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민의 '힙하게', '성추행 논란' 완전히 못 지운 찜찜한 출발[TF초점]
재미·의미 다 없는 엉덩이 만지는 시대착오적 설정
부정적 여론 지우고 '킹더랜드' 흥행 이어받을 수 있을까
지난 12일 첫 방송한 JTBC 토일드라마 '힙하게'(극본 이남규, 연출 김석윤)는 범죄 없는 청정 농촌 마을 무진에서 우연히 생긴 사이코메트리 능력으로 동물과 사람의 과거를 볼 수 있게 된 수의사 봉예분(한지민 분)과 서울 광수대 복귀를 위해 봉예분의 능력이 필요한 엘리트 형사 문장열(이민기 분)이 펼치는 코믹 수사 활극이다.
'힙하게'는 김석윤 감독과 이남규 작가, 배우 한지민이 '눈이 부시게' 이후 4년 만에 재회한 데 이어 김석윤 감독과 배우 이민기가 '나의 해방일지' 이후 또 한번 호흡을 맞추게 된 작품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 같은 반응을 잘 알고 있던 '힙하게' 팀은 첫 방송을 앞두고 열린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전혀 걱정 안 해도 된다. 방송을 보면 우려가 해소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여러 사이코메트리 작품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엉덩이 터치'로 설정했다는 제작진은 "쉽게 터치해서 기억을 읽는 건 너무 뻔하지 않나. 핸디캡이라는 조건을 줘서 그 지점에서 오는 여러 상황을 풀어나가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관건은 '한지민이 꼭 엉덩이를 터치해야 초능력이 발휘되는'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빠르게 알려주는 것이었다. 그래야 시청자들이 16부작까지 몰입도 있게 끝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캐릭터의 서사를 다루는 1, 2회에 모두가 궁금해하던 그 이유가 등장했다.
극 중 수의사인 봉예분은 출산이 임박한 소를 진료하다가 축사에 유성이 떨어지면서 초능력을 얻게 됐는데, 당시 봉예분의 손이 소의 엉덩이를 만지고 있었던 것. 그 외에 참신한 이유나 부연 설명은 나오지 않았다. 봉예분과 함께 있었던 전광식(박노식 분)은 다리를 만지고 있다가 초능력이 생겼다. 물론 초능력을 쓰면 쓸수록 탈모가 진행되는 핸디캡을 안게 됐지만 다른 곳을 만져도 초능력이 발휘되는 거라면, 굳이 부위를 엉덩이로 설정했어야 됐는지 더 의문을 들게 한 지점이었다.
또한 극 중 문장열은 자신의 능력치가 궁금해 사람의 엉덩이를 만지려는 봉예분을 보고 성추행범으로 오해하고, 결국 분노의 업어치기까지 한다. 초반 캐릭터의 설정을 탄탄하게 쌓아 올리지 못하고 과한 코미디 요소만 난무한 셈. 이를 본 시청자 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힙하게'의 설정에 성별이 바뀌어 적용됐더라도 용납할 수 있겠냐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성별을 막론하고 설정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한지민은 제작발표회에서 "판타지적인 초능력을 결합해서 보여주는 봉예분이 색다른 느낌이었다"며 "예분이가 상황 안에서는 진지하기 때문에 대놓고 코믹하게 연기한다기보다 감정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지민의 말과 달리, 판타지적인 초능력은 성추행 조장이 됐고 극 중 봉예분은 전광식의 핸디캡 설명을 듣고 대머리가 된 자신을 상상하는 등의 일차원적인 코미디를 선보였다.
'힙하게'는 5.3%(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출발했다. 결코 낮은 수치는 아니지만, 자체 최고 시청률 13.8%로 종영한 '킹더랜드'의 후광 효과를 받은 것 치고 아쉬운 기록이다. 또 비슷한 시간대 경쟁작인 MBC '연인', SBS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가 힘을 못 쓰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기분 좋은 수치도 아니다.
'힙하게' 팀의 자신감과 달리 방송이 전파를 탔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의문이나 우려섞인 시선을 깨끗하게 해소시키지 못했다. 찜찜하게 첫발을 내디딘 '힙하게'가 엉덩이를 만지는 설정을 완전히 납득시키고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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