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기후변화 막을 거대한 ‘탄소 저장고’… 그냥 두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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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 지구는 많이 아팠다.
탄소 배출 억제에 대한 얘기는 많이 들었다.
지구의 토양은 1500기가t의 탄소를 함유하고 있으므로 땅속 탄소를 해마다 0.4% 증가시킬 수 있다면 6기가t의 탄소를 땅속에 저장할 수 있다.
탄소 배출 증가는 지구온난화 측면에서만 위험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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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중 온실가스 줄일 수 있어
소비자 힘으로 농업 방식 바꿔야
◇대지에 입맞춤을/조시 티켈 지음·유기쁨 옮김/512쪽·2만6000원·눌민
미국 환경운동가이자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인 저자는 희망적인 소식을 전한다. 탄소를 잡아 땅속에 넣어두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은 이미 오랫동안 그 일을 해왔다. 건강한 토양 생태계에서 식물과 미생물들은 탄소를 포집해 격리시킨다. 탄소는 토양 깊숙이 유기 미네랄 복합체의 형태로 퇴적되고 저장된다.
숫자로 들여다보자. 인간은 1만 년 전 농업의 탄생 이래 500기가t(5000억 t)의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으로 배출했고 오늘날 해마다 탄소 4.3기가t을 배출한다. 지구의 토양은 1500기가t의 탄소를 함유하고 있으므로 땅속 탄소를 해마다 0.4% 증가시킬 수 있다면 6기가t의 탄소를 땅속에 저장할 수 있다. 즉,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줄여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탄소 배출 증가는 지구온난화 측면에서만 위험한 것이 아니다. 땅이 탄소를 흡수하지 못하면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인다. 바다에서 이산화탄소는 탄산으로 바뀌어 바닷물을 산성으로 만들고, 산소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을 죽인다. 더운 지구와 산소 부족이라는 이중의 위기를 막기 위해서도 땅이 탄소를 붙들어 두도록 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 목적은 ‘건강한 먹거리 공급’에 그치지 않는다. 토양 위에는 여러 식물이 함께 자라면서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끌어들여 땅속으로 보낸다. 땅속에서는 미생물이 이 탄소를 사용해 토양 안에 물을 저장하는 미세한 공간들을 만든다. 동일 작물을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 제초제와 농약을 쏟아붓는 농법은 이 생태계를 파괴해 왔다. 이 생태계를 복원하는 농법을 사용하면 최선의 경우 2040년경부터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여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 주장이다. 책과 같은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해 찾아다닌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자연식품 박람회, 캘리포니아 일대의 재생 농업 농장, 유명 레스토랑 등의 르포가 현장감을 더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 대부분은 농부가 아니다. 저자는 도시에 사는 사람도 기후 변화를 역전시키는 ‘초보 혁명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책 말미에 실린 ‘초보자 안내서’의 지침을 요약하면 이렇다. “채소를 더 많이, 고기와 가공식품을 적게 섭취하라. 가공식품으로 가득한 냉장고를 정리하라. 일주일 치 음식을 계산하라, 부엌에 있는 감미료를 바꿔라, 음식 찌꺼기를 퇴비로 만들라, 가족이 함께 도시락을 싸라, 모든 음식은 성스럽다는 것을 기억하고 용서와 감사를 실천하라.”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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