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영수 “전 아내 가족에 돈 빌려주고 못 받아…사기죄로 신고” (금쪽상담소)[종합]
[OSEN=유수연 기자] 코미디언 엄영수가 ‘채무’로 얽힌 에피소드와 고민을 털어놨다.
18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게스트로 엄영수가 출연, 거절하지 못해 ‘공인 호구’가 된 사연을 밝혔다.
이날 엄영수는 ‘금쪽 상담소’를 찾은 이유에 대해 “남이 부탁하면 거절해야 하는데, 항상 들어줘서 말썽이 난다. 항상 돈을 빌려주면 99.9% 돈 떼먹힌다. 사람을 사귀면 3일 만에 돈을 빌려달라 한다”라고 털어놔 놀라움을 자아냈다.
채무 금액에 관해 묻자 “다 잊어버렸다. 못 받는 건 못 받는 거다. 빨리 잊어버려야 한다. 한 번에 집 날아간 적도 있다”라고 털어놓으며 “액수가 클수록 못 받는다. 삼천 원 이만 원은 받는다. 근데 몇천만 원, 억대가 되면 거의 안 갚는다. 돈을 빌려줘서 지금 잘 사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데도 안 갚는다”라고 털어놨다.
또한 그는 “돈을 빌려줄 여력이 안 되면 안 된다고 해야 하는데, 마치 돈이 있는 것처럼 대출해서라도 빌려준다. 도움으로 해결된다면 하는 것이 좋은 일이다, 하는 것”이라며 “지금 제 나이가 칠십이 넘었다. 노후 준비를 해야 하지 않나. 나이가 들면 일거리가 급감한다. 그런 거는 전혀 생각을 안 하고 살았다. 이것도 병이다. 고쳐야 한다”라고 털어놨다.
그간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받지 못한 경우는 물론, 행사비까지 받지 못했다고 털어놓은 엄영수. 이에 오은영 박사는 “호구의 위치에 스스로 본인을 놓는 걸 자처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좋지 않은 사람들이 마음을 이용하려 한다. 행사비 같은 경우도 약간 업계에 소문이 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엄영수는 “사실 이런 적도 있다. 빌리려던 사람이 저와 이혼하는 쪽의 가족이었다. 헤어지면 나와 아무 관계가 없는 게 되지 않나. 그런데 거액을 빌려달라고 하더라”라면서 “이걸 친구들한테 물어봤다. ‘헤어질 아내의 가족에게 돈을 빌려줘야 하냐?’고 물어보니 다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했다. 90%가 빌려주지 말라는데 믿고 빌려줬는데, 결국 못 받았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그때는 화가 너무 많이 났다. 왜냐하면 상황이 어려워서 빌린 게 아니라 사기를 친 거지 않나. 그래서 신고했다”라며 “돈은 거의 받았다. 근데 그렇게 극한 상황까지 가버린 거다. 그때는 내가 조언까지 받았는데, 그걸 안 듣고 빌려주는 걸 보니 확실히 병이구나, 싶었다”라며 후회했다.
타인을 위해 베푸는 엄영수는 가정에서 다소 다른 면모를 보였다. 엄영수는 “가족들에게 ‘남들한테는 잘하면서, 집 식구들한테는 왜 못하냐?’ 매일 그걸로 야단맞는다. 기념일을 못 챙긴다든가, 집안 식구들 모임은 거의 빠졌다. 마음만은 늘 가지고 있는데, 업무가 있으니 다 못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아버지로서는 내가 할 일을 다 못했다. 왜냐하면 아이들에게 시간을 제대로 못 내고 기회가 없었다. 자녀들이 어렸을 때 자동차를 아마 천 대는 사줬을 거다. 근데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고 하더라”라며 씁쓸해했다.
그러면서도 “그런 것에서 후회가 되는 부분도 있지만, 우리 가족이 희생해야지. 그건 감수해야 한다. 그게 사랑이지, 뭐가 사랑이냐. 가족에게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급한 거다. 단체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니 (가족을) 제쳐놔야 한다”라고 말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가족에 대한 희생을 강요하는 엄용수를 본 오은영 박사는 “선생님은 타인이 불쌍할 때 구해낼 때가 굉장히 중요한 기준이다. 그런데 가족은 불쌍하질 않은 거다. 사랑하지만 안 불쌍한 거다. 선생님은 상대가 불쌍한 상대에 처해있는가가 1순위”라며 “혹시 세 번의 결혼 중에서 동정심에 택한 적도 있나”라며 예리한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엄영수는 조심스레 “하도 여러 번 하다 보니 그런 적도 있다. 대체로 제가 청혼을 하기보다, 여자 쪽에서 먼저 하자고 했다. 근데 부탁받으면 그걸 거절했을 때 걱정스럽지 않나. 그런 것도 작용했다. 말씀하시니까 생각이 들었다”라며 “상대방에 대해 배려를 해준 것, 해줄 수 있는 거를 해주는 게 사랑인가보다 생각한다”라고 인정했다.
이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엄영수에게 ‘거절 솔루션’을 제안했다. 첫 번째, 문자로 거절할 것, 두 번째로는 돈거래는 아내분과 상의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코미디언 협회장 역시 내려놓을 것을 제안했다. 이에 엄영수는 “저도 강의를 많이 다닌다. 그때 이야기한다. 누가 뭘 부탁해도 거절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게 사는 길이라고 가르치면서 이렇게 산다”라고 웃으며 “저도 하나하나 다 내려놔야 한다. 이제부터는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해야겠다”라고 다짐했다.
한편,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는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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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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