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첫金 사냥… 살 빼고 독기 찌웠다”
바르심-해리슨과 3파전 벌일듯
銀-銅 따도 한국 첫 2연속 메달
“준비 잘돼… 맡긴 金 찾아올 것”
‘스마일 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이 1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개막하는 2023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낸 출사표다. 지난해 미국 유진 대회 남자 높이뛰기에서 한국 육상 사상 첫 은메달을 획득했지만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너무 아쉽다”며 밝힌 포부다.
우상혁이 금메달을 획득해도,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획득해도 한국 육상의 새 역사가 된다. 세계선수권 사상 첫 금메달리스트가 되고, 세계선수권 사상 2회 연속 메달을 획득하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우상혁이 동메달 이상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상혁은 전문가들이 꼽은 우승 후보 중 한 명이다. 우상혁의 개인 최고기록은 실내 2m36, 실외 2m35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 중 우상혁보다 높은 실외 개인 최고기록 보유자는 무타즈 바르심(32·카타르·2m43)과 안드리 프로첸코(35·우크라이나·2m40), 잔마르코 탐베리(31·이탈리아·2m39), 도널드 토머스(38·바하마·2m37), 저본 해리슨(24·미국), 브랜던 스타크(29·호주·이상·2m36) 등 6명이다.
하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이 지난해 세계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3연패를 달성한 현역 최고 바르심, 현재 랭킹 포인트 1위 해리슨, 그리고 우상혁의 3파전 구도로 분석하고 있다. 세계육상연맹(WA)은 우상혁을 “직전 세계육상선수권 은메달과 지난해 세계실내육상선수권 금메달의 주인공으로 이번 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소개하면서 “대회 4연패에 도전하는 바르심이 최근 시즌 최고기록(2m36)을 냈고, 해리슨도 올해 다이아몬드리그 대회에서 세 차례 우승해 좋은 분위기를 이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우상혁의 올 시즌 최고기록은 2m33으로 바르심, 해리슨(2m35) 등에 이어 시즌 공동 6위다.
우상혁은 2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계육상선수권 준비가 정말 잘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상혁은 “최선의 노력을 했기 때문에 결과에도 자신이 있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맡겨놓은 금메달을 찾아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체중 감량을 위해 식단 조절을 정말 열심히 했다. 식욕을 이 정도 참았으면 세계선수권 금메달은 솔직히 나에게 주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 대회 전에 몸무게를 2kg 정도 더 뺄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상혁이 우승한다면 실내 및 실외 선수권을 모두 우승한 역대 6번째 남자 높이뛰기 선수가 된다. 현재까지 실내와 실외 세계선수권 우승을 모두 경험한 선수는 파트리크 셰뵈리(스웨덴·1985년 실내, 1987년 실외)부터 찰스 오스틴(미국·1997년 실내, 1991년 실외), 하비에르 소토마요르(쿠바·1989·1993·1995·1999년 실내, 1993·1997년 실외), 야로슬라프 리바코프(러시아·2006년 실내, 2009년 실외), 바르심(2014년 실내, 2017·2019·2022년 실외)까지 5명뿐이다.
우상혁은 20일 오후 5시 35분에 예선, 23일 오전 2시 55분에 결선을 치른다. 남자 200m 고승환(26·광주시청), 남자 세단뛰기 김장우(24·장흥군청), 여자 포환던지기 정유선(26·안산시청) 등 3명의 한국 선수도 이번 세계육상선수권에 출전한다. 우상혁을 포함한 한국 선수들은 세계선수권을 찍고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한편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아먼드 듀플랜티스(24·스웨덴)가 세계 기록을 다시 세울지도 관심사다. ‘인간 새’로 불리는 그는 실외(6m21), 실내(6m22) 세계 기록은 물론이고 실외 1∼3위, 실내 1∼5위 기록을 전부 갖고 있다. 경쟁자는 그 자신뿐이라는 말이 나온다.
‘엄마 스프린터’ 셸리앤 프레이저프라이스(37·자메이카)는 여자 100m에서 2연패에 도전한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시작으로 각종 국제대회 우승을 휩쓸었다가 2017년 3월 임신 소식을 알리며 질주를 멈췄다. 출산 후 다시 돌아와 2021년 10초60으로 개인 최고기록을 세웠고,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도 10초67로 1위에 올랐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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