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등산로 성폭행범, 양손에 ‘너클’… CCTV 사각지대 노렸다
범행 인정… 경찰, 구속영장 신청
특별치안활동 기간에 또 범죄
“음주-마약투약 상태는 아니다”
● “CCTV 없어 범행 장소로 정했다”
실제 최 씨가 범행을 저지른 등산로는 관악생태공원 둘레길 진입로에서 도보로 5분가량 떨어진 내리막 경사의 샛길로 인적이 드물었고, 수풀과 나무 등으로 뒤덮여 주변 시선을 피할 수 있는 곳이었다. 특히 최 씨의 진술처럼 이곳을 찍고 있는 CCTV도 전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가까운 CCTV는 범행 장소와 도보로 3분가량 떨어진 거리에 있는데, 방범용이 아닌 산불 감시용이었다.
경찰 조사에서 최 씨는 너클로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도 인정했다. 경찰이 전날 범행 현장에서 너클 2개를 수거하고 연관성을 추궁하자 최 씨는 “너클을 양손에 착용하고 (피해자를) 폭행했다”고 자백했다. 너클은 손가락에 끼우는 금속 둔기로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최 씨 역시 올 4월경 온라인 쇼핑몰에서 너클 2개를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원과 맞닿은 금천구 독산동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최 씨는 17일 집에서 나와 1시간여를 걸어 오전 11시 1분경 이 장소에 도착했다. 이어 등산로에서 발견한 30대 여성을 너클로 때린 뒤 성폭행했고, 비명 소리를 들은 시민의 신고로 낮 12시 10분경 경찰에 체포됐다. 머리와 얼굴을 집중적으로 맞은 피해자는 현재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등산로 입구 등에 있는 CCTV를 분석해 최 씨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한편, 최 씨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기록도 확인 중이다. 최 씨의 가족은 “(최 씨가)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적이 있으나 이후 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체포 직후 검사 결과 최 씨는 음주나 마약을 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최 씨 집에서 확보한 컴퓨터도 포렌식을 의뢰한 상태다.
● 특별치안활동 중 강력사건 또 발생
이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18일 “112 신고 및 강력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 공원 및 둘레길 등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장소에 대한 순찰을 대폭 강화하는 등 범죄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경찰에 지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18일 사건 현장을 찾아 인공지능형 CCTV 등으로 감시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자치구 CCTV 관제센터와 경찰 간 협업을 강화해 범죄 위험 징후를 신속히 파악할 계획이다.
경찰도 등산로를 산책하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산악 지역도 순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관악구의 경우 산과 둘레길이 많아 안전 사각지대가 적지 않다”며 “산악순찰대 신설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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