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문해력] 한국어가 서툰 사람들의 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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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도 이제 막바지에 접어든 듯하다.
우리의 이웃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이들의 한국어 문해력은 아무래도 모어 화자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다.
한국어가 서툰 사람들의 한국어는 어떤 모습인지 들여다보고, 그들이 지금 소통에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짚어 보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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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도 이제 막바지에 접어든 듯하다. 올여름에 가장 많이 받은 문자 메시지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다음과 같은 안전 안내 문자가 아닐까 싶다. ‘현재 폭염 주의보 발효 중. 취약 시간대 영농 활동 자제. 온열 질환 예방 수칙 준수’. 오늘도 어김없이 날아든 안전 안내 문자, 과연 모든 사람이 제대로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한국어가 모어(母語)가 아닌 사람들은 어떨까.
2022년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 3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은 175만 명이며, 다문화 가구는 약 40만 가구에 이른다. 우리의 이웃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이들의 한국어 문해력은 아무래도 모어 화자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다. 낮은 문해력은 이들의 일상생활과 다양한 사회 참여에 제한을 가져온다. 다문화 사회로의 진입이 코앞에 다가온 지금, 다양한 사회 구성원을 포용하기 위해 이들의 언어 적응과 원활한 소통을 지원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과학적인 방법으로 한국어 교육 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모어 배경을 가진 학습자의 수준과 요구에 맞는 교육 과정을 제공하는 등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한국어 교육 분야의 기초 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국립국어원에서는 2015년부터 한국어 학습자 말뭉치를 구축해 오고 있다. 한국어 학습자 말뭉치는 제2 언어 또는 외국어로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자의 글쓰기나 말하기 자료를 수집하여 컴퓨터가 읽을 수 있는 형식으로 만든 대규모 언어 자원이다. 이러한 한국어 학습자 말뭉치는 학습자의 수준별, 언어권별 특성을 실증적이고 계량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로, 말뭉치를 분석하면 특정 어휘나 표현이 말뭉치 내에서 얼마나 많이 나왔는지 그 빈도 정보를 대표적으로 얻을 수 있다. 말뭉치 분석을 통해 얻게 되는 다양한 정보는 한국어 교육 자료와 교수법, 학습 사전, 평가 도구 등을 개발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한국어가 서툰 사람들,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며, 그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정착하여 큰 어려움 없이 소통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마주하게 될 큰 과제가 될 것이다. 한국어가 서툰 사람들의 한국어는 어떤 모습인지 들여다보고, 그들이 지금 소통에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짚어 보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홍혜진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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