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하루 70원이 안긴 소소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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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인 2명 중 1명 이상은 디지털(비대면) 헬스케어(건강관리) 서비스를 이용한 적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접했다.
'디지털 헬스케어'라는 용어는 코로나19 유행세 완화 국면에서 논란이었던 '비대면 진료'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참고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비대면 건강관리서비스 이용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운동량(59.4%), 걸음 수(50.2%), 식습관(45.7%), 신체수치 정보(44.9%) 등의 순으로 자신의 건강 항목을 체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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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인 2명 중 1명 이상은 디지털(비대면) 헬스케어(건강관리) 서비스를 이용한 적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접했다. 과문해서 그랬겠다. ‘디지털 헬스케어’라는 용어는 코로나19 유행세 완화 국면에서 논란이었던 ‘비대면 진료’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비대면 진료를 경험한 국민이 이렇게 많았나 싶었고, 가까운 미래 디지털 치료기기가 병·의원 의사들을 대체할 수 있다는 얘기인가 싶어 깜짝 놀랐다.
거의 매일 1만보 이상을 기록하게 된 것은 올해 초부터다. 어깨와 팔 통증이 너무 심해 병원에 갔더니 거북목 때문이라고 했다. 의사는 꾸준한 도수치료, 교정기 사용과 함께 유산소 운동을 적극 권했다. 명색이 유산소 운동인데 땀은 줄줄 흘려야 할 것 같아 짬짬이 걷기 대신 출근 전 아파트단지를 달리기로 했다. 1700보에서 시작해 5000보까지 나아간 ‘일장월취’의 성취감은 상당했다.
하루 4000보를 뛰면 몇 ㎞를 달린 것인지 궁금해질 때쯤 휴대전화에 깔린 ‘삼성헬스’를 알게 됐다. 이 또한 ‘신세계’였다. 걸음 수와 거리뿐 아니라 활동시간 및 시간·운동유형별 활동량, 소모 칼로리, 주간 기록 등이 나타났다. ‘스마트워치’와 연동하면 심박수, 혈중산소, 혈압, 스트레스까지 관리할 수 있다 한다.
두 건강관리 앱 도움을 받고 있는 요즘 일상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일단 2개월여간의 도수치료 못지않게 어깨와 목 통증이 줄어들었다. 더 이상 “도대체 아빠 뱃속 아기는 언제 나오는 거야?”라는 놀림도 받지 않는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한 대사처럼, 달릴 때만큼은 업무 스트레스와 대인관계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500보만 더 걸으면 20원 더 번다’는 잇속과 ‘오늘도 5㎞는 채워야지’ 하는 다짐, ‘지난주엔 나흘밖에 안 뛰었네’라는 반성을 반복하다 보니 하루가 다르게 심신이 개운해진다. 오랜만에 만난 의사·한의사 동창에게 “이 정도면 건강관리 잘하는 거지?” 자랑했더니 둘 다 “아무 의미 없다. 담배부터 끊어라” 비웃는다. 다음날 바로 금연 앱을 검색하는 내가 한심하지만 그래도 ‘난 디지털 노마드여’라고 우쭐해 하는 요즘이다.
송민섭 사회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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