"고 했다.

앞서 이철규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승선 못 한다"고 경고했다. 당을 공개 비판한 현역 의원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이를 둘러싼 당내 잡음은 이어지고 있다.

이 사무총장의 발언을 두고 '사무총장으로서 할 수 있는 말을 한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공천 불이익을 시사한 듯한 발언이 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민감한 시기에 이런 표현이 나오니 받아들이는 사람은 민감하게 들을 수밖에 없다"며 "표현이 너무 직설적이라 자제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지도부가 수도권 선거를 해볼 만하다고 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발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는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선거가 어느 정도 승산이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수도권 위기론에 강경 대응한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수도권에 기반을 둔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은 마냥 낙관하기에는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우려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상황이 녹록지 않아 위기의식이 있다"며 "수도권은 여러 현안이 얽혀있어서 전략을 잘 짜야 한다"고 말했다.

한 서울 지역 당협위원장도 "상황이 쉽지 않다"며 "지금은 비판적인 여론도 수용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분위기를 정비하면 좋을 텐데 무슨 얘기만 나오면 공격해 버리니 누가 목소리를 낼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당내 잡음이 커질 경우 공천 갈등으로 이어져 총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칫 내부 갈등 속에서 배가 침몰할 수도 있는 만큼, 지도부도 현장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이고 비판하는 의원들도 대안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재선 의원은 "지도부는 진중하게 약점을 빨리 파악해서 하나라고 보강하려고 해야 한다"며 "(의원들도) 강 건너 불 보는듯한 태도가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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