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통령 두번째 방문... 백악관보다 특별한 캠프 데이비드 초청 의미는?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 장소로 낙점된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는 미국과 세계 역사 속 굵직한 합의를 이끌어낸 장소로, 한마디로 미 외교 역사를 상징하는 곳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곳에 외국 정상을 초대하는 전통을 되살렸는데, 한미일 정상회담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한미일 3국이 새로운 관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주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평가다.
18일(현지시각) 미 외신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 주 커톡신 산맥 속 산악 공원에 자리한 ‘캠프 데이비드’는 워싱턴에서 약 100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헬기로는 약 30분 거리다. 미국 대통령이 수도 가까이서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곳으로 집무실과 회의실, 수영장, 골프장 등 다양한 휴게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군사시설로 분류돼 일반인의 접근이 엄격히 금지된다.
‘작은 백악관’으로 불리는 캠프 데이비드는 세계 역사 속에서 외교 무대로 빛을 발하며 정상간 합의를 이끌어낸 역사적 현장으로 평가받는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1943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캠프 데이비드를 찾아 프랭클린 루스벨트 당시 미국 대통령과 제2차 세계대전 종식을 논의했다.
미국과 소련 간 냉전이 본격화됐던 지난 1959년에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니키타 흐루시초프 서기장이 이곳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1978년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재임 중에는 이곳에서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와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이 평화협정에 합의했다. 2000년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초청으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에후드 바락 이스라엘 총리가 만나 3자간 중동평화회담이 열렸다.
지난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을 소집했을 때 각국 정상들에게 공개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에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G7정상회의는 코로나19로 취소됐다.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지난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초청으로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양국 정상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골프 카트를 함께 타고 이동하는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역대 한국 대통령 중 두 번째로 이곳을 방문했는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외국 정상을 초청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 커뮤니케이션 조정관은 “캠프 데이비드는 아시다시피 과거부터 정상 간 만남과 중요한 외교 정책 대화가 오간 역사적인 장소”라며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에서 3국 관계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역사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학자 제프리 호눙은 NPR을 통해 “(외국 정상이) 캠프 데이비드를 방문하는 것은 백악관에 초대받는 것보다 훨씬 드문 일”이라며 “한국과 일본 정상들도 캠프 데이비드의 상징성과 이번 초대가 특별한 일임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캠프 데이비드 사령관이었던 마이클 조르지오니는 VOA에 “백악관에 초대되는 것과 데이비드에 초대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캠프 데이비드에 초대받은 것이 더 특별하다고 느낄 것”이라고 했다. 조르지오니 전 사령관은 “항상 언론과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백악관과 달리 언론이나 외부의 접근이 제한되고 소수의 수행원만 있는 캠프 데이비드는 중요한 의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좋은 장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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