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위기 발생 때 정보 공유 ‘3국 간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 합의

유정인 기자 2023. 8. 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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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국의 대중국 견제용 네트워크 참여…중국 보복 가능성 ‘촉각’

한·미·일 3국 정상은 18일(현지시간) 공급망 위기 발생 시 3국 간 정보를 공유하는 ‘공급망 조기 경보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미국과 중국의 공급망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국이 미국의 대중국 견제용 네트워크에 참여하게 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날 정상회의 결과 핵심광물, 2차전지 등 핵심품목들의 공급망 위기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3국 간 조기경보시스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는 한·미·일 재외공관 경제안보 담당자 간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공급망 관련 정보를 수시로 공유하고, 공급망 교란 등 위기 시 공동 대응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확립한다는 의미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이날 현지 브리핑에서 “한·미·일이 각자 운영 중인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을 상호 연계해 핵심 공급망의 조기경보체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며 “반도체·핵심광물 등 주요 품목의 공급망에서 핵심 국가를 선별하고, 해당국에 주재한 3국 재외공관 간에 주재국의 정책동향과 핵심품목에 대한 정보 교환, 공급망 교란 시 공조 방안 등에 대해 정례적인 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수석은 “향후 3국 간 후속 논의를 통해 (조기경보시스템) 대상 공관과 대상 품목을 선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러한 형태의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전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3국 정상은 또한 핵심광물파트너십(MSP)의 지속적인 참여를 통해 3국 간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MSP는 유럽연합(EU)을 비롯해 한·미·일, 영국, 캐나다, 호주, 프랑스 등 13개국이 참여하는 미국 주도 공급망 협력체다.

최 수석은 공급망 연대 구축의 의미에 대해 “전 세계 반도체 제조장비의 80%가 한·미·일 3국에서 공급된다”며 “배터리 분야에서는 내년이 되면 미국 전기차 4대 중 3대가 한국기업이 만든 배터리로 달리게 된다”고 말했다. 최 수석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공급망 3각 연대’가 구축돼 공급망 연대의 완결성이 좀 더 확보되고, 외부 교란 요인에 대한 공동대응이 가능해져 첨단 산업의 공급망 안정성이 획기적으로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미·일 3국의 이번 공급망 연대 구축은 대중국 견제용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이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이에 대한 맞불로 중국도 지난 1일부터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를 시작하는 등 미국과 중국의 공급망 경쟁이 최근 격화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미·일 공급망 연대 구축은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국 정상은 또한 ‘한·미·일 재무장관회의’를 신설하는 등 3국 간 금융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3국 정상은 600만달러를 조성해 3국 국립연구기관 간 첨단기술 공동연구 및 인력교류 진행, 혁신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기술보호 당국 간 협력 네트워크 구축, 국제표준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3국 정부 표준화기관 간 협력 강화, 인공지능(AI) 국제 거버넌스 수립을 위한 협력 강화 등에 대해서도 뜻을 모았다.

유설희·캠프 데이비드(메릴랜드) | 유정인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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