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실세 파벌 유태계·인도계처럼… 한국도 네트워크 강화

김성민 기자 2023. 8. 19.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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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스타트업 모임 출범 잇달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실리콘 밸리(Silicon Valley)/위키피디아

자본과 기술의 힘으로 굴러가는 미 실리콘밸리에도 엄연한 파벌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유태계와 인도계다. 이들은 자기들만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서로 노골적으로 당겨주고 밀어준다.

특히 미국 금융계를 장악한 유태계 인맥은 미 실리콘밸리 투자 업계에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 유태계가 만든 스타트업에만 투자한다는 원칙을 가진 이스라엘 벤처캐피털(VC)도 20개가 넘는다. 유태계 스타트업을 투자 큰손에게 직접 소개해주는 경우도 잦다. 대표적인 것이 이스라엘 콘퍼런스다. 이스라엘 콘퍼런스는 이스라엘 정부와 미국 현지 유태계 커뮤니티가 만든 행사로, 2009년부터 미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다. 2009년 구글은 이 행사를 통해 이스라엘 내비게이션 스타트업 웨이즈를 11억달러(1조4700억원)에 인수했다.

유태계 못지않게 인도계도 강한 결속력을 자랑한다. 구글, 애플, 메타(옛 페이스북) 같은 실리콘밸리 빅테크에는 인도계 직원이 많다. 10명짜리 한 팀에 인도인이 3~4명 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들은 새로운 인재가 필요하면 인도계를 적극 추천하는 등 인도계 중심의 네트워크를 강화한다. 실리콘밸리의 한 테크 업체 관계자는 “인도계는 새로운 채용이 필요하면 서슴없이 줄기차게 인도계만 추천한다”고 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CEO 등 인도계 CEO가 등장한 것도 그들만의 강한 네트워크가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한국계도 유태계와 인도계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실리콘밸리 한인 스타트업 모임인 ‘82스타트업’이다. 82스타트업은 지난 1월 스타트업 창업자와 투자자 등 6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투자 행사를 개최했다. 이달 말엔 뉴욕에서 비슷한 행사를 열 예정이다. 한인 여성 최초 스탠퍼드 의대·공대 종신 교수인 이진형 교수도 한국인 네트워크를 강화하자는 취지로 팰로앨토 리더십 포럼을 만들었다. 82스타트업을 만든 이기하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 대표는 “미국은 생각보다 학연, 인종에 따라 불평등한 사회”라며 “실존하는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한인들만을 위한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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