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생기부 지각 삭제요구 허무맹랑" 담임교사 "내 인생 팩트"

국회 기자회견 "이동관 아들에 전화해 학폭으로 사과? 전혀 아냐"
"당시 아버지가 이동관이란 건 알아" "화해했다고 학폭 사라지지 않아"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아들 학교폭력 사건과 관련해 담임교사가 이 후보자의 청문회 증언에 일부 반박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해 주목된다.

담임 교사가 이 후보자의 부인과 아들에게 전화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는 이 후보자 증언을 두고 이 담임 교사는 전화해서 학폭과 관련해서 미안하다고 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한 그는 이 후보자 부인이 전화해서 아들의 생활기록부상 '지각'을 삭제해달라는 요구를 했다는 MBC 보도 내용과 관련해 이 내용을 공개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동관 후보자는 18일 오전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아들 학폭과 관련해 “아침에 집사람한테 들으니 장남이 대학에 진학한 뒤에 (담임 교사가) 전화를 해서 '미안하다'라고 전화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이날 오전 MBC가 <[단독] 하나고 교사 “이동관 부인, 아들 생활기록부 '지각' 여러 차례 삭제 요구”> 기사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부인이 아들이 하나고에 다닐 당시 생활기록부 내용을 고쳐달라는 부당한 요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보도 내용도 논란이다. MBC는 이 후보자 아들 1학년 담임 교사가 취재진에게 “2011년 말과 이 후보자의 아들이 학교 폭력과 관련해 전학 가기 직전인 2012년 초, 이 후보자의 부인이 두 차례 이상 전화해 아들의 지각 기록을 빼 달라고 요구했다”며 평소 이 후보자의 아들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도 아침 등교시간에 자주 늦어, 생활기록부에 '지각이 잦다'는 사실을 기재했는데, 이를 알게 된 이 후보자의 부인이 기록 자체를 없애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해 힘들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MBC는 “해당 교사는 이 후보자의 부인에게 '고칠 수 없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이 사실을 학교 교무지원실에도 전달해 '고치지 못하도록 의사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날 이동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생활기록부 '지각' 삭제 사실여부를 묻는 질의에 “하여튼 그것은 정말 황당 무기한 얘기”, “허무맹랑한 얘기”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해당 담인 교사가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 이 같은 이 후보자의 증언을 다시 반박했다. 현재 한 고등학교 교감이라는 이 교사는 18일 오후 국회 소통관기자회견에서 “학교 교육활동에 어떤 권력이 있는 상황이 학교에 사회적 개입이 일어나는 것들에 대한 문제점”이 있다면서 “그 문제점을 확인시키기 위해서 제가 오늘 아침에 '학부모님께서 생기부의 내용을 수정해달라고 요구한 적이 있었으나 제가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이야기 한 내용을 (언론에) 오픈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담임 교사는 생기부 관련 전화가 있었느냐는 질의에 “배우자님은 생기부 관련해서 전화한 부분은 제가 인생의 기억속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아들의 하나고 1학년 담임교사가 18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담임 교사 자신이 아이들(이 후보 아들)에 전화해 미안하다고 말한 적이 있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이 교사는 “전 그런 전화 한 적 없다”며 “미안한 게 아니라 '얼마나 마음아팠겠어, 너가 거기가서 단대부고 가서 어떻게 고려대를 갔니, 너무 고생했다, 선생님이 널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한 것이 그럼 그 미안함은 어떤 미안함이냐. 너를 학교폭력으로 해서 너를 내보내서 미안한 거냐, 아니면 뭐에요? 국민 대중에게 질문하고 싶다. 대답을 해보라. 그 대답은 국민이 대답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자 배우자에게 직접 전화한 것은 사실이냐고 묻자 그는 아들이든 배우자든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차 '담임선생님이 배우자에 아이에게 전화해서 미안하다고 한 것은 학폭과 관련해서 미안하다고 한 것은 아니라는거냐'는 질의에 이 담임 교사는 “아니죠. 제가 왜 학폭 관련해서 미안하다고 해요”라고 답했다.

이동관 후보자가 가해자인 아들과 피해자 학생들이 화해해서 잘 지내고 있다고 증언한 대목을 두고 이 교사는 “하지만 제가 그 아이들을 만났을 때 그 아이들이 힘들어하고 어려워하고 절망스러워했던 그 당시에 제가 그 아이들을 만나서 학교 리더십(의사결정기구)에게 전달했을 그 과정, 그 상황에서는 나뭇잎은 노랬다(아이들이 아파했다는 의미)”고 반박했다.

이 교사는 “부부가 결혼해서 살다가 1월에 싸우고 화해하고 2월에 또 싸운다. 그리고 또 화해해. 그리고 나서 3월에 또 싸운다 12월에 부부싸움 개판으로 한다음에 우리 화해했어요라고 한 시점과 지금 부부싸움 했어요라고 한 시점과, 몇 달이 지나서 '우리 그때 다 화해했어요'라고 말한 시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모두 다 정답”이라고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진술서 내용과 관련해 이 교사는 “아이들이 쓴 글을 읽어보니 그 안에 23건의 폭력사건이 있었다”며 “그 중에 (이 후보 말처럼) 아이들의 감정싸움이다? 전교 1, 2등 하는 애들이 감정싸움으로 23개를 쓸 수 있다면 대한민국 미래는 없다. 23개 중에서 단 1~2개 만 있어도 학교폭력사건이 된다”고 반박했다.

이 교사는 이 후보자 아들의 1학년 담임교사였고, 상담교사도 맡고 있었다. 그는 사건 처리과정을 두고 “아이들이, 저를 찾아와서 (얘기해서) 아픔을 접수했고 그 아이들이 최선의 방법으로 결정나는 방법이 무엇이 있었는지에 대한 심리적 고민은 많이 있었다”며 “만약 그것이 잘못이었다면, 저도 잘못이고, 하나고 교사도 전부 잘못이다. 모두를 살리기 위한 방법을 채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관 후보자가 공직을 맞는 것이 맞느냐는 기자 질의에 이 교사는 “개인적으로 이 후보가 우리 국가의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방식, 저널리즘의 중심의 자리에 서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아이들이 아파하던 시절에 이동관 후보가 공감할 수 있었을 때 사회 문제도 공감할 수 있다. 그 부분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아들의 하나고 1학년 담임교사가 18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아들 학교 폭력과 관련한 일문일답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피해자 학생들이 피해자 취급 하지 말아달라고 하고 있다는 이동관 후보자 증언을 두고 이 교사는 “학생들이 피해자취급 말아달라고 하는 것 팩트”라면서도 “그런데 웃긴게 뭐냐면, 우리 기성사회가 '살인범이 있어요, 살인법이 합의했대, 그럼 살인법 없어지는거냐'. 학폭사건 여러 가지가 있는데, 합의를 했다고, 사건이 없어지는 것이냐. 저는 그런 관점에서 (피해자 학생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시절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아이들은 일관성있게 합의했다고 말을 했다”고 답했다.

사건 처리 당시 가해자 아버지가 이동관이라는 걸 알았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왜 모르겠느냐. 그 아이 담임이었는데”라고 말했다. 그러면 '이동관 후보자 아들이 학폭 사건 처리하는 과정이 이동관 후보자와 관련성 탓에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느꼈느냐'는 질의에 “정상적이지 않다고 대답한다면 저도 벌을 받아야 하고, 정상적이라고 말한다면 그 때 그 일을 단행한 장본인이 저라고 볼 수도 있다. 예스라고 대답하기도, 노라고 대답하기도 뭐하다”라면서도 “양심으로 이야기한다면 이동관이라는 사회적 권력이 아니라 이 아이를 보호해주려는 의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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