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싱여성 33% “전 남편, 직장 상사 같았다”···돌싱남성은?
결혼 경험이 있는 돌싱(돌아온 싱글)들은 전 배우자와 결혼 생활을 영위하는 동안 남성은 상대가 ‘동업자’ 같았고, 여성은 전 남편이 ‘직장 상사’ 같이 느껴졌다는 설문이 답변이 나왔다.
재혼전문 결혼정보회사 온리-유가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대표 손동규)와 공동으로 7일…12일 전국의 (황혼)재혼 희망 돌싱남녀 516명(남녀 각 258명)을 대상으로 전자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전 배우자와 결혼생활 중 본인과 상대의 관계를 비유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가장 적절한 표현이 무엇일까요?’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이다.
남성은 응답자의 34.1%가 ‘동업자’라고 답했고, 여성은 3명 중 한 명꼴인 33.3%가 ‘(직장의) 상사와 부하’라고 답해 각각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남성은 이어서 ‘학교 선후배(28.3%)’ - ‘(직장의) 상사와 부하(20.2%)’ - ‘손님과 점원(11.2%)’ 등의 순으로 답했고, 여성은 ‘동업자(27.1%)’ - ‘손님과 점원(20.6%)’ - ‘학교 선후배(13.2%)’ 등 순이다.
이 질문에 ‘연인’으로 답한 비중은 남성이 6.2%, 여성은 5.8%에 그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 만큼 부부 사이가 친근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손동규 온리-유 대표는 “우리나라의 부부는 아직 부부간의 사랑과 애정을 중요시하는 ‘우애적 결혼(Companionship Marriage)’의 단계까지 이르지 못하고, 대부분 가장과 아버지(남성) 혹은 주부와 어머니(여성) 등으로서의 역할을 우선시하는 ‘제도 결혼(Institutional Marriage)’에 머물러 있다”라며, “부부는 세상 그 누구보다 친밀하고 격의 없는 사이여야 하나 현실에서는 아직 역할과 지분에 따라 책임과 권한을 나누는 동업자 같이 이해타산적이거나, 직장의 상사와 부하 같이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전 배우자와 결혼생활 중 본인은 상대를 대할 때 어떤 느낌이었습니까?’에서는 남녀 간에 완전히 다른 대답이 나왔다. 남성은 43.0%가 ‘격의 없었다’라고 답해 첫손에 꼽혔고, ‘만만했다(38.0%)’와 ‘부담스러웠다(19.0%)’ 등의 대답이 뒤따랐으나, 여성은 60.9%가 ‘부담스러웠다’로 답해 단연 앞섰고, ‘격의 없었다(24.0%)’와 ‘만만했다(15.1%)’ 등이 뒤를 이었다.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남성은 81.0%가 ‘격의 없이’와 ‘만만하게’ 상대를 대한 데 반해, 여성은 60.9%가 ‘부담스럽게’ 남편을 대해 남녀 간에 큰 차이를 보였다.
온리-유 관계자는 “남성의 43.0%가 아내를 격의 없이 대했다고 답했지만 아내의 입장에서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며, “양성 평등이 빠르게 정착돼 가고 있지만 아직 우리 사회 곳곳에는 남성 중심적, 남성 우위적 행태가 잔재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 배우자와 결혼생활 중 부부간의 상호 위상은 주로 어떤 요인에 의해 좌우되었습니까?’에서는 남성의 경우 ‘능력(34.1%)’과 ‘가정에서의 역할(23.3%)’, 여성은 ‘성향(28.3%)’과 ‘능력(25.6%)’ 등을 상위 1, 2위로 꼽았다. 3위 이하로는 남성이 ‘나이(18.5%)’와 ‘성향(17.1%)’을, 여성은 ‘가정에서의 역할(22.1%)’과 ‘친가의 수준(15.9%)’ 등으로 답했다.
이경 비에나래 총괄실장은 “우리나라 여성들은 대부분 배우자감을 고를 때 상대 혹은 상대 집안의 경제력을 과도하게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배우자감을 고를 때 경제력 위주로 고르다 보니 결혼을 한 후에는 갑과 을의 관계가 형성된다거나 결혼 생활에서 현실적으로 중요한 성격이 맞지 않아 결혼생활이 힘들어지는 현상을 자주 보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손동규 온리-유 대표는 “우리나라도 이제 경제적으로나 의식적인 측면에서 선진국 수준에 진입했다”라며, “이런 사회에서는 부부 간의 애정이야말로 행복의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이므로 배우자감을 고를 때 유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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