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극복 신화 그 뒤 남겨진 우리의 삶은…
“IMF 외환 위기 극복이란 신화 뒤에 남겨진 사람들에 대해 말하고 싶었어요.”
에세이 ‘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클 출판사)을 낸 마민지(34) 감독에겐 유년 시절 IMF 외환 위기가 생생하다. 서울 송파구 46평 아파트에 살던 2000년쯤, 부모 간 싸움이 잦아지더니 전기료가 밀려 전기가 끊어졌다. 이후 12평 주택으로 이사했고 작은 건설사를 운영하던 아버지 대신 어머니가 일을 하게 됐다. 부모는 집에 미련을 버리지 못해 투자하고 망하기를 반복했다. 이런 가정사를 첫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2017년 ‘EBS국제다큐영화제 대상’을 받은 마 감독이 그 이야기를 책으로 풀어냈다.
마 감독은 “영상에 담지 못했던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며 “한때는 부모님을 감정적으로 원망했지만, 작업을 통해 사회적 맥락 속에서 (부모님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부동산 가족’은 현재진행형이다. 아버지는 부동산 매물을 관리하는 ‘부동산 브로커’로 종로 일대를 돌아다닌다. 이제는 그 자신도 ‘내 집 마련’의 벽 앞에서 고민이 크다. “다들 각자의 힘든 경험은 잘 얘기하지 않잖아요. 부동산 문제로 고민하는 20~40대와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작년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책에 담았다. 부동산에 대해 공부한 노트 수십 권 등을 유품으로 남겼다. “어린 시절부터 가족에 대한 기억을 훑어나가며, 어머니를 떠올렸어요. 앞으로도 작품에서 제 삶의 고통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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